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기세가 누그러지고 소슬한 바람이 당도한다. 강의 풍경은 시간에 민감하다. 꽃과 녹음을 품은 계절의 색이 다르고, 새벽과 저녁의 빛이 다르다. 지금 태화강엔 성성한 바람이 불고 시간이 정지한 듯 나무들은 짙은 녹색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있다. 태화강 100리길 중 가장 울산을 상징하는 선바위길. 수 천 년의 시간을 흘러온 강을 따라 물풀들이 터를 잡았
이번 주말만 지나면 민족 최대명절 추석입니다.추석날 아침에는 차례상을 차리고 조상에게 술잔을 올린 후온 가족이 모여 음복(飮福)을 합니다.'복을 마신다'는 뜻의 음복은 조상의 음덕을 입어 자손들이 잘 살게 해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울산의 술로 음복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추석을 맞아 울산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웅촌양조장을 찾았습
물맛 좋아 술맛도 좋은 웅촌양조장 막걸리오랜 역사만큼 전국서 찾아오는 단골 많아매순간 최선 다해 제조…옛맛 그대로 간직지난 1일 오전 8시 찾은 웅촌양조장. 제조장에 들어서니 쌀을 찌는 증기가 사방에 가득했다. 고두밥을 짓는 이는 이곳에서 36년간 막걸리를 빚어온 장인 조봉래(71) 씨. 조 씨는 "밥을 쪄서 바로 식히는 작업이 중요하
세계 최고의 조선소가 버티고 있는 울산 동구는 거대한 선박을 닮았다.출항을 준비하는 엔진의 심장이 푸른 파도처럼 펄떡이는 땅,하지만 산업수도 이전의 이곳은천혜의 비경이 푸른바다에 녹아사계절 출렁이던 땅이었다.그 비경이 사람의 손으로 다시 되살아 나고 있다.범상치 않은 기품으로 묵묵한 대왕암.위용에 걸맞게 울창한 해송이 무려 1만 5,000여 그루다.태고적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 나라를 지키는 호국용이 돼 바위섬 아래에 잠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울산 대왕암. 설화 속 이야기를 담고 있는 울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대왕암공원이 해마다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아무것도 없이 달랑 울기등대와 대왕암만 있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이제는 울산 시민들에게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 최고의 가족 나들이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골목을 걸으면 도시의 속살이 보인다. 미로처럼 얽힌 오래된 과거는 길이 아니라 역사다. 가을의 초입에 들어선 계절이지만 장마보다 진한 비가 며칠째 이어진다. 비를 벗 삼아 울산의 오래된 옛 길을 걸었다. 학성이다. 신라말 호족의 중심이었던 박윤웅으로부터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욕망이 잔해로 남아 있는 길, 그 길이 이제 역사탐방길로 낯선 이들을 반긴다.
고래가 조각된 세계적인 선사시대 걸작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와 한국계 귀신고래가 유영하던 울산극경회유해면(천연기념물 제126호), 근·현대 장생포 포경기지에 이르기까지 울산은 말그대로 고래의 고향이다. # 태화강·장생포항서 6일까지전국에서 유일하게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남구 장생포 등 고래의 역사가 면면히 흐르는 이곳 울산
▲ 올해 고래축제에서 선보이게 될 선사시대 고래잡이 재연 장면. '고래 안에 울산 있다'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와 울산귀신고래회유해면(천연기념물 제126호), 근대 장생포 포경기지에 이르기까지 고래에 관한 모든 것이 곳곳에 산재한 울산에서 스무번째 고래축제가 열린다. 고래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울산시와 남구가 후원하는 올해 고래축제는 '고래 안에
울산 북구의 대표 축제 '쇠부리 축제'가 올해로 10돌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올해 축제에는 아트카(Art-Car) 콜라보레이션 전시와 쇠부리 미니카 경진대회 등 쇠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추가로 구성해 축제에 내실을 더했다. 2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3일간 북구청 광장 일원에서 열리는 제10회 울산쇠부리축제를 미리 만나봤다. # 쇠부리 행사축제는 2
이맘때 울산은 꽃 천지다.눈만 돌리면 강변을 따라 만개한 꽃들을 눈에 넣을 수 있고도심에 인접한 공원에선 각양각색의 장미꽃이 뿜어내는 진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 울산대공원 장미원은 형형색색으로 고운 자태와 신비스런 색깔을 뽐내는 263종 5만 5,000그루 300만 송이의 장미들이 심어져 있다. 세월호 참사로 봄꽃의 종류와 수는 대폭 줄었지만 봄날의
