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주말 이같은 사실을 입증하듯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진동이 새벽잠을 설치게 했다. 지난 14일 새벽 일본 남서부에서 발생한 규모 6.1의 지진은 울산에서도 감지됐다. 이날 오전 2시 7분쯤 에히메 현에서 진도 5강, 야마구치 현과 오이타 현 등에서 진도 5약의 지진이 관측됐다. 진앙지는 히로시마현 남쪽 세토나이카이 서부 이요나다.

울산지역에서 느낀 지진의 강도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한 신고자는 "사무실에 걸어놓은 액자가 흔들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진동이 감지됐다"고 전해진다. 이같은 신고가 울산소방본부에 20여 건 들어왔다. 이번 지진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보다 울산의 인근 육지와 해상에서 우리를 한 순간에 집어삼킬 수 있는 대지진의 싹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단초라는 사실이다.

이런데도 우리는 아직 지진에 대해서만큼 무사태평이다. 내진설계 강화는 말할 것도 없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피해 시나리오도 서둘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울산은 이미 삼국사기 신라본기를 비롯해 고대 문헌에도 지진관련 기록이 수도 없이 많을 정도로 지진과 무관하지 않은 도시다. 특히 통일신라 혜공왕때는 지진으로 백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 정도면 현재의 리히터 기준으로 강도 6을 훨씬 상회할 정도다. 역사적으로 한반도가 결코 지진 무풍지대가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사례다. 한반도에 최근 들어 지진빈도가 부쩍 늘어나는 것 역시 대형지진을 예감케 하는 전조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위험시설물이 집중되어 있는 울산으로선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만날 수 있다.

울산은 석유화학공장 등 위험물질이 많은 지역이라 강진이 발생할 경우 상상을 초월할 재앙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들 공단은 현재 개별 기업의 자율관리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막연하게 기업에서 알아서 잘 하겠지, 또는 울산에 설마 그런 대지진이 일어나겠느냐고 생각한다면 이것이 더 위험하다. 위험은 일만분의 1이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재난관리의 기본수칙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