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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년 임기 동안 모든 일을 시민과 함께 해 나가겠습니다.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책임과 헌신하는 자세로 하나씩 풀어나가겠습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민선 5기의 대장정에 시민들도 함께 해 주기를 당부 드립니다"
 3선 고지를 밟은 박맹우 시장이 지난 7월1일 취임하고 난 뒤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친환경무상급식의 시각 독선적

 6·2지방선거에서 여당 참패라는 분노의 민심을 확인한 뒤 반영한 인사말이다. 그러나, 취임 4개월이 지난 지금 박맹우 시장과 한나라당의 행동은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야당과 시민들을 대하는 태도가 독선적이고 제왕적이다. 소통과 화합은 없고 함께 가기보다는 혼자가기 바쁘다. 지난 6월 시민들로부터 호되게 꾸지람을 당했지만 곧 잊어버리고 과거의 관성대로 행정과 의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친환경무상급식을 바라보는 시각과 이에 따른 대응방안이다.

시민 70% 지지…예산 등 이유 반대

 친환경무상급식은 이제 대다수 시민들이 지지하는 정책이다. 공짜니까 그냥 좋은 것이 아니라 무상교육의 취지에 맞게 국가와 지방정부의 책임성을 다하는 문제, 아이들의 건강권의 문제가 함께 공존해 있는 것이다. 그냥 아이들의 밥값정도 대주는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박맹우 시장과 한나라당의 무상급식에 대한 논리와 주장은 어설프기 짝이 없다. 단순히 예산이 없다거나 부자들에게도 공짜로 밥을 줘야 하나라는 식의 무지한 발언으로 정책시행을 반대하고 있다. 그보다 더한 것은 본인의 철학과는 다르기 때문에 무상급식 정책을 시행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철학이 있기나 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울산시민의 약 70%정도가 지지하는 정책을 시장 개인의 철학과 다르다고 반대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독선과 독단이라는 말 이외에 더 설명할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고자 하는 시민단체와 야당의원들의 요구도 무시하고 있다.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함께 가면…" 등의 말들은 그냥 하는 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가?  아니면 그 말을 믿었던 시민들과 야당이 순진했던 것인가?
 아무리 좋은 말과 글이라도 진정성이 없고, 실천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시쳇말로 헛소리라는 이야기다. 박맹우 시장님께 정중히 묻고 싶다. 친환경무상급식을 지지하는 다수의 시민이 함께 가야할 동반자입니까?

대화·토론으로 합리적 방안 모색

 물론, 시민단체와 야당의원들도 울산시의 재정상황을 이해하고 있고,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을 내년부터 전면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것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니 함께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의견과 어려운 점 등을 모두 내놓고 토론하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자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것조차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속 좁은 행동이다.
 끊임없이 소통과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실망하고 좌절할 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울산시민의 삶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다수이기는 하지만 과반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다. 민주노동당 역시 의원수가 늘었지만 절반이 안 된다.

타협으로 상생의 길 찾길 기대

 울산시민들의 이런 선택의 의미는 독단과 독선을 멈추고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여 상생을 모색하라는 지상 명령인 것이다. 
 박맹우 시장과 한나라당이 지금까지의 독선적인 모습을 벗어 버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존중과 배려의 손길로 함께 고민하고, 함께 가자고 손을 내민다면 시민단체들과 야당은 언제나 그 손을 맞잡을 수 있다. 머리를 맞대고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울산시민들이 우리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현실정치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말로만 하는 소통과 화합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정치의 모습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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