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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주 특명전권대사.
이종섭 주호주대한민국대사관 대사.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내주 정부 회의 참석을 이유로 21일 귀국했다.

 '수사 회피' 논란으로 총선을 앞둔 여권에 악재로 작용했던 이 대사가 이날 서둘러 귀국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 내부 평가는 갈리고 있고, 더불어민주당과 공수처 입장도 서로 제각각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 대사가 조기 귀국함으로써 일단 총선 전 '용산발 리스크'를 대부분 해소하며 한 고비를 넘었다고 보고 민심 수습과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개별 후보들 사이에서는 의견 차이를 보였다. 일부는 당 지도부처럼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 대사의 대사직 사퇴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여전히 이어졌다.

 서울 지역 총선 출마자 중에서도 이 대사의 귀국이 민심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그간 국민의힘에서 이탈해 여전히 출렁이고 있는 민심을 붙잡으려면 더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최재형(서울 종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일단 큰 고비는 넘은 것 같다"고 했고, 경남 양산을 후보인 김태호 의원은 이날 "계급장 떼고 수사받는 게 국민 눈높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사의 해임과 함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 대사 문제가 4·10 총선 국면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른 만큼 이를 고리로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을 여권의 '실정' 프레임과 연결해 대여 공세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피의자 이종섭의 대사 임명은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국가를 대표해 대사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사를 당장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쌍특검 1국조'의 처리를 국민의힘에 강력히 요구한다"며 "손톱만큼이라도 국민을 존중한다면 여기에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조만간 정부 회의 일정을 이유로 귀국하는 이 대사의 조사 시기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공수처는 20일 오후 "현재 수사팀이 언론 보도만 접한 상황이어서 특별히 말씀드릴 입장이 없다"고 공지했다.

 이 대사가 전격 귀국하면서 조속한 소환조사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수처 내부적으로는 다소 난감해하는 기류가 읽힌다.

 공수처는 지난 1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국방부 조사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의 포렌식 작업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김응삼기자 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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