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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례음식전문점인 '얼'은 다가오는 설을 대비하여 산적·약과·과일 등 음식을 만들고 포장하고 있다.

 

   칠순을 넘긴 임화순(73, 중구 다운동), 황모연(78, 남구 무거동), 이원숙(78, 북구 양정동) 할머니는 설을 코 밑에 두고 제례음식 준비에 한창이다. 또래 친구들과 모여 수다도 떨고 하루를 즐겁게 일하다 보면 용돈도 두둑히 챙길 수 있다고.


 할머니들은 오랜 살림노하우를 바탕으로 제례음식전문점인 '얼'에서 제사음식을 만들고 포장하는 소일거리를 하고 있다.
 오전 9시면 일터에 모여 작업을 시작하는데 설을 일주일여 앞두고 밀려드는 주문으로 이른 시각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시집와서 평생을 하던 일인데 힘들긴뭐~ 남의 조상도 내 조상이라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한다"는 황 할머니.


 이에 이 할머니는 "집에서 하루종일 있는 것보다 밖에 나와서 열심히 일하고 친구도 사귈 수 있어 아침에 첫 차를 타고 나와 출근한다"며 황 할머니를 거들고 나선다.
 할머니들이 일하고 있는 '얼'은 설, 추석, 제삿날 등 제수음식이 필요할 때 주문을 하면 맞춤상을 차려주는 제례음식 전문점으로 울산중구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고 있다.


   최근 핵가족 및 맞벌이 부부들이 늘면서 제례음식 대행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얼'은 어르신들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개점했으며 믿을 수 있는 제례음식, 어르신 용돈벌이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1월 들어서부터 제례음식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해 30일 현재, 30상 가량 주문을 받았고 설 전까지 40상 가량 예약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로 한 번 이용해 본 고객들이 다시 주문을 하지만 올해는 1월 중순부터 DM 발송 등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신규 고객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사는 정성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아 크게 주문이 폭주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하루에 5~10명가량은 문의를 하는 등 평소보다 4~5배 가량 문의고객이 늘었다.


 이처럼 문의가 늘면서 일하는 할머니들도 두 배로 늘려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얼'에서 상담업무를 맡고 있는 김인선씨는 "맞벌이 주부들이 주로 관심을 보이는데 시댁 어른들께 혼날까 걱정을 많이 한다"며 "한번에 바로 주문하지 않고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고민끝에 주로 결정하는데 막상 음식을 받아보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편리하고 깔끔한 것도 장점이지만 할머니들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기 때문에 '엄마의 손맛', '고향의 맛'이 느껴진다고 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얼'에서 선보이는 제품은 인원수에 따라 4가지 종류로 '매'(20인분), '난'(10~15인분), '국'(7~12인분), '죽'(5~7인분) 제례상이며 17만원~30만원 선이다.
   올해는 제수용품 가격이 급등해 지난 추석보다 10% 가량 가격이 상승했지만 고객들에게 홈페이지 공고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이 제사상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방문 및 전화 상담을 통해 인원과 품목을 정하고 배달을 원하는 날짜를 협의하면 받아볼 수 있다. 음식은 배달 당일 새벽에 만들어 포장 후 배달해 준다.


 울산중구시니어클럽 김미금 과장은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한 사업이기 때문에 다른 상업목적의 업체보다는 의미가 있다"며 "믿을 수 있고 정성스러운 제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이용을 바란다"고 말했다.  글=손유미기자 ymson@ulsanpress.net  사진=임성백기자 sung@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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