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은 인간 사회에서 불가결한 요소로,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관계를 형성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단순히 언어적인 수단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언어적인 수단을 통해서도 의사를 표현하고 상대방과 상호작용을 이룬다. 이러한 비언어적 수단에는 손짓·얼굴 표정·몸짓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때로 언어보다 더 강력한 의사소통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단들이 가진 의미는 문화적 배경, 개인의 경험, 그리고 주변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의사소통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한다. 이 시
오래전, 40여년도 더 전에 산을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 겁도 없이 한라산 종주를 한적이 있다. 7박 8일 돌배기 아기까지 지게배낭에 짊어지고 먹을 것, 입을 것, 텐트까지 이고지고 제주공항에서부터 관음사까지, 또 한라산 정상을 넘어 돈내코로 돌아 내려오는 동안 더위와 배고픔 그리고 타는 듯한 갈증과 길고 긴 싸움을 하며 보낸 힘들었던 그 일정이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다. 세월이 흘러 다시 찾은 제주,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너무 많은 것이 달라져있었다. 그럼에도 새까만 돌담, 에메랄드 빛 바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읽다가 글귀 하나 마음에 박힌다. ‘흐르는 것은 저러하구나’. 공자의 말씀이란다. 참 놀랍다. 흐르는 강물을 이렇게 기막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깨달음의 한 경계를 넘어선 공자의 심정을 헤아리며 원문을 찾아보았다. ‘子 在川上曰 逝者 如斯夫 不舍晝夜 자재천상왈, 서자 여사부 불사주야 공자가 냇가에서 말하되 가는 것이 이와 같이 밤낮으로 그치지 아니하도다.’ 떠남은 설렘이고 설렘은 행복이다. 마음 내킬 때 떠나야 한다. 공자의 경지에 미치지는 못해도 흉내라도 내 볼 일이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트렁크를 채우고
2024년 '4인 4색' 코너에 장홍주 작가가 참여한다. 장 작가는 울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울산에서 회화와 사진을 아우르며 활동중인 젊은 작가이다. ‘Leved home’ 시리즈 제작 당시 2021년 '팬데믹'이라는 현실의 벽으로 발이 묶여 추억을 회상하는 일이 잦았었다. 모두가 소중한 추억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담은 이 작품은 시간의 흐름속에 변화하고 사라져 가는 기억을 회상하며 기억 본질에 대한 고찰을 여러 매체를 통해 형상화하고 화면 안에 구성하면서 장르 경계를 넘어 융화시키고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태화강은 어디에서건 낚시를 하고 여름이면 친구나 지인들과 강변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장소였지만, 1980년대 중후반부터 생활오수는 물론 가축분뇨, 폐수의 무분별하게 강으로 흘러 들어왔다. 진동하는 냄새와 불결한 부유물로 인해 누구도 가까이 가지 않으려 했으며 외지인들도 외면했다.울산의 자랑스런 젖줄 태화강이 생태환경 도시의 상징으로 되돌아 올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애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중심에는 이곳을 찾는 철새들도 큰 몫을 차지했다. 겨울 태화강은 날개짓하는 철새 진객들이 가득해 강변을
오래된 기억은 시간의 그림자 속에 조용히 숨어있었다.기억은 시간이 남긴 흔적이기에 흐르는 시간 뒤를 따르는 그림자 속에 숨어 있다가, 치열하게 살아내야 하는 삶의 굴레에서 약간의 여유로움이 간절해질 즈음, 그 그림자 속에 숨어있던 오래 묵은 기억을 끄집어내어 추억할 수도 있다.북정동 골목이 그러했다.나의 성장기 대부분을 보냈던 북정동.명절날 큰집에서 차례를 지낸 뒤 북정동 골목골목을 돌아올라 향교를 지나고 저수지 둑방을 걸어올라 큰 할아버지 산소 가던 길은 어렴풋한 기억 속에만 있고, 우체국 앞 공터에서 모여 놀다 친구를 찾는다며
많은 사람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는 뭘까?사람들은 종종 제주에 머무는 동안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고요하게 흘러가는 순간들 안에 수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또 제주의 모습이기도 하다. 제주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는 것은 최고의 순간과의 싸움과도 같다. 매일 날씨정보를 파악하고, 현지에 살고 있는 지인과도 현재의 상황을 공유받는다. 눈, 비, 태풍 소식이라도 있는 날이면 재빨리 준비하여 제주로 달려간다. 마음만 먹는다고 쉽게 갈수 있는것도 아니기에 항공권을 구하느라 애를 태우기도 한다. 현지에 도착해서도 마음이
