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로를 달리고 있는 핀란드 신도시 칼리사타마시의 소흐요아 무인전기버스.
도로를 달리고 있는 핀란드 신도시 칼리사타마시의 소흐요아 무인전기버스.

리빙랩(Living Lab)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실험실(일상생활 실험실)을 의미한다. 즉, 과학기술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연구자가 연구실 안에서만 진행하는 연구가 아니라 시민(수요자)이 직접 참여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고 결과물을 만드는 개방형 실험실을 말한다. 지역 문제는 철저히 지역의 상황에 기반해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풀어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 리빙랩의 철학이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분야다. 한마디로 연구기관의 실험실이나 대학의 연구실이 아닌 시민들이 존재하는 곳이 바로 연구실이고 연구 대상이다.

 

   리빙랩이란 개념은 2004년 미국 MIT 미디어랩의 윌리엄 미첼(William Michell) 교수에 의해 최초로 제안됐다. 최초의 리빙랩은 특정 아파트에 사람들을 거주하게 하고 이들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실시간으로 알아보기 위해 ICT 기술과 센서를 설치해 관찰했다. 삶의 현장에 새로운 기술을 심고 기술개발자가 상주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과학기술을 직접 실현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술을 사용하는 이들은 혁신 활동의 주체라기보다는 관찰 대상이었다. 리빙랩은 직접 체험하는 실험을 하기 위해 전문가가 사용자를 관찰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공간이 됐다.

 유럽에서는 리빙랩이 과학기술혁신의 영역뿐만 아니라 사용자 참여와 혁신공동체 구성을 지향하는 일종의 사회혁신운동으로 진화됐다. 유럽의 리빙랩에서는 사용자를 관찰 대상자가 아닌 혁신 활동의 중요한 주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리빙랩에서는 사용자가 제품개발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면서 연구자, 공무원, 기업, 시민이 함께 개방형 혁신을 추구하는 혁신공동체가 형성됐다. 

 우리나라도 서울·성남·대구·대전·순천·춘천·제주시 등에서 리빙랩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에서도 각종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리빙랩 방식을 도입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빙랩(Living Lab)은 '사용자 참여형 혁신공간'이다. 여기서 사용자는 연구혁신의 대상이 아니라 연구혁신 활동의 주체로의 의미를 가진다. 리빙랩 활동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실현되고 있다. 에너지·주거·교통·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며, 사용자의 경험과 통찰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빙랩이 실현되는 물리적 공간은  양로원·학교 등 특정 장소 혹은 지역(real-life setting)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리빙랩의 의미가 거버넌스 및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확장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트레담 중앙역에서 마린터레인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비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비콘마일.
네덜란드 암스트레담 중앙역에서 마린터레인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비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비콘마일.

 

유럽

사용자 주체 초기단계부터 적극 참여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들이 밀집해 있어 도시 노후화와 인구 쏠림 현상으로 인해 환경·에너지·안전·교통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2006년 경제개혁과 사회통합을 위한 혁신전략인 '리스본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실행 방안으로 19개 리빙랩을 연결한 '유럽 리빙랩 네트워크(ENoLL)'를 출범해 지금은 전 세계 리빙랩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현재는 54개국 766개로 늘어났으며, 유럽에서의 리빙랩은 공공·민간·시민이 상호 협력해 디지털 기술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시스템을 말한다.

 

네덜란드-암스테르담 '비콘 마일'

네덜란드는 2009년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ASC)라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개설했는데 여기서 시민, 기업 그 누구라도 도시에 대한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부 아이디어는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지기도 했다.

 암스테르담의 실험은 단순히 시민들에게 민원을 받는 수준이 아니다. 이들은 도시 전체를 거대한 '실험실'로 만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콘 마일(Beacon Mile)'이다. 

 '비콘'은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를 활용해 반경 50~70m 정도의 범위 안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위치 정보나 메시지를 전송하고 모바일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해주는 근거리 통신 장치, 또는 그 기술을 말한다.

