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8월 17일 대구 연주를 시작으로 한국피아노지도자협회 주최 여름 음악페스티벌이 시작되었다. 여름과 겨울 1년에 두 차례씩 청소년을 위한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무료초대 형식으로 매년 개최한다. 대구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연주 한 달 전부터 너무도 많은 전화 문의에 다른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대구공연은 처음이라 정말 연주 당일 관객이 얼마나 될지 궁금했는데, 당일 꽉 매운 객석은 물론 모든 계단과 출입구가 있는 뒷공간까지 사람들로 가득하고도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은 로비에서 모니터 화면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어떤 이는 음료수를 사가지고 와서 고맙다고까지 하여 안내를 맡은 자원봉사 스텝들이 무척 흐뭇해했다.
 방학 중에 클래식 연주를 찾는 청소년들은 대부분은 숙제를 위해 억지로나마 공연장을 찾아 연주를 듣고 감상문을 써야하기에 오는 이유가 크지만 그 외에도 학생을 지도하는 사설 기관에서도 지도교사의 인솔하에 단체로 또는 가족단위로 연주관람을 신청해서 왔다.


 매년 이러한 관객이 대다수를 차지하기에 레퍼토리 선정에도 항상 유명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클래식명곡 중심의 선곡을 한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나 영화 시그널로 들어봤음직한 곡들을 해설과 함께 즐길 수 있으니 관객들은 대만족이다. 이번 대구 공연에서는 기타 연주를 듣고 어떤 학생은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며 어떻게 공부할 수 있느냐고 연주자에게 사인을 받으며 묻기도 하고 다음 겨울 연주에도 꼭 연주를 보러 오겠다고도 하였다. 이러한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음악인의 한사람으로 오늘날 클래식 연주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사실 무료클래식 연주는 생각보다 많다. 연중 내내 유명공연장 홈페이지의 공연안내를 살펴보면 무료공연이라는 안내와 함께 공연자측의 연락처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몰라서 클래식 연주에 관객이 적다고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이 초연인 대구공연에 지인의 초대 없이 순수한 문의 관객으로 온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열의를 보면 그러한 문제가 관객을 공연장으로 불러내지 못하는 단순 이유가 아닐 것이다. 알기 쉬운 레퍼토리에 해설까지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사람들까지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해설 있는 명곡 감상의 기획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가를 느낀다.
 전문가인 우리음악인들이 연주를 기획하면서 이러한 사회적 바람이나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콧대 높은 연주이니 와서 들으라 식의 태도로 보여지지는 않았는지, 대중음악을 하는 이들의 대중과의 친화를 위한 노력에 비하면 언제나 해오던 방식만으로 관객에게 다가가지는 않았는지 좀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수준이 높고 난해한 곡들도 이해하기 쉬운 곡들과 함께 섞어 조금씩 이해에 도움을 주는 배려는 관객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문인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공연은 연주자와 관객이 있어야 성립되는 행위이고, 전문가들로만 객석을 매우는 것도 아니며 일반인들이 들어주지 않고 공감할 수 없는 연주는 우리 연주자에게도 의의가 있는 무대가 아니지 않겠는가.


 포항에서 연주를 듣기위해 대구를 왔다는 가족의 모습은 우리 음악인이 사회를 위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하는 생각케하는 좋은 예일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