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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은 11월 22일자로 정부의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 등을 위한 전면 총파업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노조 등 민주노총의 중요 사업장이 있는 울산지역에는 또 한 번 파업의 여파가 커질 전망이다.
 파업이라면 그 목적과 과정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진저리를 내는 것이 울산시민이다.
 최근 환율불안, 고유가, 원자재가 상승 등의 글로벌 리스크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엔화약세까지 겹쳐 원ㆍ엔 환율이 9년 사이 최저치인 792원까지 내려가 지역 내 수출기업들의 올해 4분기 및 2007년 상반기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파업계획은 가뜩이나 어려워진 지역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인 2006년 세계경쟁력연감(World Competitiveness Year Book 2006)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 국제경쟁력 중 노사관계(Labor Relation)는 61위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폴(4위), 홍콩(2위), 일본(8위), 대만(20위) 등과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것으로 외국기업들의 한국 투자 장애요인으로 끊임없이 지적되어 오는 원인 중의 하나다.
 이는 노사안정이 기업경쟁력 확보 및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인프라확충이나 기업경영환경을 위한 정책개선 보다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좋은 예다. 노사분규와 고임금 등 고비용, 저효율의 요인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 일자리도 함께 나감으로 고용감소로 인한 노조의 명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대표적인 브랜드라 할 삼성과 현대, LG 등이 해외에서 어렵게 딴 점수를 한 방에 날려버리고도 남는 것이 노사불안정이라는 '핵 폭풍'이다. 노사안정 없이는 그 무엇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세계 경제인의 시각으로 굳어진 지 이미 오래다.
 따라서  "기업이 쓰러지면 노조도 존재할 수 없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직시하고 노사동반 상생의 길을 열 때 고용창출과 경제발전,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선순환구조가 시작될 것이다.
 세계 일류 자동차기업으로 우뚝 선 도요타의 성공신화 뒤에는 50년 무분규의 역사가 있다. 이는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기업경쟁력확보를 위해서는 노사안정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말해 준다.
 이와 같은 점을 명시하여 노조는 사측과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호신뢰를 구축해나가야 함은 물론 지역경제 및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해 성숙하고 절제된 노동운동이 필요할 것이다. 노동시장에도 이제 '뉴 라이트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마당에 언제까지 이런 후진적인 노사대립 구도를 고집할 것인가.
 우리는 국민1인당 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 성장 동력이 바로 노사상생을 기초로 한 신 노사문화다. 모든 문제를 실력대결로 해결하려는 노조의 의식부터 개혁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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