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기념비적인 해이다. 반구천 암각화가 세계유산 등재의 전 단계인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때로부터 15년, 암각화가 발견된 지 55년 만에 이룬 쾌거이다. 세계유산 등재를 둘러싼 기나긴 여정을 관찰한 필자로서도 감개가 무량하다. 울산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는 것은 유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그 가치를 확산시키겠다고 국제사회와 미래세대에 약속하는 행위이다.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 암각화는 기후변화가 문화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어
좋은 책이 삶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는 건 자주 듣는 얘기다. 이 얘기에 발맞춘 책도 많다. 읽어보면 서평일 수밖에 없지만 저자에 따라 책을 논하는 방향은 각자 조금씩 다르다. 방향이 어떻든 누군가의 생각을 읽는 재미는 쏠쏠하다. 소설이나 시, 수필 등의 문학 작품도 좋지만 서평집도 마찬가지다. 독서와 관련된 많은 책이 저자가 읽은 책을 독자에게 은근히 읽기를 권한다. 자신이 읽은 책이 삶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주었는지, 스스로를 어떻게 성장시켰는지를 저자의 삶과 함께 버무린 내용의 책들이다. 저자의 대부분은 이름만 들어도 익히
기후위기 시대, 재난의 양상도 복잡해지고 있다.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난이 산업시설에 충격을 주고, 그로 인해 폭발이나 유해물질 유출, 전력망 마비 등 2차 재난으로 이어지는 Na-tech(자연-기술 복합재난)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울산은 지금 이 복합재난의 잠재적 시험장이 되고 있다. 울산연구원 윤영배 박사가 최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울산은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를 비롯해 S-OIL 샤힌 프로젝트,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LNG 저장시설 등 다수의 대형 산업시설을 보유한 도시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장착 시범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경찰청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140여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시범 보급해 운영한 결과, 급가속 등 페달 오조작이 의심되는 상황이 총 71회 발생했다. 오조작 판단 기준은 전·후진 시속 15km 이하에서 가속페달을 80% 이상 밟은 경우, 주행 중 급가속으로 엔진 회전수 4,500rpm에 도달한 경우 등이다. 이런 경우 미리 설치된 방지 장치로 비정상적인 가속을 원천 차단해 사고를 예방한다. 고령 운전자는 신체기능 약화와 인지기능 저하, 판단력 및 순
의학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켰다. 하지만 삶이 길어진 만큼 우리 사회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여기에 소득 불균형의 문제까지 심화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저소득 고령자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돼 있다. 이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진다. 노후화된 주택은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여름철 폭염이나 겨울철 한파에 취약하다. 미끄러지기 쉬운 바닥이나 부실한 구조물 등은 고령자의 안전사고를 유발해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 밖에 노후 설비 등으
퇴직을 앞두고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대부분의 퇴직자는 일정기간 실업급여를 받으며 고용센터 방문이나 구직활동을 이어간다. 그 기간만큼은 일정한 생활 패턴이 유지되고 최소한의 생활비 조달도 가능하다. 그러나 실업급여까지 끝나게 되면 이 마저도 없어지게 된다. 하루가 길어지고 가야 할 곳도, 해야 할 일도 사라진 듯한 공허감이 찾아오고 수입이 중단됨에 따라 관계의 위축과 불안감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최근 정년퇴직 한 분의 상담 사례가 그 단면을 보여준다. "매일 산에 가는 것도 지겹고, 그렇다고 예전처럼 하루 종일 일하고 싶지는
