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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또 울려고 그러죠?" 아들과의 작별 인사로 눈시울이 빨개진 내 맘을 알아 챈 눈치 빠른 둘째가 말했다. 여름 방학을 보낸 아들은 2학기 개학을 위해 중학교 기숙사로 향했다. 어깨를 들썩이며 손으로 눈물을 닦고 뛰어가던 아들의 뒷모습은 애처롭고 애잔했다. 부모 품을 떠나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길 바랬던 우리는 흘렸던 눈물만큼 한층 더 성숙해져 가고 있었다.
2학기를 막 시작한 울산 교육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대입수능 원서접수가 시작된 고등학생의 교실에서는 수시전형과 정시준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자유학년과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중학생의 교실에서는 즐거운 재능강사 수업으로 자신의 꿈길 찾기가 시작되고, 여름방학을 보낸 초등학생의 교실에서는 신나게 놀았던 물놀이로 저마다의 이야기꽃을 피운다.

최근 10대들의 선망 직업 1순위는 '유튜버' 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creator)는 유튜버와 같은 말로 인터넷 무료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자신이 만든 창작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을 말한다. 크리에이터들은 구독자들이 클릭하는 광고 동영상 시청으로 억대 연봉의 수익을 올리는 1인 미디어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게임, 뷰티, 먹방, 쿡방 등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높은 소득까지 덤으로 따라오니 10대들에게는 달콤한 꿈의 직업일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기 위해 우리는 미디어를 사용한다. 온라인 기반의 동영상이 미디어의 소셜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금은 크리에이터들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되고 있다. 자신의 일상을 편안하게 보여주고 웃음도 선사하고 공감도 얻으며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컨텐츠로 친근하게 다가간다.

1인 크리에이터 방송은 시청자와 크리에이터가 방송 중 채팅창 댓글로 자유롭게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방송에 직접 참여하여 현장감을 느낄 수 있고 더 몰입할 수도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시청자의 미시적 취향에 맞춰 개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자신의 창작물 컨텐츠와 미디어가 결합된 상업적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해 낸다.   

아무리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고 수많은 최첨단기기들이 우리 생활을 예측가능한 미래로 편리하게 바꾸어 놓는다 하더라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며 양육하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고 서로 배려하기, 친구와 교감을 나누고 타협하는 법 배우기 같은 감정 활동이 바로 인간 고유 영역이다.

갓 태어난 아기가 태어나서 울음으로 자신의 배고픔이나 불편함을 표현하면 엄마는 금방 알아채고 아기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이러한 보살핌을 과연 로봇이 대신할 수 있을까? 배내짓하고 옹알거리는 아기 앞에서 웃으며 눈 맞추는 시선을 보고 아기가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음을 기계가 알아챌 수 있을까?

어릴 때부터 사랑과 돌봄을 받으며 자라온 우리 학생들은 부모님 품속의 가정교육을 벗어나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교육 울타리 안으로 들어왔다. 선생님들은 그동안 다져온 새로운 문화에 대한 경험들을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준다. 한 사람의 새로웠던 경험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모두의 정보로 재탄생되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창의와 도전정신을 자극한다. 

학생들을 사랑으로 몸소 가르치고, 학생들의 고민도 들어주고 함께 해결해주는 휴먼 디자이너 같은 따뜻한 선생님이야말로 학교 안 교실 현장에서 학생들과 최접점에 맞닿아 있는 우리의 진정한 '교육 크리에이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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