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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노조가 회사측 임금제시안이 미흡하다며 임금협상 결렬 선언 후 투쟁국면으로 전환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10일간 조정신청 기간이 끝나는 이달 28일부터 합법적으로 파업을 벌일 수 있게 됐다. 작년 무분규로 한 동안 평온했던 현대차 노사관계에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울까 심히 우려된다. 다행히 쟁의발생 결의에도 불구하고, 노사 양측의 교섭의지가 뚜렷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희망은 살아있다. 노사 모두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따라서 오늘 재개되는 협상 결과에 따라 휴가 전 타결여부가 결판나기 때문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휴가 전 타결은 협상 주체인 현대차는 물론이고, 협력업체와 울산시민, 고객 모두가 바라는 일이다. 노사가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과거와 같이 대립적으로 협상을 이어간다면 따가운 여론의 질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휴가 전에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할 경우 정치파업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만약 협상이 계속해서 고착상태에 빠지게 되면 노조로서는 투쟁의 강도를 높이게 되고, 투쟁 동력 부족으로 곤경에 처한 금속노조 입장에서는 현대차 파업이 천군만마가 될 수도 있다. 금속노조가 정치파업이 있을 때마다 현대차에게 손을 내민 것을 보면, 현대차 노사협상 난항을 구실삼아 이번에도 투쟁의 선봉에 서 주기를 부채질할 공산이 크다.
 하반기 불투명한 경기상황 대비를 위해서도 노사가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끝내야 한다. 금리인상, 더블딥 등 국내외 경기악화 요인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하반기 경기가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내수판매는 작년 하반기에 비해 6%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 내수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현대차로서는 하반기를 대비한 대대적인 체제정비가 급선무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침체 조짐도 걱정할 부분이다. 최근 긴축재정을 선언한 유럽 각국이 자동차업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미국은 물론 중국의 하반기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란 예측에 따라 세계 자동차 소비시장이 위축될 전망이다. 미국, 유럽, 중국이 최대 수출지역인 현대차 입장에서는 철저한 대비책 마련을 시급히 고심해야 한다. 지금은 현대차가 노사협상 때문에 힘을 소진할 때가 아니라 결집해야 한다. 노사가 파국의 길을 가서는 더더욱 안될 일이다. 하루빨리 타협점을 찾아 협상을 매듭짓는 것이 노와 사, 조합원 모두에게 이로운 상생의 길이다. 노사가 상생의 길을 저버리는 과거의 잘못된 누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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