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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울산 소형 원자로 유치

  2028년까지 9조4,000억원 투입 10개사업 계획
'스마트 사업' 주력산업 맞먹는 경제 효과 기대
  지원금 부재·안전성 입증 등 주민들 동의 숙제


   
▲ 울산의 원전산업육성발전 마스터플랜이 확실한 원전의 안전담보없이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3·11 일본 대지진이후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 여파로 후쿠시마(福島)현 원전에서 잇단 폭발이 일어나고 방사능 유출 공포가 확산하면서 '원전산업 메카'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울산에서도 안전성과 수용성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역 환경단체는 수명이 다한 원전의 연장운전에 반대하고, 고리원전과 인접한 울주군 주민들은 '남 일 아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9조4,000억원을 들여 원자력 기관과 시설을 유치, 울산을 원전산업의 메카로 조성하겠다는 울산시의 마스터플랜도 수정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원자력에 대한 주민들의 수용성(受容性). 주민들의 원자력에 대한 이해와 막연한 불안감 해소 없이는 신고리원전 5, 6호기 등 울산에 추진 중인 원전 추가 건설과 울산시의 원전산업 육성발전 마스터플랜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울산 원전산업 마스터플랜

울산시는 울산을 원전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말 '원전산업 육성발전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내용은 오는 2028년까지 총 9조4,000억원을 들여 원자력 기관과 시설 유치, 원전설비 및 기자재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원전타운 조성, 광역원자력벨트 구축 등 5대 분야에서 10개의 주요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원전산업 연구개발단지 조성과 원전산업 멀티컴플렉스 설립 추진, 원전기자재기술개발원과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 실증단지인 제2원자력연구원 설립, 수출용 중소형 원자로인 SMART 실증사업 유치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시는 국내기술로 개발 중인 수출용 중소형 원자로인 'SMART 실증사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SMART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997년부터 독자 개발해온 우리 고유의 원자로 모델로 열출력이 대형 상용 원전의 10분의 1 수준(330㎿)인 중소형 원전. 바닷물을 하루 4만톤 담수화하는데 필요한 에너지 공급과 전력생산을 위해 다목적용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이는 인구 10만명 지역에 공급할 수 있는 식수와 전력량에 해당한다.

 SMART는 대용량 원전 도입이 불가능한 인프라 부족국가 또는 개도국에서의 중소형 원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중소형 원전 모델로, 시는 울산 유치가 성공하면 자동차와 조선 등 울산의 주력산업에 버금가는 폭발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형 원자로 '뜨거운 감자'

SMART 실증사업의 핵심은 SMART 1호기 건립이다. SMART 생산기지엔 시범적으로 중소형원자로 1호기를 건립해 운용, 세계시장 판매에 안전성과 효율성 등을 검증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SMART 1호기 건립에 필요한 부지는 약 12만㎡ 가량으로 만약 유치에 성공하게 되면 지역 내에서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게 된다. 시는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에다 기존 원전과는 달리 인근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지원금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부지 확보가 만만찮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던 일본 원전이 대형 사고를 당했는데, 안전 매뉴얼조차 없는 소형 원자로를 지역 내에 짓게 될 경우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문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스마트(SMART)'의 재료들이 설계수명인 60년 동안 중성자에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잠정 확인돼 최상의 안전조건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SMART의 증기발생기 전열관 재료인 니켈 합금(Alloy 690)이 우라늄 핵연료의 핵분열 연쇄반응에서 생겨나는 중성자에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한 조사시험를 했는데, 핵분열 연쇄반응에서 생겨나는 중성자를 흡수하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잠정 결론이 도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지난달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서 '방사선 백색비상'이 발령된 사고를 예를 들며 그냥 안전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내 연구용 원자로에서 백색비상이 발령된 것은 처음으로, 외부 시설로 누출되거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근 주민들은 6시간 넘게 불안에 떨어야 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스마트는 축소된 원자력발전소로 지역 유치는 또다른 위험을 항시 끼고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라며 "스마트 유치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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