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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협회·남구문화원 예산유용 의혹 경찰수사
 동구문화원, 신임원장 선거관련 내홍 법정비화
"순수 예술인 중심 정당한 활동" 자성의 목소리

최근 울산문화예술계가 경찰 수사 대상이 되는가 하면 내부 갈등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는 등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이희석 울산예총 전 회장의 뇌물수수 혐의로 큰 충격을 받았던 지역 문화예술계는 올해 들어서도 끊이지 않는 사건으로 그 위상이 크게 실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시비지원금 사용처 논란

31일 지역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경찰이 울산예총 산하 국악협회와 남구문화원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악협회는 일선학교 방과후 강사풀제에 지원되는 강사료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지회의 방과후 강사들에게는 국비와 시비가 매칭 형태로 한 해 수억원씩 지원되는데, 이 지원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일부가 다른 용도로 쓰였다는 것이 이번 경찰 조사의 핵심이다.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 지회 관계자는 울산예총에서 맡고 있는 부회장 자리에서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사임했다.

 울산예총 관계자는 "경찰조사 건과는 상관없이 회장단 회의를 통해서 이같이 결정됐다"면서 "내년 2월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신임 부원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남구문화원의 경우는 지역사 관련책자와 간행물을 발간하면서 관계자가 예산의 일부를 유용·착복했거나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집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받고 있다.

#선거 적법성 놓고 소송

이밖에 내부 갈등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곳도 있다.
 동구문화원은 지난 3월 지역 문화원 가운데 처음으로 경선형태로 신임원장을 선출한 후 선거 결과에 대한 반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전 상근부원장이 문화원이 현 원장을 선출한 선거총회가 규정을 어겼다면서 지난 27일 울산지법에 총회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

 이모 전 상근부원장은 문화원이 '임원을 선출하는 총회는 재적회원의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한다'는 등의 규정을 지키지 않아 전체 회원이 400여명인데도 이중 이사 24명(이사 전체 30명)만 총회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신임원장으로 당선된 한태곤 원장은 현재 변호사 선임을 통해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문화원 관계자는 "그동안 추대형식으로 원장을 선출하면서 문화원 운영이 다소 폐쇄적이다는 지적에 따라 선거를 통해 신임원장을 선출하게 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임원 등의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미지 실추 안타까워"

이러한 사태와 관련, 지역 문화예술계는 크게 실추된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순수예술인들 위주로 정당하게 활동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는 등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일부 문외한들이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면서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되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지역 문화예술계 전반의 이미지가 실추돼 안타깝다"고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이 참에 순수한 의도와 자긍심으로 노력하는 예술인들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예술계 전반이 정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유미기자 ym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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