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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千聖山)은 양산의 최고 명산으로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의 반열에 드는 산이다. 예로부터 깊은 계곡과 바위능선이 많아 경치가 뛰어나 소금강이라 불렸으며 한반도에서 동해의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이름나 있다. 천성산은 신라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건너온 1,000여 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聖人)이 되게 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화엄경을 설법한 장소가 지금의 억새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화엄벌이다. 산 정상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군사시설로 출입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개방이 됐다. 아직 지뢰 제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정상 부근을 제외한 일부구간은 울타리가 쳐져 있다.

수려한 경치에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암릉산행 묘미 만끽 공룡능선 코스 인기
원효 설법터 화엄벌 은빛 억새물결 장관

천성산 제 1봉인 원효봉에서 제 2봉 비로봉을 잇는 능선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화엄벌 억새평원은 가을이면 은빛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 협곡·폭포 등 동서남북으로 펼쳐진 장관
천성산은 가지산 남동쪽에 위치해 가지산~신불산~영축산~정족산으로 이어는 낙동정맥의 한 구간으로 주맥을 형성한다.

 남쪽으로 뻗은 지맥은 천성산 2봉(855m)에서 방향을 틀어 동쪽으로는 법수원계곡과 바위협곡, 혈류폭포, 서쪽으로는 내원사를 품은 내원사계곡, 남쪽으로는 홍룡사, 화엄벌 억새평원, 북쪽으로는 천성산 공룡능선과 산하동계곡 등 최고의 계곡과 바위 능선으로 산악인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언양에서 통도사를 지나 양산가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길 가에 내원사 입구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육교를 지나 도보로 20~30여 분 용연천 옆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계곡은 점점 깊이를 더 해가며 아름다운 소(昭)들이 주변의 경관과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내원사 매표소를 지나 오른쪽 다리 건너기 전, 좌측에 주차장과 계곡 사이의 길에는 '노전암 가는 길'이라고 적힌 노란색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성불암 방향에서 내려오는 물길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성불암 계곡 방향으로 들어선다. 왼쪽 능선이 공룡능선 들머리다. 천성산 공룡능선으로 산행하려면 초입을 잘 선택해야 하는데,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 코스로 요약 할 수 있다. 

# 다양한 등반코스 사시사철 산악인 유혹

첫 번째 코스는 노전암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측으로 가파른 길이 희미하게 표시 있다. 등로(登路)는 초입부터 다소 가파른 길로 50~60여m를 곧장 치고 오르는 코스로 공룡능선의 제1봉에 올라가는 코스다. 공룡능선 종주코스는 이곳이 출발점이 된다.

 두 번째 코스는 성불암 계곡으로 50~60여m쯤 가다가 좌측으로 소로 길이 다소 희미하게 보이는데, 공룡능선의 제1봉에 올라가는 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코스이다.

 세 번째 코스는 악우대라고 표시된 돌 표지판에서 성불암 가는 방향으로 올라가서 성불암에서 암자 좌측능선으로 공룡능선 제3봉으로 산행하는 코스이다. 이 코스는 성불암과 공룡능선을 동시에 산행할 수 있는 코스로 주말에 많은 사람들이 찾곤 한다.


 울산근교에는 공룡능선이 세 군데가 있다. 신불산 공룡능선, 간월산 공룡능선, 이곳 천성산 공룡능선이다. 공룡능선 산행은 울퉁불퉁한 공룡의 등을 타고 오르는 느낌이다. 산행의 어려움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각 봉마다 타고 올라설 때는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분이 좋다.

 천성산 공룡능선 역시 말 그대로 거대한 공룡의 등줄기를 오르내리듯 대여섯 개의 봉우리가 쉴 새 없이 기다리고 있다. 산행 도중 대여섯 번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등 만만찮은 고행 길의 연속이지만, 제 1봉을 오르면 앞이 탁 트인 경관이 손에 잡힐 듯 이어진다. 천성산의 봉우리며, 내원사계곡, 산하동계곡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는 오룡산과 용연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룡능선 1봉에서 바라본 영남알프스.

 암릉산행의 묘미와 조망의 즐거움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천성공룡능선 중 가장 험난한 구간은 세 번째 봉으로 등로가 각각 10m 높이의 절벽 2개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절벽은 바위 턱을 이용해야하고, 두 번째 절벽은 바위틈을 이용해 올라야한다.

 물론 이용하는 우회로도 있다. 이처럼 위험한 등로가 여러 군데 도사리고 있지만 유독 천성산 공룡능선을 좋아하는 산꾼이 많다. 로프를 타고 바위를 오르면 가슴까지 시원한 전망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보산행객에게는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 시원한 물줄기 벗삼은 성불계곡~집북재
성불계곡의 시원한 물줄기를 벗삼아 오르락내리락을 거듭하면서 바위를 타고 물길을 건너다보면 성불계곡의 성불폭포를 만날 수 있다. 성불폭포는 약간 누운 폭포로 평상시에는 폭포의 길이가 30여m에 불과 하지만 여름 장마철에는 그 길이가 100m에 이를 정도로 수량이 풍부한 편이다.

