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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발생한 정전으로 울산 석유화학 공장들의 가동이 일시에 중단되는 바람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정전사고의 책임여부와 피해보상 문제 등이 제기될 것으로 보여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석유화학공장의 경우 가동이 갑자기 중단되면 액체상태로 흐르던 배관 속의 제품이 굳어지는 특성 때문에 공장을 정상 가동시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기업체 비상발전으로 전공정 가동 애로
한전 피해보상 약관없어 기업부담 우려
용연변전소 조작실수 등 원인규명 착수


 정확한 피해액은 아직 산출되지 않았지만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2006년 여수 산단의 정전사고로 707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었다.
 이날 정전사고로 불완전 연소된 석유화학 물질이 6~7개 공장 굴뚝에서 시커먼 연기로 발생해 주변 하늘을 뒤덮었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소방당국과 지자체에 잇따라 신고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석유화학공단 내 업체들은 정전 사태를 대비해 비상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이 시설은 순간정전에 대비한 것이어서 정전 시 공장전체를 가동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기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이날 정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SK에너지 측은 평상시 비상발전기를 공장 설비 가동에 투입해 사용 중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전체 공장 가동 시 필요한 전력이 100이라면 평소에도 20정도의 전기를 자가발전기로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전의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 비상발전시설이 생산한 전기만으로는 전체 공장 설비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비상발전시설은 중소기업의 경우 시설운영비 부담 때문에 필수적으로 갖추기에 무리인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SK에너지 등 일부 대기업에 다소 용량이 큰 비상발전시설이 있을 뿐,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이 부담스러워 설치는 엄두도 못낸다"면서 "설사 비상발전시설이 있더라도 전체 공장을 돌리는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사고가 나자 신울산전력소와 한국전력 울산지점 등은 정확한 정전 원인을 파악 중이지만, 이로 인한 기업체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은 고사하고 해당기업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신울산전력소는 이날 전기 공급 이상으로 정전이 발생할 경우 한국전력 측은 별도의 피해보상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울산전력소 관계자는 "계약서 상에도 이런 약관이 없어 피해 보상은 없다"면서 "각 업체들이 보험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이번 정전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용연변전소 GIS 고장 부분에 대해 직원들의 조작상 실수나, 점검상 실수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경찰도 정전 원인을 파악한 뒤 위법 혐의점이 발견되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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