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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민은 이제 파업이라면 그 목적과 동기를 떠나 손사래부터 친다. 노동운동의 메카라는 명성(?)을 들을 정도로 파업을 할 만큼 했고, 이골이 날 때도 됐다. 더욱이 노동운동을 처음 시작하던 지난 80년대 말과 비교, 노동여건도 현저하게 좋아진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최후의 수단만을 고집하는 노동단체를 좋게 볼 리 만무하다. 그런데도 일부 강성노조 사업장을 중심으로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의 지침에 따라 '툭'하면 파업에 참여, 협력업체는 물론이고 울산지역 경제까지 나락으로 몰고 있다. 오죽했으면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이 민노총을 가리켜 '뒷골목 노조'라고 폄하했겠는가. 이런 반응이 나온 데는 민주노총이 선공(先攻)을 했기 때문이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한국노총과 같이 총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노조를 외국에서는 노동조합의 기능을 상실한 '옐로(yellow) 노조'로 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를 전해들은 한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노동운동 그 자체여야지 컬러를 갖고 있는 자체가 노동운동의 순수성을 잃는 것"이라며 "우리가 옐로 노조라면 민주노총은 노동운동 단체인지 '뒷골목 단체'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저(低) 차원적인 노동운동을 하고 있어 반론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번 파업이 FTA(자유무역협정)협상과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를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치러지고 있다는 데 대한 반론이다. 그런데도 민주노총은 "세계 모든 나라에서 노동조합이 정당한 요구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유한 무기"라는 점에만 치우치고 있다. 자신들도 관성적으로 파업을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사안이 있을 때마다 파업으로 밀어붙인다. 민주노총 사업장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강성노조라 할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이 이번 총파업에는 일정 부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울산시민의 눈높이에 비춰 결코 간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민주노총 지침은 22일 전면파업에 이어 23~28일에는 매일 오후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29일 다시 전면파업을 벌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자노조는 22일 단 하루만 4시간 부분파업을 하고 23일부터 28일까지의 부분파업에는 동참하지 않을 뿐 아니라 29일 전면파업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역 경제계는 이 같은 자제 노력에도 불구 울산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며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노조가 올해 들어서만 지난 2월28일 비정규직 보호법안 관련 6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모두 7번째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자 협력업체를 포함 울산경제도 여기에 맞춰 요동을 쳤다. 파업, 이제는 끝장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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