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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화강의 수질개선 사업
 '태화강 살리기'는 십리 대숲과 태화들 보전을 통한 태화강의 생태공원 조성사업과 울산시와 구·군청이 협력적으로 추진한 수질개선사업으로 진행되었다. 1995년 용연하수처리장 1차시설이 건설된 이래로 태화강의 수질개선을 위한 사업들이 단계별로 추진되었다.
 수질개선사업은 2,458억원을 투입하여 1995년부터 지속적으로 시행하여 온 사업으로 울산시청의 3개과와 울주군청, 중구청 및 남구청이 함께 참여하였다. 시청의 관련부서와 구·군청이 예산을 확보하고 협력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면 태화강의 수질은 개선될 수 없었다.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협력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뚜렷한 수질 개선의 비전을 제시하고 관련 부서들을 이끈 민선시장의 리더십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민선시장의 리더십과 함께 태화강 수질개선사업을 담당했던 공무원들의 노력과 끈기가 '태화강 살리기'의 성공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수질개선사업에는 울산시와 구·군청의 예산 이외에 양여금과 환경부와 건설교통부의 보조금이 1,122억원 투자되었다. 환경부와 건설교통부의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서 담당부서의 공무원들은 태화강 수질개선사업의 필요성을 끈기있게 설득해야 했고, 사업추진과정의 애로사항들을 발로 뛰면서 극복하여 나갔다.
 
 (2) 십리대숲과 태화들 보전의 추진과정
 1989년 태화강 하천정비기본계획이 건설부에 의해서 승인이 나고, 이에 근거하여 울산도시기본계획이 변경되었고, 태화들 52,000평의 하천연안구역이 주거지역으로 변경되었다. 이 과정에서 울산시와 울산시의회는 하천연안구역을 주거지역이 아닌 자연녹지로 변경하려는 노력을 하였지만 결국 1996년 2월 26일 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변경 지적고시를 하였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십리 대숲의 제거와 태화들의 택지개발로 이어지기에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반대운동이 전개되었다. 태화강보전회를 중심으로 한 십리 대숲의 보전운동이 1995년 십리 대숲의 존치 결정으로 귀결된 이후 2005년 태화들 52,000평의 주거지역을 하천구역으로 재편입 한다는 건설교통부의 결정이 나기까지 울산의 시민단체, 울산시와 시의회 및 시민들의 힘이 결집되었다. 생태공원의 터전은 마련되었지만, 한 번 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된 태화들의 보상은 보상비 마련과 지주들의 반발을 무마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3) 태화강 살리기 성과
 '태화강 살리기'의 성과는'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변모한 태화강으로 요약할 수 있다. 5등급 이하의 악화된 수질을 유지하였던 태화강 하류의 수질이 2005년 평균 2.8mg/ℓ으로써 2등급을 유지할 만큼 개선되었다. 2004년 태화강의 수질을 7개의 특별시·광역시의 도심하천 수질과 비교했을 때, 태화강의 수질은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태화강의 수질개선을 입증하는 것은 돌아온 연어들이다. 수질이 개선된 태화강에 2004년부터 연어가 회귀하였고, 이는 태화강이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연의 지표이었다.
 태화강의 변화는 단순히 태화강의 수질을 개선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태화강변의 복원된 대숲은 백로의 집단서식지이며 동시에 까마귀를 비롯한 철새들의 월동지가 되었다. 한국환경연구소는 '태화강 삼호대숲의 조류와 서식환경및 생태적 가치'연구를 통하여 태화강 대숲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름 철새인 백로의 최대 집단서식지임을 확인하였다. 뿐만 아니라 대숲과 인근 태화강 일대는 월동기인 2~3월에 최소 5만마리 이상의 까마귀가 월동하는 국내최대의 까마귀 월동지이기도 하다.
 태화강의 자연생태계가 복원된 것은 울산시민들이 자연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였다는 의미를 넘어서 예전에 멱을 감던 태화강을 후손에게 넘겨줄 수 있게 되었다는 만족감과 함께 울산시민으로서 자긍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4) 성공요인 및 교훈
 '태화강 살리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지역거버넌스의 구축과 민선시장의 리더십, 그리고 담당공무원들의 노력과 끈기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 성공요인은 지역거버넌스의 구축이다. 성공적으로 지역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지역의 역량을 모을 수 있었기에 대숲과 태화들을 지켜낼 수 있었고 시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자연과 역사가 숨 쉬는 태화강을 만들 수 있었다.
 '태화강 살리기'의 사례가 교훈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성공적인 지역거버넌스의 구축에 필요한 요소들이다. 성공적인 지역거버넌스의 구축을 위해서는 1) 견제와 협력을 할 수 있는 시민단체, 2) 설득의 논리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의 전문가, 3) 시민단체, 지역의 전문가와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지방정부, 그리고 4) 시민, 지역의 기업들, 지역의 언론들을 사업에 동참시킬 수 있는 비전의 제시와 리더십이 필요하다. 성공적으로 구축된 지역거버넌스는 지역의 역량을 결집하여 사업을 추진할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상위의 거버넌스와 유기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태화강 살리기'의 사례는 지역의 거버넌스가 지방의 역량을 결집하여 효과적으로 건설교통부와 환경부를 설득함으로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성공요인은 민선 박맹우시장의 리더십이다. 민선시장은 울산시민들에게 명확한'태화강 살리기'의 비전을 제시함으로서 시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이끌었고 끈기와 협력이 필요한'태화강 살리기'의 각종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멱을 감던 태화강을 기억하는 울산시민들에게 수영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태화강을 만들자는 비전은 분명하게 전달되었고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세 번째 성공요인은 담당공무원들의 노력과 끈기이다.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협력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뚜렷한 수질개선의 비전을 제시하고 관련부서들을 이끈 민선시장의 리더십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이 넘는'태화강 살리기'의 장기과제는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담당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이 없었다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없었다. 태화강 수질개선의 최대 난제는 중·남구에서 발생되는 생활오수의 태화강 유입을 막는 것이었다. 환경기초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과 함께 기존의 노후시설들을 통하여 유입되는 생활오수를 막기 위하여 담당공무원들은 내부로의 접근이 어려운 배수터널을 직접 조사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수질보전과 담당자가 2004년 11월 7km에 달하는 중구 우정고지 배수터널의 우수박스 내부를 직접 조사하여 생활오수 유입 원인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였고, 2005년 5월 8km에 달하는 남구 삼산배수장의 우수박스 내부를 직접 조사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렇게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담당공무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태화강의 수질이 개선되었다.
 '태화강 살리기'는 울산시민들의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지역거버넌스의 구축과 민선시장의 리더십, 그리고 담당공무원들의 노력과 끈기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태화강 살리기'는 치수 중심의 관점에서 수립된 1987년 태화강 하천정비기본계획에 의거하여 사라질 십리 대숲과 태화들을 보전하고 태화강의 자연과 역사를 지키기 위한 울산시민들의 의지가 어떻게 결집되었으며 결집된 의지가 어떻게 작동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태화강을 살리기위한 지역거버넌스의 구축과 작동은 지역의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지역거버넌스의 방향을 제시하며 앞으로 지방자치가 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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