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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E파이프, 각목, 자동차휠, 알루미늄, 페트병, 고무호스, 폐화공약품통 등 악기와는 거리가 먼, 폐품들이 악기로 변신한다.
 음악 퍼포먼스 그룹 노리단의 '위트 앤 비트'가 16일 오후 3·7시 동구 현대예술관에서 한바탕 떠들썩한 무대를 선사한다.
 판타지 퍼포먼스를 표방한 이 작품은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년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며 떠올리는 상상이 다양한 음악과 시각적 이미지로 무대 위에 구현되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됐다.
 블랙 라이트를 이용한 마임도 재미있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배우들이 버려진 산업 폐자재들로 만든 악기를 연주하는 것. 종이컵, 전선, 가스 파이프, 페트병, 자동차 알루미늄 휠 등 산업 폐자재가 리드미컬한 장단을 넘어 맑은 멜로디를 내는 게 신기하다. 눈먼 소년이 소리로 인생을 배우고 세계를 상상한다는 내용이 마임과 연주 등으로 표현된다.
 특히 실과 종이컵으로 만든 악기,콤프레셔의 압력을 조절해 소리를 내는 악기 등이 트로트곡 '어머나'와 가곡 '에델바이스'를 연주할 때면 객석에선 감탄을 금치 못한다는 것이 현대예술관 관계자의 전언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8명의 출연진 가운데 전문배우는 2명 뿐이라는 것. 나머지는 대안문화센터 하자의 공연팀 노리단 멤버들.
 노리단은 일반적인 직업 극단이 아니라 학교 자퇴생들이 다양한 작업 스튜디오에서 "아침에는 장인으로 살고,낮에는 교사로 살고,밤에는 배우로 살자"는 모토 아래 만든 일종의 공동체라고.
 현대예술관 관계자는 "무엇보다 이번 공연의 매력은 '소리의 발견'에 있다"며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플라스틱 배수관이라든가, 나무 계단, 돌아가는 환풍기, 자동차 바퀴를 두드릴 때의 소음이 울림통을 통해 어느새 들을 만한 색채의 소리가 된다"는 것이다. 공연문의 235-2100.  김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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