 비콘 마일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부터 시작해 마린터레인(Marineterrein)까지 약 3.4㎞에 걸친 구역으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비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실험실이다. 비콘 마일을 걸어가면 박물관, 식당, 버스정류장 등에서 설치된 비콘이 스마트폰으로 각종 정보를 전송해준다. 식당 앞을 지나가면 메뉴와 가격 또는 할인 쿠폰이 전송된다. 관광객들은 일일이 검색을 하지 않고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 식당을 찾아가면 된다.

 관련 업체들은 이곳을 활용해 비콘 신호 송신, 위치안내, 관련 앱 개발 등의 시도를 해볼 수 있고, 방문객들은 새로 개발된 앱을 사용해보고 프로젝트에 대해 평가를 해준다. 이를 통해 광고물을 지나가면 앱에 자동으로 광고가 저장되거나, 공항에서 출국하는 사람의 위치 정보와 비행기 탑승 여부를 알려주는 기술 등이 나왔다.

 

대만의 리빙랩 현장 실험 모습.
대만의 리빙랩 현장 실험 모습.

 

핀란드-첨단 기술 집약 신도시 '칼라사타마'

리빙랩의 성공적인 모델로 핀란드 헬싱키 근방의 신도시 '칼라사타마(Kalasatama)'를 빼놓을 수 없다. 핀란드어로 '고깃배 항구'라는 뜻의 칼라사타마는 불과 10년까지만 해도 버려진 항구였다.

 2019년 현재 약 3,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조그만 도시 칼라사타마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것은 시민 중심의 개발방식 덕분이다. 

 헬싱키 시정부는 시민들이 도시설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온·오프라인 장치를 구축했다. 

 실제로 핀란드 헬싱키의 쇠락한 공업지대였던 칼라사타마는 주민과 공무원, 학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혁신가 클럽'을 앞세워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 전기차·스마트 그리드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시티로 변모했다. 기업들은 실제 적용될 도시에서 기술을 실험하고, 시민들의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다. 

 사무실·사우나·학교 등 모든 공간을 대여 가능한 공유공간으로 만드는 플렉시 스페이스(Flexi Space), 2020년 무인버스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소흐요아(SOHJOA)·센서블 4(Sensible 4) 등도 리빙랩에서 활발한 실험을 벌였다. 

 언뜻 시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칼라사타마에 거주하고 있는 3,000명 중 1,200명이 기꺼이 실험에 참여했다.

 

대만

ICT 기반 서비스 고도화 실험 활발

 

리빙랩스 타이완-교육·상업·교통 등 접목

ICT의 활용과 실생활 접목에 대한 실험 플랫폼으로 추진했으며 최근 보안, 그린 ICT, 디지털 교육, IT 기반 서비스, 멀티미디어 등 ICT 기반 서비스의 고도화를 목표로 조직을 개편하고 연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ICT 응용 및 서비스를 연구하는 부속 연구소 IDEAS를 중심으로 2008년 6월 Living Labs Taiwan을 '민생(民生·Minsheng)지구'에 설립했다.

 '민생 지구'는 규모에 비해 인구가 밀집돼 있으며(2,300가구 5만명), 교육·상업·교통인프라와 함께 녹지의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Living Labs Taiwan은 지역 환경에 맞춰 리빙랩의 체계를 구성했으며, 연구기관의 방법론과 접목을 시도했다. 

 도로 및 주요 건축물을 중심으로 리빙랩 프로세스가 적용 가능한 공간을 설정하고, 테스트베드의 확산이 용이하도록 설계했다.

 이에 따른 성과는 남달랐다. 

 우선 'Comcare'다. 노인이 스스로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모바일 장치를 개발해, 신체·정신·사회적 측면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고령 주민들의 니즈를 건강관리, 사회적 활동의 두 가지로 파악하고, 개인 대상의 실험을 지역 전체로 확장해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한 테스트를 수행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ComCare에서는 사회적 행동, 건강관리에 관한 14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다음은 'inMedia_Kiosk'다. 거리, 공공시설에 설치된 게시판을 통해 실시간 정보, 마케팅 서비스를 실험해 광고주와 이용자 모두에게 경제적·비경제적 편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역, 스포츠센터, 공원 등 쑹산 지역에 위치한 공공시설에 17개, 타이페이 국제화훼박람회장에 10개의 쌍방향 키오스크 장치(inMedia_Kiosk)를 설치해 운영했다.