나이가 들면서 보험을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성인 1/3이 암에 걸린다는 광고 문구에 놀라 자발적으로 들었다. 그다음부터는 보험회사에서 권하는 대로 들었다. 주변에 보험모집인 한두 명은 있을 것이다. 지인이 보험 일을 한다며 한 계좌 들어 달라고 해서 들어준 적도 있다. 대부분 그렇게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내가 든 보험이 19종류에 월 보험료가 75만원이나 나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류는 많고 카톡에 보험사와 금액만 나타나면서 몇천 원씩 빠져나가므로 뭐가 뭔지 모르고 방치해 둔 것이다. 최근 알게 된 보험설계사가 내게
울산 중구에 위치한 외솔기념관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인증'을 획득했다. 전국 공립박물관을 대상으로 3년 주기로 운영 실적을 평가해 공공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기관에만 부여되는 이 인증은 외솔기념관의 운영 철학과 문화적 사명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성과이자, 지역 공공문화시설 발전의 이정표라 할 만하다.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는 단순한 행정 점검이 아니다. 설립 목적 달성도, 조직·재정 관리, 전시·교육 실적, 자료 관리 수준, 공적 책임 이행 등 총 13개 세부 지표에 걸쳐 박물관 운영 전반을 종합 평가
울산지역 학령인구 감소가 교육시설 재편을 불러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는 저출산, 청년층 유출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는 적정규모를 갖추기 위해 학교 통폐합, 교사 감축, 학급당 학생 수 감소 등 다양한 교육 정책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이뤄졌으며 2027년에는 남구 동평초와 동백초의 통합이 결정됐다. 학생 수 감소는 교육과정 다양화와 방과후학교 운영, 모둠·협동학습 등 교육활동을 제약해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돼 왔다.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어제오늘의
아침부터 바람이 차갑게 불고 낙엽들은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수프나 유자차 한 잔 마시면 온몸의 피로가 풀릴 것 같아요. 오늘 같은 날 눈에 들어오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바로 박소명 동화 작가의 그림책입니다. 내용을 보니 호기심쟁이 다람쥐 치로를 주인공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시리즈의 세 번째 그림책으로 가을 요리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알록달록하게 물든 울창한 숲속, 단풍잎이 떨어지는 가을을 배경으로 호기심 많은 다람쥐 치로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가을 숲속에 '
1591년 11월28일, 울산의 한 선비가 지인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불안한 예감이 담겨 있었다. "쇠 185근을 보냅니다. 창을 만들어주십시오" 이보다 앞선 2월 9일에 더욱 비감한 편지를 보냈다. "환난 속에 죽는다면 운명이 쇠퇴한 것일까" 주인공은 성재 장희춘(蔣希春, 1556-1618)이다.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1592년 4월13일, 왜적이 부산을 침탈했다. 전쟁 발발 1년 2개월 전에 장희춘은 이미 전란을 탐지했던 것이다. 염포 등 울산의 항구에서 대마도 등 일본을 오가는 어민과 무역 중개상들이 정보를 전했을 것이
하루가 시작될 때마다 나는 작은 컵 하나를 떠올린다. 안에는 나의 마음이 담겨 있다. 어떤 날은 물이 반쯤 비어 있고, 어떤 날은 표면이 잔잔하다. 때로는 금이 가 있고, 때로는 넘칠 듯 흔들린다. 나는 그 컵의 주인이다. 누가 대신 채워주지 않는다. 내가 내 손으로 물을 따라야 한다. 지난 시절 나는 비우는 것이 미덕이라 믿었다. 비우면 가벼워지고, 비우면 맑아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비우면 텅 빈 그릇이 된다. 공허는 맑음이 아니라, 자신을 잃은 상태였다. 나를 돌보지 않은 채 타인을 챙기는 일은 마른 우물에서 물을
울산지역 교통환경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울산시는 버스와 철도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 5대 혁신정책을 지난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울산의 교통 거점인 태화강역은 앞으로 KTX-이음과 KTX-산천, SRT를 모두 탈 수 있는 복합철도 거점으로 거듭난다. 당장 연말부터 청량리행 중앙선 KTX-이음 운행이 기존 하루 6회에서 18회로 3배 증편된다. 강릉행 동해선에도 KTX-이음이 투입돼 이동시간이 기존 4시간에서 2시간대로 단축된다. 서울과 수서역으로 가는 KTX-산천과 SRT의 태화강역 유치(3회)도
