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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날, 새 빛을 온몸에 적신 오후
정자바다 돌아 산사로 향했다.
햇살에 부활한 육신이 영혼까지 어루만지지 못한 날
스스로 가슴 속 멍든 것들과 악수하기 위해
부스럭, 산사로 향하는 발길
매운 바람이 숨어 있던 어제를 깨운다.
새해 첫 햇살이 함월산 밑둥에 걸칠 무렵
층계에 앉아 있던 움추린 기억들이
한 간 한 간 일어선다.
숨어 있던 정자바다 슬쩍 고개드는 대웅전 앞
허리를 굽혀 석가세존 마주하니
햇살은 어느새 산 아래에 잠겼다.
함월산 신흥사
지도에도 없는 이 산사에 올라서야
비로소 햇살에도 쉼표가 있음을 알았다.
글=최재필기자 uscip@ 사진=유은경기자 usy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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