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운동 중심지 울주에 독립기념관 건립하자
만세운동 중심지 울주에 독립기념관 건립하자
  • 조창훈
  • 승인 2019.02.0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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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3·1운동 100주년 울산의 기억]
언양·남창 2곳서 격렬한 투쟁 불구
울산시 행사 주도에 울주군 뒷짐만

독립운동사 재조명 교육의 장 활용
선열 애국혼 기려 시민 자긍심 제고
조사 완료 사적 현충시설 등록부터

울산지역 3대 독립만세운동 가운데 울주군에서 언양 4·2 만세운동과 남창 4·8 만세운동 등 2개의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지역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이었지만 현재 군에서는 매년 만세운동 재현 등 일회성 행사만 반복되고 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만큼 독립운동사적지 보호,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등 후손에게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알릴 수 있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언양 4·2 만세운동은 고종 황제의 인산참배를 위해 서울에 체류중이던 김교경 천도교 울산교구장이 1919년 서울 탑골공원에서 3·1만세운동을 목격하면서 시작됐다. 만세 시위의 첫 신호는 장터에 대형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으로 정했는데 한 청년이 신호기가 오르기도 전에 독립만세를 외쳤다. 이를 시작으로 함성과 함께 운집한 군중 수천 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동참했다.

일본경찰은 격렬한 시위에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실탄 사격을 감행했다. 이날의 거사로 4명이 부상당했고, 23명이 체포·투옥됐다. 이 가운데 김락수 의사는 고문으로 옥사했다.

남창 만세운동은 당시 온양면과 웅촌면 등에 집성촌을 이루고 있던 학성 이씨 문중 원로들이 주도했다. 이수락, 이선걸, 이중걸, 이용탁, 이일락 등은 4월 8일 남창 장날 태극기를 군중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고, 수백 명의 함성이 장터를 울렸다. 이 의거로 이수락, 이쾌락, 이희계, 이쾌경 등 10여 명이 일경에 체포돼 갖은 고문을 겪은 끝에 서울, 대구, 부산 감옥에서 각각 옥고를 치렀다.

이처럼 군은 2개의 대규모 만세운동이 벌어지는 등 울산 만세운동의 중심지였지만 이를 후대에 전하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3·1절 기념행사 등 독립운동에 대한 각종 사업을 울산시가 주도하고 있다는 이유로 군에서는 매년 일회성 행사인 만세운동 재현이 중심이 되고 있다. 3·1운동 100주년이 된 만큼 군이 지역의 만세운동의 중심지로서의 역사성을 이어가기 위한 독자적인 사업을 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거론되는 것은 군지역 독립운동사적지 국가현충시설 등록 및 보존이다. 현재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울산지역 독립운동 관련 현충시설은 총 14곳으로 이 가운데 군에는 4곳이 지정돼 있다. 언양 만세운동을 기념하는 '3·1독립운동사적비'와 '삼일독립운동유공기념비', 남창 만세운동을 기념하는 '남창 3·1의거기념비', 언양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독립유공자 정용득열사 추모비' 등이다.

현충시설로 등록되지 않은 독립운동사적지도 이미 조사가 완료됐다. 지난 2010년에 국가보훈처와 독립운동기념관이 발간한(부산·울산·경남:독립운동사적지)에는 군의 총 5곳의 독립운동사적지가 포함됐다. 

목록은 △유림독립운동 분야: 손후익의 집터(울주군 범서면), 이재락 집터(울주군 웅촌면), △청년·사회운동 분야: 이동개 집터(울주군 언양읍) △동학(천교도) 독립운동 분야: 인내천바위(울주군 언양읍), 양정학원 유허비(울주군 상북면) 등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손후익은 '경북유림단사건'으로 옥고를 치렀고, 심산 김창숙 선생을 최일선에서 후원했던 인물이다. 이재락은 남창 만세운동을 주도했으며, 생가는 현재 '학성이씨 근재공고택'으로 지방문화재 지정이 돼 있다. 이동개는 언양 청년운동과 언양소년회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 앞장섰다.

인내천바위는 1910년대 천도교의 중심사상을 바위에 새겨 일제 항거의지를 드러냈고, 양정학원 유허비는 언양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지도자들이 건립, 언양지역 민족교육운동의 거점이 됐다.

이 독립운동사적지는 이미 검증이 완료된 만큼 군이 현충시설 등록을 추진하고, 기존 현충시설과 연계해 지역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시적으로 지역 독립운동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위해 군내 독립기념관 건립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울산에서 국가 훈포장을 받은 독립유공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3·1운동 관련 유공자인 만큼 3.1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군에 독립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은 명분도 충분하다.

또 지난 2010년 독립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다 무산되기도 했지만,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다시 논의해볼 가치가 있다. 특히 울산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중소도시도 독립기념관을 건립했고, 울산의 독립운동사를 재조명하고 선열들의 애국혼을 기리는 등 시민들의 자긍심도 높일 수 있다.  조창훈기자 us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