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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국가산업단지(용연~청량IC) 연결도로에 있는 덕정교에서 변위가 발생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가 덕정교 아래에서 상판과 교대를 점검하고 있다.

상판-교대 적정공간유지 설계 불구
일부 구역 1~5㎜로 사실상 맞닿아
변위 심해지면 교량 파손 위험 커
부실시공 우려 정밀안전진단 실시


준공된 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은 교량인 울산 울주군 청량면 덕정교에서 변위가 발생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안전한 1등급으로 지어졌음에도 포항지진에 의한 추가 변위가 확인됐고, 울산지역 교량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유형의 문제라 부실시공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30일 울산시에 따르면 덕정교는 울산국가산업단지(용연~청량IC) 연결도로 상에 있으며 지난 2015년 12월 연장 220m, 폭 20m, 왕복 4차선으로 개통됐다. 남구 용연과 울주군 청량IC를 잇는 산업물동량 수송로로 이용되고 있다.

 시는 지난 13일 하자담보 기간이 2년인 교량 위 차도의 포장 공사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교량이 미세하게 틀어진 것을 확인했다.

 시에 따르면 교량의 상판(차량이 다니는 곳)과 교대(다리 양 끝을 받치는 기둥)는 평균 80~150㎜ 떨어져 독립된 구조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온도차에 따라서 교량의 철판이나 콘크리트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이 간격이 부족하면 상판과 교대가 서로에게 손상을 주면서 교량의 변위로 이어진다. 변위 규모가 커지면 최악의 경우 교량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덕정교의 경우 상판과 교대의 간격이 1~52㎜로 일부 구역은 사실상 붙어있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변위 발견 직후 구조 전문가인 이종석 울산대 교수, 오명석 교량전문가인 토목구조기술사회 부회장, 지반공학 전문가인 김병민 UNIST 교수, 이완진 울산대 겸임교수 등으로 구성된 점검반을 구성해 현장 확인 및 자문회의를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교대벽체에 균열이 발생되지 않는 등 심각한 손상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고 차량통행을 제한할 필요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추가 변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상판과 교대 사이에 눈과 비가 스며들어 얼음이 생기거나 주변 성토로 인한 교각의 토압 증가 등 추가 변위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는 덕정교 각각의 지점에 계측기를 설치했으며, 현장 관리자를 상주시켜 추가 변위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12월에는 안전진단전문기관에 교량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관련 예산 1억 원은 시공사인 GS건설 등에서 부담하며,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3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는 정밀안전진단 후 그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준공된 지 2년도 안 돼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부실시공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덕정교는 내진설계가 이뤄지는 등 구조적으로 가장 안전한 1등급 교량으로 지어졌다. 1등급 교량은 정밀안전진단도 10~15년 후에야 실시된다. 다시 말해 10~15년간 구조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안전을 보장하는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또 내진설계가 이뤄졌음에도 시가 변위를 확인한 이후인 지난 15일 포항지진으로 인해 10㎜ 내외로 추가 변위가 발생했다. 상판과 교대 간격으로 교량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은 울산에서 처음으로 흔하지도 않은 사례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에서 비파괴 검사, 콘크리트 강도시험, 철근배근탐사, 탄산화 깊이 측정시험 등 세부 검사가 진행되면 부실공사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지속적인 계측을 실시하고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근본적인 복구를 시행해 교량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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