울산 울주군이 '2025 SRT 어워드'에서 당당히 대상을 수상했다. 전국 46개 도시를 대상으로 종합적인 심사를 거쳐 선정된 결과다. 이는 울주군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역사와 자연, 축제와 예술이 어우러진 문화관광의 중심지로 우뚝 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올해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가 평가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사실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구성된 이 유산은 선사시대 인간의 삶과 자연 인식이 깃든 흔적이다. 단순히 유적지
우리는 가끔 '다듬다'라는 말을 쓴다. 이 말은 포괄적인 의미에서 마무리 작업을 한다거나 수행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의미한다. 인간이 창조하는 모든 것들도 다듬어야 가치를 높일 수가 있다. 그리고 인간 역사를 통해 잘 잘못에 대한 평가를 다듬어 봐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여기서 인간의 삶도 작품으로 생각해 보면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나 조각가가 작품을 마무리 지을 때 '화룡점정'이란 중요한 표현과 같다. 우리 인생도 작품의 완성 단계에서 자신을 다듬어야 화룡점정을 발견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모든 기획과 퍼포먼스도
한국은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년 연장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고용연장 관련 중소기업 의견조사' 결과는 그 흐름에 신중한 질문을 던진다. 조사 결과, 정년제가 있는 30인 이상 중소기업의 86.2%가 법정 정년 연장보다는 '선별 재고용' 방식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직무 능력과 건강 상태, 성과 등을 고려해 정년퇴직자 중 일부를 새로운 계약 조건으로 다시 고용하는 방식이다. 법적으로 정년을 일괄 연장하자는 의견은 13.8%에 그쳤다. 이는 사실상 '선
1971년 고 정주영 회장은 조선소 설립을 위한 차관을 받기 위해 동구 미포 해변 사진 한 장과 외국 조선소에서 빌린 유조선 설계도 하나를 들고 유럽을 돌았다. 그 가운데 영국 버클레이은행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으로 설득해 차관 도입을 성공시킨 일화는 요즘도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는 HD현대는 이를 바탕으로 1972년 조선소 건설과 동시에 선박 건조를 시작해 2년 만에 공장 준공과 함께 첫 선박을 인도했다. 말 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고 정주영 회장의 불굴의 의지와 일에 대한
출렁이는 바다에 몸을 맡기고 파도의 리듬에 맞춰 춤추듯 자유를 그려나가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지친 일상을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답답한 마음을 파도에 씻어버리고 서프보드 위에 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강원도 양양 해변은 '한국 서핑의 메카' '파도의 성지'로 불릴 정도로 서퍼들이 몰리는 곳이다. 양양 하조대해수욕장에 있는 '서피 비치'도 그에 못지않게 뜨는 핫 플레이스다. 여름은 물론이고 겨울에도 서핑은 계속될 전망이다. 높은 파도와 적당한 수심으로 파도타기에 최적화돼 있어 '서핑 1번지'로 불리며, 서핑로드를 중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운명은 시작된다.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그 '보이지 않는 곳'의 문을 두드렸던 사람이다. 그는 정신세계의 은밀한 지하실에 빛을 비추었고, 우리도 알지 못한 채 끌려다녔던 충동과 기억, 상처와 욕망의 정체를 하나하나 밝혀냈다.그리고 말했다. "당신의 운명은 당신이 무시한 무의식의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1856년, 오스트리아의 작은 도시 프라이베르크인메렌에서 태어났으며 유대계 가정에서 자랐다. 부친은 권위적이었고, 모친은 애정이 깊었다. 그는 일찍부터 언어와 고전학, 철학에 두각을 나타내었다. 빈 대학교에서 의
주택에 대한 비과세 취지는 국민의 주거생활의 안정과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있다. 주택은 인별로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가족의 거주이기 때문에 비과세 단위도 개인이 아니라 거주하는 단위별로 비과세해야 합리적이며 따라서 소득세법은 이 단위를 1세대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1세대 개념은 양도소득세 비과세 판정하는 단위일 뿐만 아니라 기타 보유기간 , 거주기간 판정 시나 취득세 납부 시 주택수 판정, 종합부동산세 과세단위 등 세대 개념이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소득세법 제88조의 6호 및 시행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