생각해보니, 한동안 ‘떠남’을 떠나 있었다. 핑계는 ‘코로나19’였지만 속내는 세월의 권태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잠시 잊었던 ‘떠남’을 찾아 길을 나선다. 떠나는 길에 카메라도 함께 하지만 함부로 들이대지는 않는다. 풍경이든 사람이든 인연을 만나야 한다. 인연을 만나 마음이 일어날 때 비로소 카메라를 꺼내 든다. ‘핫셀블러드(Hasselblad)’라는 무거운 중형카메라다. 아폴로가 달에 갔을 때 가져갔던 스웨덴산 카메라다. 물론 지금은 생산되지 않는 완전기계식의 낡은 기종이지만 필름카메라 중 명품 반열의 카메라임이 분명하다. 렌즈
울산에서 생활한지 50여년이 된 필자에게 “태화강국가정원”은 ‘상전벽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남다르게 다가온다. 한때 죽음의 강이라고 불렸지만,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이젠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도심 속 생태공간으로 거듭난 살아있는 태화강과 국가정원은 30여년 사진활동을 해온 필자에겐 더 할 수 없는 피사체로 다가왔다.지난 수년동안 수많은 발품으로 담은 태화강과 국가정원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할까 한다. 태화강과 국가정원은 옷깃을 여미게하는 겨울 추위에도 생명이 살아 숨쉰다. 물닭을 피해 달
바다는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였다. 어느 깊은 산중 잡목사이를 타고 흘러내리던 작은 빗방울은 거대한 중력의 힘에 이끌리듯 바다를 향해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하며 흘러내렸다.생각 없이 시작한 작은 이벤트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설픈 연출로는 감당하기 힘든 서사가 되어가듯 어느 낯선 계곡에서부터 시작한 바다 이야기는 나의 소소한 아픔과 친구의 가슴 절절한 사연, 그리고 바다에 마음을 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으며 거대한 서사가 되었다.바다는짐작조차 할 수 없는 속내를 지니고 있다. 어머니의 낮고 부드러운 음성같이 차분하다 가도 때때로 돌
2024년 청룡해를 맞아 울산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사진작가 4인 초대전을 마련했다. 참여한 작가는 '류미숙, 최상걸, 최영호, 허석도 (가나다순)'으로 개성이 넘치는 4인의 창작 세계를 만나 본다. 제주도는 한반도 남단 끝자락 바다 건너 동떨어진 아주 특별한 곳인 것 같다. 어쩌면 신비의 별나라 같기도 하다. 아마 그 특별함은 발걸음을 하는 나의 마음에 따라, 찾아가는 그날의 바람 숨결과 햇살 온도에 따라 수없이 다른 변화 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은 아닐까. 제주는 발걸음을 할 때마다 장소는 같다하여도 익숙
많은 사람이 마음에 제주를 품고 산다. 그곳에 가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을 마주하고 다시 살아갈 기운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그 이유는 평화로운 오름의 정취와 이국적인 해안가 풍경이 어느 누구의 간섭. 얽매임 없이 하루 하루는 자유롭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풍경을 촬영할 때 자연은 어떤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올까? 또한 그 느낌을 어떻게 나는 표현할까 ?시각의 정체성과 느낌의 방향 설정은 사진작업을 하는 나에게 중요한 과제이다.나의 시선은 어떻게 자연을 의미화 했으며, 자
얼마 전 경주에 갔다가 오랜만에 황룡사지에 우연히 들리게 되었다. 과거와는 많이 정돈되고 변화된 모습이었고, 2016년 개관한 황룡사 역사문화관에 들러 황룡사에 관한 역사 공부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황룡사는 진흥왕 14년(553년)에 짓기 시작하여 17년 만인 569년 완공되었고, 선덕여왕 14년(645년)에 와서 자장율사의 권유로 백제의 기술자인 아비지를 초청하여 황룡사 구층목탑을 지었다. 신라 천년 동안 가장 화려했던 황룡사는 역대 왕들이 국가적인 행사나 우환이 있을 때 고승의 설법과 강의를 받든 장소로 높은 숭앙과 보
어릴 적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권위적이고 무섭게 느껴졌던 기억이 남아있다.우리 아이들과 또래 청소년들은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게 되었으며 결과로 얻어진 내용들을 해석하여 실제의 아버지 모습이 아닌 형상화 할 수 있는 오브제를 통하여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로스 D. 파크의 아버지 효과를 인용하자면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는 이후 자녀가 맺는 모든 인간관계의 바탕이 되고 자녀 양육에서 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가정일수록 학업성