 세 번째로 'Future Classroom'이다. 교육 현장에 도입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학교교육의 효과를 증대하기로 했다. 

 정보산업연구원 부속 디지털 교육 연구소는 클라우드 기반 교육시스템(IGCS)을 개발했고, 이를 학교의 소규모 강의에 적용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2010년 6월부터 Minsheng 중학교의 1학년 10개 학급(2010년), 2학년 11개 학급(2011년)을 대상으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결합한 스마트 교육 실험, 학교와 교사·학생이 다양한 ICT 기기를 활용하는 수업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대만의 지능형 버스승강장에 설치된 inMedia Kiosk.
대만의 지능형 버스승강장에 설치된 inMedia Kiosk.

 

Suan-Lien 돌봄센터 협력 케어 연구

2009년 iNSIGHT 센터와 Suan-Lien 돌봄센터의 협동으로 케어센터를 실험 단위로 하는 Suan-Lien 리빙랩이 설립됐다. 

 대만 내에서 고령화 대응 제품·서비스 개발을 수행하는 최초의 리빙랩으로 기능했으며 다학제·다자간 협력을 통해 제품 및 서비스 혁신의 공동창조와 관련 산업(보건의료, 간호, 엔터테인먼트, 정보 등)의 발전을 도모한 것이 특징이다.

 성과도 컸다. 먼저 'Taogei'다. 기억력 질환의 치료법인 회상요법, 기억력 훈련법 등을 게임에서 구현해 치매, 알츠하이머를 겪는 노인을 위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리빙랩을 진행했다. 

 75~93세의 환자를 참여자로 섭외하는 과정에서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등이 연구진에 동행해 개발 활동의 적합성을 검정했으며, 개발에 참여한 환자들은 실제 게임을 수행하고 정기 회의에서 인터뷰를 통해 피드백을 수집했다. 

 이는 심리학, 물리치료, 작업치료 분야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한 피드백을 환자의 피드백과 결합해 게임 개선 및 사용자 친화성 강화에 활용한 사례이다.

 다음은 'Tempo'다. 파킨슨병 환자의 재활 프로그램으로 디자인 됐다. 

 Suan-Lien 리빙랩에서는 개발 테스트의 목표를 다음 사항을 만족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노인들이 제품의 2차원적 형상을 3차원으로 쉽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배경음악의 템포에 따라 동작을 진행하며, 사용자가 자신의 걸음에 대한 반응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환자의 선호도 및 기타 의견을 제품에 반영해 이미지와 색상을 조정하게 했다. 

 이 같은 제품개발의 목표에 집중해 사용자 테스트를 했다. 65세 이상의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배경음악 속도, 바닥 이미지의 변화를 주면서 기능에 대한 피드백 수렴을 통해 불편사항을 수정한 사례이다.

 

대만의 정보산업진흥원 전경. 대만은 ICT 기반 서비스의 고도화를 위해 2008년 6월 Living Labs Taiwan을 민생지구에 설립했다.
대만의 정보산업진흥원 전경. 대만은 ICT 기반 서비스의 고도화를 위해 2008년 6월 Living Labs Taiwan을 민생지구에 설립했다.

 

대한민국

제품·서비스 개발·공공인프라 조성 추진

국내에도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 등이 리빙랩 사업을 도입해 제품·서비스 개발, 공공인프라 조성, 지역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기술 수용성 제고 및 사업화 촉진'사업에 리빙랩 방법론을 도입해 과학기술혁신과 개발솔루션의 수용성을 제고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서울 북촌한옥마을 리빙랩,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 시니어리빙랩 등 지자체 및 공공기관 주도로 IoT 등 기술과 결합해 공공서비스 및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쓰레기 적재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울 북촌한옥마을의 관광객 전용 스마트 쓰레기통.
쓰레기 적재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울 북촌한옥마을의 관광객 전용 스마트 쓰레기통.