천성산 공룡능선 구간은 대여섯번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만만찮은 산행이다.
 성불폭포에서 20여분 거리에 집북재가 있다. 집북재는 원효대사가 89암자에 흩어져 있는 당나라에서 온 1,000명의 승려를 소집한 곳으로 짚으로 만든 북을 쳤다는 곳이다. 지금은 나무로 만든 이정표가 서 있다. 여기서 왼쪽으로 노전암, 오른쪽으로 천성산제 2봉-1.2㎞라고 적혀 있다. 직진하면 영산대 방면이나 주암계곡으로 가는 길목이다. 보통 여기서 점심을 먹거나 간단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짚북재에서 천성산 2봉까지는 40분쯤 걸린다.
 
# 원효봉~비로봉 잇는 능선따라 화엄벌 억새밭
화엄벌은 양산시 천성산 1봉(원효산)의 오른쪽 사면에 펼쳐져 있는 억새평원이다. 국립지리원 중앙지명위원회가 2000년 5월 천성산과 원효산을 천성산으로 통합해 부르기로 정식으로 고시하기 전까지 원효산으로 불렸다. 천성산 제 1봉인 원효봉에서 천성산 제 2봉인 비로봉을 잇는 능선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약 25만 평에 이르는 억새평원은 신불산 억새평원보다 작기는 하지만 가을철 은빛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또한 원효대사가 당나라에서 온 1,000명의 승려들에게 화엄경을 설법한 강론장이라 해 화엄벌이라 한다. 1999년에 이곳이 고산습지지역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2002년에는 환경부로부터 '화엄늪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현재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철쭉과 억새군락지가 있어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아름답게 피고, 가을이면 억새물결이 출렁이고, 동해바다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 하산코스로 각광받는 산하동계곡
산하동계곡 길은 등로(登路)보다는 하산(下山)할 때 주로 이용한다. 이 때 산행은 대개 웅상읍 주남리 영산대학교에서 시작한다. 부산~울산~양산시내를 왕복하는 노선버스가 영산대까지 간다. 영산대에서 임도를 따라 30분쯤 오르면 주남고개에 오른다. 

천성산 정상 표지석.
 주남고개에서 산행은 자유롭다. 천성산 2봉(비로봉)으로도 갈 수도 있고, 짚북재를 거처 성불계곡이나 공룡능선을 산행할수도 있다. 이중 주로 많이 이용하는 등로는 주남 고갯마루에서 오른쪽으로 100m쯤 가다가 임도 갈림목에서 왼쪽 길을 따르면 안적암으로 내려서는 등로(登路)이다.(영산대-주남고개-안적암은 1시간 정도 걸린다)

 산하동계곡 길을 하산하면서 종종 느끼는 일이지만 여름철엔 울창한 숲으로 덮여 햇빛을 거의 볼 수가 없으며, 가을철에는 곱디곱게 물들인 단풍이 불을 지펴 놓은 듯 하고, 흘러내리는 물길은 아름답다 못해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또한 바위 절벽위로는 장엄한 공룡능선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산하동계곡의 보물은 아무래도 노전암(卍)인 것 같다. 정족산과 산하동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수되는 기점에 자리 잡고 있어 앞으로는 천성산의 공룡능선이 올려다보고, 뒤로는 정족산의 웅기가 굽이굽이 이어져 내려오는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여기서 내원사 주차장까지는 약 2㎞로 30여 분 소요되며, 성불암 계곡과 합수되는 지점까지는 10여분 걸린다. 상리천 주변에는 낮은 철조망이 처져 있고 그 옆으로 맑은 물소리가 산행에서 지친 발걸음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전혀 오염되지 않은 물줄기가 바위를 깎고 소(沼)를 만들어 주말이면 가족과 연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 곳으로 사시사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산행코스 안내
▲ 제 1코스 : 내원사매표소→계곡합수점→악우대→성불암→집북재→산하계곡→노전암→원점
▲ 제 2코스 : 내원사매표소→노전암도로→계곡합수점→공룡능선→집북재→천성산 제 2봉 →내원사→원점

□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언양~양산~용연~육교~내원사 매표소~내원사(주차장)
▷시외버스 : 언양~양산~용연~육교~내원사 매표소~내원사(주차장)
 
□ 교통
 12번 시외버스(언양~양산~부산 왕복) 이용 내원사 입구 용연삼거리에서 하차. 용연삼거리에서 약 5㎞ 거리.(언양 시외버스터미널 양산방면 완행버스 10분 간격 운행. 내원사 하차 도보 30분 소요)
양산 시내에서 택시로 진입하면 시간 절약(요금 언양에서 약 1만 5,000원).
영산대는 울산·부산·양산 등지에서 노선버스가 운행한다. 울산에서 영산대까지는 태화강역~시청~동강병원~웅촌~영산대 운행 704번 버스 이용.

□ 주변 먹거리와 숙박 안내
▷영성식당민박(055-375-6255), 산장여관(055-375-6618), 또는 통도사 관광단지 주변 통도환타지아 유스호스텔(055-383-6462)이나 통도사관광호텔(055-382-7117~9)이용.
▷용연삼거리에서 내원사 매표소까지 2㎞ 구간 도로변에 여관·식당과 민박을 겸하는 집이 여럿 있다. 상구마을 건너편 언덕배기 목야모텔(055-374-7333)은 내원사 계곡과 양쪽 능선이 한 눈에 드는 조망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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