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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군이 축산농가의 소 사료값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청보리 등 조(粗)사료를 재배키로 하고 방안 마련에 나섰다. 청보리는 다른 작물과 달리 병해충에 강하면서 동시에 많은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작물로 알려져 있다. 군은 이에 따라 관내 겨울철 유휴농지의 실태를 파악하고 경작면적 등에 대한 세부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현재 군 지역에는 한우 2만8천5백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먹이는데 연간 7만3천t 가량의 조사료가 들어가고 있지만 자체 생산이 가능한 양은 2만5천t에 불과, 약 5만t 가까이를 수입산이나 전라도 등 외지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보충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유휴농지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비해 농사를 지을 '일손'부족으로 청보리 자급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적정 농가소득을 보장할 수 없어 청보리 재배를 포기하는 등 다양한 이유도 포함된다. 그러나 행정기관인 군이 나서 일정부문의 위험을 감수하고 이를 직접 재배할 경우 사료값 절감과 함께 농가 고용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농가소득 보전을 위한 쌀직불금 지원보다는 이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농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맹목적이고 전시효과 위주의 농정은 결국 농촌을 더욱 피폐하게 할 뿐이다. 군은 이를 위해 지역 내 겨울철 유휴농지 3천㏊에 청보리를 심어 조사료를 100% 자급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하고 올 추경예산에 관련 예산을 늘리는 검토에 들어갔다. 군은 또 이와는 별도로 겨울철에 청보리를 재배하는 각 농가에 소규모 수확장비를 지원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에도 5억원 가량의 국비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이처럼 청보리 재배가 계획대로 될 경우 축산농가의 사료값 절감뿐 아니라, 농한기에도 매년 3천명에 달하는 고용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내친김에 청보리 경작면적을 대폭 확대, 자급자족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울주군 농가의 수익원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울주군이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 회야댐을 비롯한 군 관내 4개의 다목적댐 상류는 겨울철이면 거의 말라 있다. 이 유역의 면적만 수십만 평에 이른다. 삼남농협은 이미 수자원공사와 협의, 대암댐 상류지역 10㏊에 청보리를 경작하고 있다. 화학비료 사용 등 상수원오염원만 원천 차단하고 재배한다면 수자원공사라고 반대할 이유가 없다. 대규모 청보리 재배단지는 또 겨울철과 이른 봄의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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