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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본성은 부재의 본성으로 이어진다. 사물의 사라짐은 존재의 사라짐으로 이어진다. 사진의 본성이 사라짐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사람들이 부단히 사진을 찍는 것은 사라짐이 있기 때문이다. -중략-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그 뜻이다. 사라짐을 기억하라! 몰락을 기억하라!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이다. 나타난 것들이 사라짐으로써 발생하는 현상학적 개념이다.” - 사진평론가 진동선의 ‘사진 해석학’ 중-
그렇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사물은 생의 주기가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멸의 과정을 겪는다는 것이다.
단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탄생과 소멸의 과정은 그 어떤 것이든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인다. 아름다운 처음의 순간에서부터 시간을 더해 감에 따라 낡고 볼품이 없어져 결국 본성을 잃음으로 소멸되어 버리는 것이다.
‘나타남과 사라짐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사물들이 가진 운명이라 할지라도, 본성의 소멸과정에서, 존재했던 모든 것들은 나름 ‘존재자’로서의 가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물들은 왜 수명이 다 할 즈음이 되면 낡고 볼품없는 모습으로 변해야만 하는 것인가?’
이런 나의 소소한 의문이 소멸해 가는 것들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을 갖게 했고 소멸의 과정에 있는 사물을 낡고 추한 것이 아닌 아름다운 소멸로의 승화로 탐구하게 만들었다. 최상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