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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생산직 근로자들이 도박하다 적발됐다는 뉴스는 이제 식상할 때가 됐다. 어제 오늘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생산현장에서 쉴틈없이 일을 해온 근로자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 것이다.
 하지만 근무시간에 사이버도박을 한 장소와 시간, 그리고 적발된 근로자의 수를 보면 현장에서 도박이 얼마나 깊이 뿌리내려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울산공장과 아산공장 직원 97명에 달하며, 이들 중에는 노조 대의원을 비롯한 전현직 간부 13명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들은 근무시간에 각 공장의 현장 반장실에 있는 업무용 PC 등을 이용해 사이버 도박을 벌였다는 것. 도박 규모도 최대 1억원을 넘는 배팅까지 했다고 하니 도를 넘어도 한참은 넘었다. 내부감사에서 적발된 뒤 현재 경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소환조사를 받은 20명 모두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직원들의 잦은 도박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현대차는 급기야 회사 대표까지 나서 담화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김억조 대표이사는 "일부의 그릇된 행동이라도 그 비난은 회사와 전체 직원이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미국업체의 경영약화와 이미지하락, 도요타의 리콜 사태, 일본 대지진 영향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품질경영 및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세계 일류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다지고 있는 시기에 도박사건으로 인해 상당한 이미지 실추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본격화 되고 있는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해진다.
 100명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근무시간에 일은 하지 않고 도박에 열중 했는데도 자동차 생산의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현장에 근로자가 불필요하게 많아서가 아니겠는가. 현재의 생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근태관리에 매번 불만을 제기해온 노조도 이번 교섭에서 회사측에 제대로된 목소리나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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