힐링을 위해 떠나야 할 여행을 '염치'가 발목을 잡는다. 온 나라가 슬픔에 젖어 있어 여행을 떠난다는 게 결코 마음 가벼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동네 어디 마실 이나 다녀오는 기분으로 갈 곳을 찾았다. 태화루가 400년만의 귀환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배흘림 기둥 위에 올라앉은 처마의 곡선이 더 없이 아름답다.'수많은 꽃잎 펄펄 날리는' 서러운 계절
# 3일부터 일부 개방'우여곡절'이 어울리겠다. 예식장 부지가 헐린 태화루부지엔 애초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2000년대 중반 건설경기 붐에 편승한 건설업자들이 이 부지를 그냥 놔둘리 없었다. 하지만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그들의 욕망을 막아섰다. 그 자리에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서면 끝이라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뒤늦게 행정기관도
주전에서 정자, 강동을 잇는 국도 31번 해안도로 구간은 울산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힐만큼 해안경치가 좋다. 그 경치에 취해 아뿔싸, 정자가는 길로 들어야 했는데 주전가는 길로 넘어오고 말았다. 길을 빙 둘러 돌아가야 하지만, 자연 그대로가 느껴지는 해안마을의 따스한 정취를 보자 마음이 느긋해져 그런 것쯤은 안중에도 없다. 하루가 멀다하고 변해온 탓에
나는 천국에서 걷는 걸음을 모르지만이런 길은 이렇게 걸을 거다가다가 하늘을 보고 가다가 바다를 보고(중략)웬일로 나를나무가 꽃이 새가 혹은 벌레가행복의 길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다 너무 행복해서 죄스럽다(중략)-이생진 시인 '거문도 등대로 가는 길1'우리는 풍경이 사람을 위로해 준다고 믿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해 마음을 다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송정저수지 일대는 무룡산과 연결돼있어 지역주민들의 산책로로도 사랑받고 있다.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송정저수지에는 역사가 깃들어있다. 북구 창평동과 대한광복회 총사령이었던 고헌(固軒) 박상진 의사의 생가가 있는 송정동의 경계가 송정저수지이기 때문이다. 북구는 이곳을 주민친수공간인 수변공원으로 조성하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
▲ 호수공원의 입구에서 데크를 따라 걷다 중간쯤에 이르면 송정저수지를 내다볼 수 있는 정자가 마련 돼 있다. 세상이 흉흉하다. 시린 겨울을 극복하고 만개한 꽃으로 봄의 찬란함을 맞이하는가 싶더니 그 찰나에 안녕을 고하는 꽃비가 연일 비보(悲譜)가 되어 들려온다. 배려가 부족한 탓이었나보다. 언제나 베풀기만 해줬던 자연에게 고개를 숙여야 할 때다. 잘못을 손
▲ 지난 3월 열린 울산웨딩거리페스티벌에서 모델이 웨딩패션쇼를 통해 예비부부들에게 드레스를 선보이고 있다. 웨딩업계는 지금 화창한 날씨만큼 눈부신 봄을 만끽하고 있다. 아름다운 신부에게 화사함을 더해줄 봄에는 매년 예식이 가득차 있지만 올해는 더욱 뚜렷이 이 계절에 몰리고 있다. 올 가을 윤달이 끼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가
강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지역의 웨딩업계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일을 냈다. 10여년 전 한 웨딩업체가 남구에 개점한 것을 시작으로 웨딩거리를 조성해나간 것. 여기에 최근에는 결혼을 주제로 한 작은 공원이 조성돼 예비부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웨딩관련업체 50여곳이 성업 중인 이곳에는 결혼과 관련한 각종 이벤트가 잇달아 열리면서 울산만의 웨딩문화가 그려지고
#선암호수공원남구 선암동에 위치한 선암호수공원은 지금 봄꽃들의 경연이 한창이다. 선암호수공원의 봄꽃을 제대로 느끼려면 야음초등학교에서 산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들머리에서 만나는 데크에서 부터 벚꽃 터널이다.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가끔 꽃비를 맞을 수도 있다. 하늘하늘 다가와 얼굴을 간질이듯 스쳐가는 벚꽃 잎에서 그녀의 향기가 난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 우리가 만났던 그때 향기 그대로 / 그대가 앉아 있었던 그 벤치 옆에 나무도 아직도 남아있네요….두꺼운 외투를 벗고 봄옷으로 갈아입으니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귓전에 들려오는 노랫말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독한 겨울을 견뎌내고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나무들을 보면, 스스로 희생시켜 미래를 키운 사람들을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