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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이크, 키츠, 쉘리, 발작, 포우, 디킨즈, 휘트먼, 보들레르, 버지니아 울프, 엘리오트, 헤밍웨이 등 작가와 미켈란젤로, 고호, 고갱 등의 화가, 헨델, 베토벤, 베를리오즈, 슈만, 차이코프스키, 말러, 라흐마니노프 등의 작곡가, 뉴튼, 뮐러 등 과학자의 공통점은?
 이들은 탁월한 재능으로 후세에 '천재'라고 불리는 것과 함께 '조울증(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이라는 정신병을 앓았던 인물들이다.
 천재성은 조울증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하는데 조울증의 조증(mania) 시기에는 창조성이 높아지고 두뇌회전이 아주 빨라져 독창적인 생각이 샘솟듯 끊임없이 떠오르고 과대망상에 빠지는 경향이 있으며, 우울증(depression) 시기에는 매사에 자신감과 흥미를 잃고 자살 충동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앞에 열거했던 인물들중 일부는 자살로 생을 마쳤다.
 조울증은 평소의 자신의 행동과 다른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하다.
 마더스병원 마음클리닉 김성미 진료과장(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조울증'에 대해 알아본다.

 #조울증이란
 조울증은 진단적으로 상당기간 우울하거나 들뜨는 기분이 지속되는 정신장애를 말한다.
 평생에 한번 이상 발병할 확률은 1%로 알려져 있고 기분이 저조하며 우울한 상태를 우울증(depression)이라고 하고, 들뜨고 몹시 좋은 상태를 조증(mania)이라고 하며 이런 증상이 반복돼 나타난다.
 조증만 있는 경우나 조증과 우울증이 번걸아 나타나는 경우 모두를 조울증이라고 한다.

 #증상
 조증의 증상은 우울증과는 정반대로 들뜨고 과대적이고 또는 과민하고 흥분하기 쉬운 기분이 전형적인 특징이다.
 환자를 잘 아는 사람은 이를 쉽게 알아차리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단순히 그가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흔히 조울증에서는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들뜨고 과장돼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 즉 일을 거창하게 벌인다거나 자신을 과대하게 평가해 마치 대단한 사람인 듯 행동하는데, 들뜬 기분으로 여러 가지 계획을 추진하다가 이것이 방해를 받으면 느닷없이 화를 내고 짜증을 내기도 한다. 따라서 조증상태가 항상 기분이 좋은 상태만은 아니다.
 또 지나치게 술을 마시거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에 전화를 걸기도 하고 도박, 화려한 몸치장, 과소비 등의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며, 종교적인 행위에 심취하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엔 망상으로 발전해 남들과 싸우거나 청와대, 경찰서, 그 밖의 공공기관 등에 본인의 입장을 하소연하다가 사법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경과와 예후
 대개 우울증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나 10-20%에서는 조증만을 경험하기도 한다.
 김 전문의는 "치료하지 않은 조증은 대개 3개월간 지속되므로 치료는 최소 3개월 이상 지속해야한다"며 "조울증은 단순한 우울증(주요우울장애)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40-50%가 첫 발병 후 2년 이내에 재발한다고 하고 흔히 쓰여지는 리튬치료의 경우에도 환자의 50-60%에서만 증상 조절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전 직업상태가 불량한 경우, 알코올의존, 정신병적 증상, 우울양상이 있는 경우, 증상이 없을 때에도 우울증 양상이 있는 경우, 남성의 경우가 더 예후가 나쁘다고 하며, 모든 환자들 중 약 3분의 1은 만성증상과 뚜렷한 사회적 기능의 저하를 나타낸다.

 #원인
 김 전문의는 "조울증은 우울증과 함께 기분장애로 불리며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생물학적요인, 유전적요인, 심리사회적 요인 등으로 그 원인을 따져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생물학적 요인으로는 우울증에서 보이는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이상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전적인 요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조울증을 앓은 사람의 친척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조울증에 걸릴 확률이 8-18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심리사회적 요인으로는 생활사건과 환경적 스트레스, 병전 성격이 있는데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의존적이거나 강박적, 히스테리성 성격에 더 흔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또 낮은 자존감과 심한 자기비판을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에게서 더 흔히 나타난다.

 #치료
 주울증에서 우울증이 있는 시기의 치료는 주요우울증의 치료와 유사하지만 기분조절제 투약이 고려된다는 점이 다르다.
 김 전문의는 "약물치료는 다른 정신질환과 비교할 때 효과가 좋은 편이어서 대개는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쉽게 호전된다"며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약을 갑자기 끊으면 재발률이 높고 재발 수 다시 같은 약물을 복용하면 치료효과가 이전보다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약물치료에 있어 담당 주치의와 잘 상의해 약을 충분한 기간 동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와 함께 증상을 악화시키는 생활사건과 심리사회적인 스트레스에 대해 정신치료를 하는 것이 약물치료의 효과에 도움을 준다.  손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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