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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수년째 침체 국면에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산업분야의 침체다. 하지만 이로 인한 인구감소는 위험수준이다. 이미 울산은 3년째 인구가 줄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단순히 인구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문제가 아니라 출생아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은 암담한 현실이다. 

젊은층이 떠나고 아기의 울음소리도 그치면 도시의 활력은 사라지게 된다. 울산지역 인구는 지난 2015년을 고점으로 3년 연속 감소하고, 인구이동도 총 전입보다 총 전출이 더 많아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것도 주로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부산이나 경남 등에서 노년인구가 유입되는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뼈아픈 뉴스도 있었다. 바로 혁신도시 관련 뉴스다. 전국 10대 혁신도시 가운데 최근 7년간 울산 우정혁신도시의 인구 유출이 유일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이 국토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혁신도시의 7년간 순유입 인구 18만2,127명 중 51.1%에 해당하는 9만2,996명이 구도심에서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혁신도시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역발전 거점으로 육성·발전시키고, 국가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조성 사업이다. 지역 간 혁신도시 순유입 인구는 '주변지자체→혁신도시'가 5,450명(79.9%)으로 가장 많았고, '구도심→혁신도시'는 4,195명(61.5%)으로 나타났다. 반면 타 시도로 인구유출의 경우 '혁신도시→타 시·도'는 1,980명(29%)으로 가장 많았고, '혁신도시→수도권'이 845명(12.4%)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혁신도시의 인구 유출은 전국 10대(제주·부산·대구·울산·원주·음성·전주·나주·김천·진주) 혁신도시 가운데 울산의 우정혁신도시가 유일했다. 게다가, 우정혁신도시 내 산학연클러스터 용지 입주율은 49.4%로 절반에 못 미쳤다. 울산으로서는 치명적인 현상이다.

울산의 침체는 조선업 등 주력산업이 내리막길을 걷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역 주력산업의 침체는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고 결국 직장을 잃고 울산을 떠나는 탈울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사람보다 빠져나가는 사람 수가 월등히 많아 '직장을 찾아 울산에 돈 벌러 왔다'는 말은 옛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문제는 인구 유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출생아 수도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19년 9월 국내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울산은 지난 9월 한 달간 9,162명이 전입해 왔으나 이보다 많은 9,795명이 전출을 택하면서 한 달 사이 633명이 순유출됐다.

순유출자 수는 전년 동월 859명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으나 순유출률이 -0.7%로 떨어지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대전(-0.8%)에 이어 대구·서울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울산의 총전입자는 10만8,000명인데 비해 총전출자는 11만5,000명으로 순유출이 7,000명에 달했다. 울산의 월별 순유출자 수는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1,100~1,200명이던 것이 4월부터 1,000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적게는 600명에서 많게는 900명이 매월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올 3분기 인구 순이동률에서 울산은 전국 상위권에 랭커됐다.

올 들어 3분기 동안 울산의 총전입자 수는 3만958명이었으나 총전출자 수는 3만2,970명으로 모두 2,012명이 순유출됐다. 이는 전년 동기 순유출자 3,054명에 비해 1,000명 넘게 줄면서 탈울산의 속도와 규모는 다소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전국 시도 가운데 순이동률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11개 시도 중 울산은 서울·대구(-0.8%)에 이어 전남과 함께 2위에 이름을 올려 순유출이 여전함을 뒷받침했다.

이처럼 울산에 들어오는 인구보다 빠져나가는 인구가 많은 가운데 출생아까지 급감하고 있어 울산지역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올 8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출생아 수는 593명으로 6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694명에 비해 101명(-14.5%)이 줄어든 것이다. 울산의 월별 출생아는 1월 758명을 기록한 이후 2월부터 5월까지 600명 중후반대를 유지하다 6월(582명)에 600명 선이 무너진 뒤 7월 612명으로 올라섰으나 8월에 다시 593명으로 줄었다. 

인구 전문가들은 울산의 인구 변화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순유출 증가와 출생아 감소가 겹친 울산의 인구정책은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다. 인구 유출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은 경제다. 침체된 주력산업의 회생만을 기다리는 안이한 인식으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단기 처방과 함께 강소형 중소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늘리는 중장기 대책까지 지자체와 유관기관, 지역경제계가 융·복합적인 협업시스템을 만들어야 답이 나올 수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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