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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산과 재약산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의 경계를 이루며 북쪽으로는 가지산 줄기와 이어진다. 천황산 북쪽의 밀양 시례빙곡은 한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계곡으로 얼음골이라고도 부른다.

    또한 천황산과 재약산 서쪽은 경사가 심하고 골이 깊어 곳곳에 폭포(층층폭포·흑룡폭포)와 아름다운 소(昭)가 많아 옥류동천(玉流洞天-물이 맑아 마치 구슬이 굴러서 흐르는 것 같은 형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재약산 억새는 고사리 분교 옛터에서 시작해 재약산 서쪽 사자평과 천황산 동쪽사면 125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분지를 온통 뒤덮고 있다. 크기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억새평원이다. 가을철 사자평 억새 풍광을 '광평추파(廣坪秋波-광활한 평원의 가을파도)'라 하는데 재약 8경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10월 하순부터 표충사 계곡에 단풍이 곱게 물들면 단풍과 억새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천황산(天皇山)-사자봉
 높이 : 해발1,189.2m    위치 : 경남 밀양시 단양면/울산 울주군 상북면

 재약산(載藥山)-수미봉
 높이 : 해발:1,108m         위치 :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아름다운 계곡·소 많아  '옥류동천'  불려
붉은 빛 고운 얼음골 용아능선 단풍 일품
125만평 광활한 사자평원 억새파도 탄성
능선·계곡 따라 하산길 아름다운 풍광 덤

주암계곡은 골이 깊어 곳곳에 아름다운 폭포와 소가 많아 옥류동천이라고 불린다. 계곡마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을 풍광을 자랑한다. 사진은 재약산 흑룡폭포.

# 배내고개 주차장서 출발 능동산 경유
천황산(사자봉) 과 재약산(수미봉) 억새평원을 찾아가기 위해 배내고개(해발 750m)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주차장을 가로 질러 서쪽방향으로 50여m 정도 가다보면 우측으로 수많은 리본이 걸려있는 나무계단이 보인다. 능동산으로 오르는 초입길이다.

 방화로를 따라 가는 길은 좌측에도 있다. 산행시 종종 경험해보는 일이지만 방화로나 포장도로, 계단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다소 지루함을 느낄 때도 있다. 해서 능동산을 경유 쇠점골의 시원한 약수를 한 모금 들이키면서 그리 바쁘지 않은 걸음으로 천황산, 재약산을 기점으로 한 바퀴 돌아보는 산행이다.

 능동산 등반길은 초입부터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 길이다. 산행 초반부터 약간의 경사 길을 올라야하는데 능동산 정상 갈림길까지 30여 분 걸린다. 능선에 올라서면 능동산과 석남터널에서 이어지는 갈림길인 삼각지점에 도착한다.

 이곳을 조금 지나면 능동산(983m) 정상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뛰어나다. 가지산·운문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맞은 편으로는 배내봉과 간월산, 신불산, 얼음골과 남명리 방향의 아름다운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능동산을 지나 이어지는 등로는 순탄한 길로 이어지는데, 20여 분이면 능동산 2봉에 도착한다. 능동산 2봉을 지나 한참을 걸으면 넓은 억새군락지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지금 한창 익어가는 억새를 만날 수 있다. 산 아래는 밀양 남명리의 가을풍경과 건너편 산기슭에는 마치 흰 호랑이 한 마리가 기어가는 형상을 한 백운산이 보이고, 저 멀리 맞은 편에는 천황산 정상이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을 지나면 쇠점골 약수터까지는 순탄한 길과 너덜길로 이어지기를 거듭하다가 약수터 부근에서 비탈길로 바뀐다. 약수터를 지난 뒤 길은 약간의 가파른 길이 연속되지만 별 어려움은 없다. 길 잃을 염려가 없도 없고 방화로와 연결되는 기점까지 계단길과 약간의 경사길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차장(1,020m)까지는 40~50여 분이면 도착하고, 케이블카 하늘공원까지는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하늘공원 쉼터에서는 영남알프스 서쪽 사면의 모든 경관을 거의 조망할 수 있는데, 얼음골 용아능선의 가을 단풍은 가히 일품이다. 하늘공원 쉼터에서 천황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회해 샘물상회 방향으로 가야한다.

단풍으로 곱게 물든 얼음골 용아능선.