 

북촌 한옥마을-IoT 서비스 모델 발굴

북촌한옥마을은 대표적인 거주형 한옥밀집지역으로, 연간 100만 명이 방문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그러나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소음과 주차공간 부족으로 지역거주민의 불편이 야기됐고, 관광객 또한 이용 편의시설의 부족으로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에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공인과 지역거주민 간 이해관계 해결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러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4년 5월에 사물인터넷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북촌을 사물인터넷 1단계(2015년)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센서, 스마트 디바이스 등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안전, 복지, 교통, 관광, 환경 등 다양한 도시문제 해결이 목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발전 방향을 도출해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려는 계획에 따라 북촌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실증 플랫폼으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리빙랩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북촌 주민들은 사전기획 단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역 주민과 시민들이 참여한 토론회에서 사용자가 겪는 문제점을 도출하고, 북촌 거주민, 사업체,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IoT서비스 모델 발굴을 위한 수요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 결과 안전, 환경, 교통, 관광, 주민편의 등의 분야에서 30개의 문제점을 도출했고 각각의 문제를 분류·계층·내용으로 체계화해 해결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은 기술개발, 상품 활용 등의 활동을 주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정부주도 사업이 겪는 '눈먼 돈'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서울시는 인프라 조성 단계까지만 개입했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실증서비스가 개발됐다. 'IoT 스타트업·개발자 데모데이'를 통해 IoT 실증 아이디어를 제시한 28개의 민간기업 중 6개 스타트업 기업이 실증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스타트업은 한옥방재, 주차공간, 주민편의(소음감소, 쓰레기수거 등), 관광안내 등 북촌의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증했다.

 

서울 동작구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의 에너지슈퍼마켓.
서울 동작구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의 에너지슈퍼마켓.

 

서울시 동작구-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 만들기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성대골은 활발한 마을만들기 운동으로 도심지역에서 공동체를 회복한 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운동이 시작됐다. '생활 속 삶과 핵'을 주제로 강좌가 개설됐고, 연이어 개최된 '착한에너지로 거듭나기'에 대한 다섯 개의 강좌와 워크숍(우리동네 녹색아카데미)으로 에너지 전환 운동이 본격화됐다. 

 이를 계기로 마을 내에서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공통된 담론이 형성됐고, 성대골 에너지자립(전환)마을을 목표로 다양한 학습(에너지자립마을 견학 및 강의)과 실험(성대골절전소, 착한에너지지킴이 동아리 조직, 착한에너지합창단 결성)이 시작됐다. 세계적인 관점에서 다뤄져 온 기후변화를 지역 범위에서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시작된 것이다.

 이후, 서울시 에너지 자립마을 사업에 선정돼(2012) 마을 내에서 태양광 발전, 태양열온풍기 설치, 에너지카, 건물단열사업 등과 같은 에너지 관련 실험과 사업이 본격화됐다. 또한 마을 내의 경제적 지속성을 확보해 자립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을기업, 햇빛발전협동조합,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에너지슈퍼마켓 등의 시범 사업을 추진했다.

 

대전시-하천 범람 안전사고 대책 '건너유'

대전에서는 하천 범람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웹서비스를 개발해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리빙랩 실험이 이뤄졌다. 

 대전의 유성 홈플러스 인근 징검다리, 일명 '물고기다리'에서 호우 시 빈번하게 사고가 발생했으나, 시 차원에서 뚜렷한 안전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다리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함에 따라(2014년 8월) 대전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 주도하에 다리의 안전성 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 프로젝트(건너유)가 추진됐다. 하천의 범람과 안전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한 웹서비스를 개발해 시민의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건너유' 프로젝트는 마을 주민과 공동체가 공동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지자체에 해결 방안을 제안한 시민사회 주도의 상향식 문제 해결 모델이다. 

 ICT를 통해 누구든지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 또한 기존에 국내 행정시스템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관련 행정부처 간, 행정과 시민을 연결하는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이 나타나고 있다.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가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재정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또한 지역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의의로 들 수 있다. 

 집단지성의 창의성을 통한 민주적인 방법으로 경험을 축적해 나가면서 시민들의 역량이 강화된 것이다. 정리=김수빈기자 usksb@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