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7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정해년 돼지띠의 해. 59년, 71년, 83년 등 돼지띠의 해에 태어난 이들은 저마다 올해만큼은 자신의 해라며 자신감이 충만하다.  왠지 올해만큼은 뜻하지 않은 행운과 복이 쏟아질 것만 같다는, 아니 쏟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그들.  해마다 상응하는 띠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런 희망을 좀 더 갖게 마련이다. 특히 울산에서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며 자신은 물론 지역사회까지 풍요롭게 만드는 돼지띠들이 맞이하는 2007년은 남다르다.  풍요를 뜻하는 해에 태어난 이들은 올해 울산 문화예술계에서 여러 모로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문예인들이다. 그 기대가 기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다섯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안성길(59년생·문학) 박상욱(71년생·국악) 권경희(71년생·성악) 김영삼(71년생·연극) 임윤영(83년생·미술). 새해 들머리, 지역문화예술이라는 열정의 발전소는 이들로부터 힘차게 돌아갈 것이다. 그 에너지와 꿈을 지면에 옮긴다. 풀쩍 뛰어오르는 모양새가 벌써 제 세상을 만난 것 같다. 2007년 정해년, 돼지 해를 맞아 울산에서 활동하는 돼지띠 문화예술인 5명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였다.  가장 연장자인 59년생 돼지띠 시인이자 문학박사 안성길,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세대인 71년생 돼지띠 국악인 박상욱·성악가 권경희·연극인 김영삼, 이제 갓 사회에 발을 내디딘 83년생 돼지띠 한국화가 임윤영씨.  "나이 밝히는 자리여서 젊게 보이려고 모자를 쓰려고 했는데 바쁘게 나오느라 미처 챙기지 못했다"며 다소 듬성등섬 나 있는 머리카락을 쑥스러워 하는 안성길(49)씨의 일성에 분위기가 금방 화기애애 해지자 이들은 한목소리로 "돼지띠 파이팅!"을 외쳤다. 문학, 국악, 성악, 연극, 미술 각 분야에서 쉴 새 없이 지난 한 해를 달려온 '돼지띠 동갑'들이 맞는 새해는 그 누구보다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앞으로 사람 냄새가 짙게 배어나오는 작품 생산에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약간의 만용을 섞어 욕심을 부려본다면 20년 전에 가슴 저 밑바닥에 가라앉혀놓고는 여태 끌어올리지 못한 소설 쓰기를 올해에는 시작해볼 계획입니다" 안씨는 올해가 자신의 해이니만큼 자신의 대표작이라 내세울만한 작품을 생산해내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시인으로서 온 마음을 다한 시를 써보기로 작정했다고 시작에의 열정을 나타냈다.  "복된 새해에는 이 세상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날숨 들숨이 한해 내내 뜨거운 기운으로 그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이날 모인 돼지띠 5명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안씨가 인생 선배로서 새해에는 가슴 속에 품어온 계획들을 실천에 옮기는 의미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네자 모두 맞장구를 쳤다.  "올해가 12년 만에 한번 오는 저의 해잖아요. 열심히 노력해 국내외에 울산의 젊은 한국화 창작열기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한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울산대학교 한국화과를 졸업한 뒤 현재 동대학원에 재학중인 임윤영(25)씨.  그는 "기존 한국화가 갖고 있는 고리타분한 느낌을 벗어버리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산수화, 문인화 등에 국한되지 않는 기법을 사용해서 동시대인들과 교감할 수 있는 작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0월 첫번째 개인전을 통해 자신의 작업세계를 일부 펼쳐보인 임씨는 아직 많은 것이 불확실한 나이지만 돼지띠의 행운을 주문처럼 외우며 열심히 살 각오를 밝혔다.  또한 지역 미술작가들의 창작열이 '활활' 살아나 젊고 새로운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올해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가 돼지띠 해여서 어쩐지 느낌이 좋아요. 모든 것이 잘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울산시립합창단 소프라노 수석으로 활동했던 지난해 울산 관객으로부터 많은 관심와 애정을 받아 어느해보다 뿌듯한 시간을 보냈다는 권경희(37)씨. 그는 올해도 변함없이 합창단 활동으로 지역민의 사랑을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음악을 사랑하는 성악가로서 음악은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2007년에는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가곡에 대한 관심이 회복되고 울산의 정체성을 담은 울산의 노래, 서덕출 동요 모음곡, 외솔 칸타타 등으로 울산문화와 울산합창 수준을 계속 높일 수 있도록, 작지만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자녀 등 가족들이 계속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청소년 시절 풍물동아리 활동을 통해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과 실력을 키워왔다는 박상욱(37·울산시립무용단원)씨는 2007년이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은근히 걱정이 된다고.  울산의 국악실내악단 슬기등을 꿈꾸며 지난해 '민들레'를 창단, 울산에 국악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싶지만 워낙 국악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지역이라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또 국악의 한 단면인 풍물과 사물놀이를 국악의 전체로 간주하는 것이 언제나 안타깝다.  그러나 무궁무진한 매력을 가진 우리음악의 진가를 알리는 역할에 자부심은 그 우려를 압도할 만큼 크다고.  "올해는 뭔가 의미있는 일을 꼭 하나 이루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만든 국악 실내악단 민들레 회원들과 제가 직접 쓴 창작곡으로 창단 공연을 할 수 있다면 2007년은 제가 평생 잊지 못할 해로 남을 겁니다" 연극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는 김영삼(37)씨의 2007년 계획은 여러 가지다. 우선 배우로써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진솔하고 살아있는 연기의 내공을 쌓고 싶단다. "좋은 작품을 만나 연극의 소중함을 지역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더군다나 지난해 한국연극배우협회 울산지회 창립에 힘을 쓴 뒤,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무엇보다도 지역 후배 연극배우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열악한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을 제대로 해보고 싶단다.  김씨는 현재 울산 북구청 기획홍보실에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에 대한 체험을 밀도있게 하고 있다.  세상을 보다 넓고 깊게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한다는 그는 이 같은 활동들이 내면에 쌓여 "뜨거운 가슴과 열정으로 무대와 관객을 장악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누구보다 바쁘게 2007년을 맞는 김씨. 그가 이루어 낼 2007년의 수확이 기다려진다. 이들 '젊은' 돼지띠는 지금까지와 같이 내년에도 풍요롭고 확신에 찬 희망의 발걸음을 내디딜 것을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돼지띠는 게으르고 낙천적이라고 얘기하지만 다가오는 새해는 그리 호락호락 하진 않을 겁니다. 새해는 정말 문화예술로 풍요로운 울산을 만들기 위해 돼지띠뿐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인 모두가 한마음으로 참여하는 희망 가득한 정해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7년 돼지띠들이 가지는 소망과 포부들은 가지각색이겠지만, 돼지해인만큼 그들에겐 이번 해만큼은 뭔가 잘 풀릴 것같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그것이 막연한 기대이냐 확실한 예정이냐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바로 그 기대감 자체와 원인 모를 자신감이 곧 희망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미영기자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