사진가는 카메라를 들면 대상을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을 한다.흔한 사물에서 특별함을 찾고, 시간속에 감춰진 순간을 바라보려 한다. 미적 관점과 독특한 상황은 여러가지 관점으로 투영되지만 사진가들은 눈으로 보는 일상적인 관점을 뛰어넘어 이면의 세계까지 접근해 자신만이 볼수 있는 세상을 탐색하려 애쓴다. 일상적인 것이 아닌 사진적인 것을 찾는 사진가의 특별한 접근 방식이다.사진을 촬영하는 방식이 일상을 위한 사진’이나 여행을 위한 사진 혹은 그 밖의 다른 무엇을 위한 사진이 아니고 오로지 사진을 위한 사진만을 촬영한다.이번 사진은
캄보디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앙코르 와트(Angkor Wat)와 톤레사프(tonle sap) 호수일 것이다.앙코르 와트는 캄보디아의 국가적인 상징으로 12세기 캄보디아 제국의 황제 수리야바르만 2세에 의해 걸쳐 축조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힌두교 사원으로 비슈누 신에게 봉헌되었으나 12세기 후반경에 불교 사원으로 점차 용도가 변하였다. 앙코르 와트는 옛 크메르 제국의 수준 높은 건축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축물로 가히 캄보디아 외교와 국제적 위상의 자존심이라고 할 만하다. 이뿐만 아니라 주변에는 자야바르만 7세 때 왕권을
겨울의 풍경은 매서운 추위에 앙상한 나뭇가지가 연상되는 삭막한 풍경이 떠오른다. 하지만 하얀 눈이 덮인 설경이라면 그 느낌은 달라진다.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아마도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함께 느낄 수 있는 아련함이랄까, 그리움 같은 것이 있다. 어린 시절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인 겨울이면, 털장갑을 끼고도 꽁꽁 언 손을 호호 불며 눈사람을 굴리고, 온 동내를 뛰어놀던 친구들과의 추억. 집집마다 굴뚝에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아쉬운 발걸음으로 어머니가 기다리는 집으로 향한다. 인생
이번 작품 '사진 미래를 보다' 시리즈는 '사진의 미래를 본다'와 '사진으로 미래를 보다'라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작가 본인의 기존 사진 작업방식인 다중이미지 표현의 연장 선상에서 제작되었다. 여기에 고도화된 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여러 가지 변화 중에서 예술로서 사진의 위치와 인간 삶에 대한 불안한 심경을 작가적 관점에서 표현코자 했다. 작품을 제작하며 우리 일상에서 친숙한 아파트라는 주거 공간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가능한 현대적 디자인이 투영된 고층아파트들을 찾아 촬영하였다. 촬영된 원고를 복제와 해체하는 일련의 반복 작
우리의 일상을 반복의 연속이다. 그 중 미세한 변화를 느끼고 그것을 공유할 때 흥미를 느끼고 기억하며 발전의 계기로 삼는다. 반복의 시간 속에 일어나는 일상을 시간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번 작업을 하게 되었다. 시간은 사진의 내용을 결정 지을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정해진 공간에서 형태를 결정 지을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시간을 인식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사진작업들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현상이다. 표현하는 대상을 현실에서 분리해 허구를 만들기도 하고 시간을 사라지게도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사진의 가치, 사진의
산업화의 발달로 인해 공항, 항만, 고속도로, 고층 빌딩, 주차장 등의 수많은 인공 구조물들이 들어서면서 인간의 생활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편리해졌다. 그러나 건축 토목재료로 시멘트 콘크리트가 주로 사용되면서부터 이런 인공 구조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점점 이 땅을 잠식해가고 있다. 마치 자기들이 이 땅의 주인인 양 점령군의 위세를 부리고 있는 느낌이다. 그뿐만 아니라 전 국토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도로들은 아스콘과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전국이 편리한 배송과 일일생활권이 되었지만, 아직도 도로는 계속 파헤쳐지고 새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