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추천도서] 모르는 여인들
[금주의 추천도서] 모르는 여인들
  • 울산신문
  • 2012.05.0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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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8년만의 소설집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

# 호모 서치엔스의 탄생- 이제 검색은 권력이다!(최용석·퍼플카우콘텐츠그룹)

옷이나 살 물건을 살 때면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검색을하고 여행을 가게 되면 맛집을 검색한다. "모든 것이 검색이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이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는다. 우리의 일상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요즘 세상에 검색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호모 서치엔스(Homo Searchiens)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검색이라는 기술은 사실 알고 보면 그리 단순하지도 않고 결코 만만하지도 않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든지 검색 능력이 형편없다면 자신의 능력을 절반도 발휘하지 못하고 만다. 저자에 의하면 아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검색 원숭이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검색 원숭이는 검색을 흉내만 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간단한 질문 몇 가지만으로 스스로의 검색 능력을 진단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검색 정복자 혹은 호모 서치엔스가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검색을 둘러싼 환경과 기술을 정확하게 이해한다. 둘째, 종이책과 종이신문, 메모와 마인드맵 등을 통해 사색의 힘을 기른다. 셋째, 검색 키워드를 상상하는 능력과 더불어 검색 서비스의 핵심을 정확하게 이용하는 능력을 기른다.

이 책에는 그밖에도 인터넷 기술의 발달과 거대한 흐름에 대처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보들을 알기 쉽게 풀어준다. '흉내 검색'이 아니라 '진짜 검색'을 정복한다면 당신은 권력을 갖게 될 거라는 얘기다.
 

#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곤도 마리에·더난출판사)


아무리 정리해도 1주일 후에는 방이 원래대로 뒤죽박죽… 정리 리바운드로 골치 아픈 경험이 있는가?
 곤마리 식의 '정리 수납법'은 정리 리바운드(정리 후 다시 지저분해져서 정리를 매번 계속해야 하는 상황)로 계속 고민하던 저자가 15세부터 연구하던 정리 정돈 방법의 정수로서, '한 번 정리하면 두 번 다시 어지르지 않는 정리법'을 말한다. 이 책은 단순한 공간 정리법이나 수납법을 다루고 있지 않다. 정리 정돈 기술의 차원을 넘어 '설렘'이라는 감정을 기반으로 물건과 나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말하는 정리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필요 없는 물건을 과감하게 버리는 것과 적절한 위치에 물건을 배치하는 것이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정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을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물건이 많기 때문으로 본다. 그녀에 따르면 물건이 늘기만 하는 주된 원인은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의 양을 파악하지 못해서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의 양을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납 장소가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납 장소가 분산된 상태에서 장소별로 정리할 경우 영원히 정리는 끝나지 않는다. 두 번 다시 정리 리바운드 되는 상황에 빠지고 싶지 않다면, 장소별·방별이 아니라 '물건별'로 정리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자고 한다.
 

# 도대체, 사랑(곽금주·쌤앤파커스)


자신이 사랑얘기를 쓸 줄은 몰랐다는 국내 최고의 심리학 권위자 곽금주 교수가 사랑을 묻고 말한다.
 그녀가 말하는 사랑과 집착, 외로움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이 책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자신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모아두었던 모든 자료들을 토대로, 인생 최고의 관심사이자 끊임없는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사랑'에 대해, 심리학적 시선으로 접근한 첫 번째 사랑 에세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보다는, 제대로 된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결국 같은 식의 사랑을 반복하며 아파하는 많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자신을 돌아보며 남자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해준다. 영화, 음악, 소설, 시 등 각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예시로 들어, 기존의 어떤 에세이보다 훨씬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곽금주 교수 특유의 담백한 필치와 논리적인 심리학적 근거를 통해 진지하면서도 깊이 있는 통찰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사랑 때문에 울고, 아파하고,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다시 하게 되는 것이 또 사랑 아니던가. 곽금주 저자는 말한다. '이만큼 사랑해도 될까? 이렇게 빠져들어도 될까?' 이런 고민 없이 더 뜨겁고 간절한 것, 외로움과 집착의 일반적인 사랑의 수순에 절망하지 않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관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말이다.
 

# 나의 서양음악 순례(서경식·창비)


음악은 미스터리다.
 서경식 선생은 줄곧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나, 역사의 소용돌이 속을 살아 온 그의 삶은 이 세계의 역사와 현실을 끊임없이 호출하고 그 모두는 이내 글 속에서 섞여든다. 구성도 소재도 통일되지 않았으나 그의 '시선'이 짧은 글들을 한데 묶는다. 이 시선이야말로 숙명과도 같은 디아스포라의 눈길이며, 서경식 선생의 글을 읽으려는 독자들이 기대하던 바로 그것이겠다.

 가혹한 운명에 음악으로 대항한 자들이 결국 부스러져버린 흔적을 바라보는 순간, 선생의 삶과 이 세계의 참혹한 역사와 독자들 속의 어떤 어둠이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순간들이 다가온다. 윤이상의 고향 통영에서, 모짜르트와 말러의 무덤 앞에서, 그리고 슈베르트의 인생 그 자체에서 음악은 운명과 뒤섞여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이해할 수 없는 비극으로 소급된다. 선생은 그 비극을 바라보고만 있다. 슬픔과 영탄이 뒤섞인 채 음악을 바라보는 그 빈 칸들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다.

 이처럼 이 책은 역사, 시대, 인간과 호흡했던 서양음악의 세계를 서경식의 감성적인 글쓰기로 조명한다. 말러, 슈베르트, 베토벤, 모짜르트, 차이꼽스끼, 그리고 윤이상 그 음악을 동경하는 서경식의 매혹적인 에세이. 음악을 들을 때의 전율, 글을 읽을 때의 감동, 그 황홀경의 세계로 안내한다.
 

# 모르는 여인들(신경숙·문학동네)


"아내를 세 번 만나고 그가 청혼했을 때 아내는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인 채 "네" 그랬다. 그로서는 너무나 뜻밖의 대답이었다. 거절당하지는 않을 것 같았으니 청혼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겠다거나 상의해보겠다라는 말도 없이, 아니 잠시 머뭇거리는 기척도 없이 결혼하자는 말에 여자가 바로 네, 하고 나올 줄은 그는 짐작도 못 했다. 손을 잡기도 전이고 영화를 보기도 전이고 약속시간에 늦어보기도 전이니 당연히 술을 같이 마셔보거나 기차를 함께 타보기도 전이었다. 여자가 어떤 영화배우를 좋아하는지, 여자가 싫어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여자가 좋아하는 짐승은 무엇인지 알기도 전이었다. 그런 것들을 알기도 전에 결혼을 했는데 그는 아직도 아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무슨 냄새에 이끌리는지를 알지 못했다. 어둠 속 새의 눈을 응시하고 있는 그의 눈이 흔들렸다. 여태 그 누구도, 어머니마저도 무슨 일에 그렇게 단번에 네, 해주었던 적이 없었다는 것을 그는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 자신 또한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단번에 네, 하고 대답했던 적이 없었다는 것도" '그가 지금 풀숲에서' 중에서.

 역시 재미있고 예리하다. <종소리>이후 팔 년 만에 출간되는 신경숙의 여섯번째 소설집이다.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일곱 편의 순례기로,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특유의 예민한 시선과 마음을 집중시키는 문체로, 소외된 존재들이 마지막으로 조우하는 삶의 신비와 절망의 극점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빛들을 포착해내어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바닥 모를 생의 불가해성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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