# 표충사 중심으로 연꽃 형상의 다섯 봉우리
경남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에 자리한 표충사를 중심에 두고 다섯 개의 봉우리가 연꽃 형상으로 감싸고 있다. 수미봉, 향로봉, 사자봉, 필봉, 정각봉이다. 이 연꽃의 가장 중심이 바로 수미봉이다. 수미산은 불교에서 말하는 세상의 중심에서 가장 높게 솟은 산. 그래서 수미봉이라 이름이 붙었다. 이 수미봉을 재약산 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사자평과 주암골 등지에서 약초재배가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 수미봉의 북쪽으로 더 높게 솟은 봉우리를 사자봉이라 부른다. 그 형상이 마치 사자처럼 힘차고 늠름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제의 개명으로 천황산이라 불리었고, 아직도 국립지리원 발행 5만 분의1 지형도에는 천황산으로 지칭되고 있다. 천황산(1,189.2m) 정상에는 천황산과 사자봉, 수미봉(1,108m) 정상에는 재약산과 수미봉이라는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 사자평 억새평원과 추억 속의 고사리마을
125여 만평에 이르는 사자평 억새밭은 가을이면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영남알프스의 으뜸이다. 특히 가을이 깊어 가면 능선을 따라 끝없는 억새평원이 펼쳐져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억새명소로 꼽힌다.

 사자평 억새는 다른 곳보다 키가 작고 유난히 하얗다. 자갈밭에서 모진 바람을 쐬고 자라고 하루 종일 햇볕을 받기 좋은 지형이어서 일찍이 꽃이 핀다. 영남 알프스의 영봉들을 쳐다보며 넘실대는 억새꽃의 군무가 장관을 이룬다.

 사자평에는 오래전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는 산장(대피소)이 있는데 등산객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하고 겨울 산행시 추위를 녹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며 동동주 등 먹을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사자평에서 옛 고사리 분교 오른쪽 방면으로 하산하면 표충사 방면이고 왼쪽은 주암계곡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계곡은 초입부터 온통 단풍으로 뒤덮여 물감을 뿌려놓은 듯 하고 길 따라 이어지는 계곡 물길은 하얀 거품을 연거푸 뿜어내며 우리의 발길을 쫓아오고 있다. 그래서 주암계곡을 단풍 10리, 물길 10리라 하지 않았던가?

 사자평 한쪽에는 18년 전 고사리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마을이 있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고사리 마을 움막집 평상에서 기울였던 막걸리 한잔의 추억과 그 집 찌그러진 창문 틈으로 보이던 쏟아지던 별빛과 서늘한 초승달의 기억이 선연히 살아있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던 쓸쓸한 화전민들이 모여 살던 이 고사리 마을에는 이제 아무도 아무 것도 없다. 그 움막집들도, 몰려다니던 염소들도, 고사리 분교도, 이름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던 처녀 선생님도 이제 없다. 사자평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면 재약산을 거처 옛 고사리분교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주암계곡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천황산 사자봉 정상표지석.

#사자평서 주암계곡 하산길은 두 가지
사자평에서 주암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은 크게 2곳으로 알려져 있다. 첫 번째 등로는 주암삼거리 주막(쉼터)에서 동쪽으로 난 억새숲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왼쪽으로 꺾어지면서 하산하는 등로와 주암계곡 물길을 따라 내려오는 등로이다.

 첫번째 길은 (주계)능선산행을 따라 하산 하면서 배내골과 주암계곡의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산길이다. 천황산과 신불산, 간월산의 서쪽 사면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다소 산행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등로이다.

 두 번째 등로는 주로 초보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고만고만하고, 시냇물을 벗 삼아 내려오다 보면 곳곳에 아름다운 반석들이 등산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계곡 옆 반석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쉬엄쉬엄 내려와도 1시간 30분이면 주암계곡 주차장에 도착할 수가 있다. 또한 단풍철에는 아름답게 물들인 오색의 무지개를 연상하리만큼이나 곱디곱게 물든 단풍이 절경을 이루고, 여름철엔 거의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나무가 어우러져 계곡등반을 겸한 산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주암마을 주암계곡은 능동산과 재약산 사자평 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쳐지는 지점으로 여름철에는 많은 피서인파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는 곳 이기도하다. 여기서 배내고개 주차장까지 이동하려면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지만 울산대 연수원 방면으로 올라가는 지름길도 열려있다.

 만약 가지고 온 차를 감안하지 않는다면 표충사 방면으로 하산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사자평에서 고사리분교 옛터를 거쳐 층층폭포·흑룡폭포의 장엄한 물줄기를 감상하고, 옥류동천 맑은 소와 담을 벗 삼아 발길을 옮기다보면 표충사에 도착할 수 있다(1시간 30여 분 소요).

□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울산-언양-배내고개
▷시외버스 : 언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328번을 이용하면 된다. 평일·주말 이용시간이 다르고, KTX역에서 출발하는 차량과 언양에서 출발하는 차량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언양 출발 : 06:20, 07:50, 09:50, 13:40, 17:25 *KTX역 출발: 09:40, 13:30, 17:10
 
□ 주변 먹거리와 숙박 안내
▷강촌연수원: 052-264-4440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310
▷산천가펜션: 052-254-2050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336
▷배내산장: 055-387-3292 양산 원동면 선리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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