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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불황으로 지난 2년 반 동안 무려 20%나 폭락했던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상승 반전한 뒤 4개월째 오르고 있으나 이번에는 도농(都農) 양극화가 집값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주여건이 좋은 남구나 북구의 신개발지 아파트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울주군의 변두리 농촌지역 아파트는 급락 수준으로 매매가격이 떨어지면서 울산 전체의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19일 한국감정원이 올해 1월 둘째 주(1월 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조사한 결과, 울산의 매매가격은 0.12%, 전세가격은 0.20% 올랐다.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전주에 비해 각각 0.03%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1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울산의 이번 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0.09%)이나 지방 5대 광역시 평균(0.11%)을 웃돌았고, 인근 부산(0.05%)이나 경남(0.01%)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국 상위권을 보인 대전(0.36%), 경기(0.18%), 세종(0.14%)에는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울산 내에서도 각 구·군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최대 0.54%의 격차를 벌이는 도농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각 구·군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남구는 0.32% 오르며 울산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주에 비해 0.02% 높은 상승률인데, 학군 등 생활여건이 양호한 옥동과 신정동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북구도 이번 주 울산 평균 상승 폭을 크게 웃도는 0.20% 상승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북구 지역 중에서도 매곡동 신축 대단지 위주로 오름폭을 키웠다. 도심 재개발 수요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중구는 울산 평균은 밑도는 0.09% 상승에 그쳤고. 조선업 악재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동구는 이번 주 0.08% 오르며, 지난해 11월 둘째 주 이후 9주 연속 상승했다.

반면, 울주군의 이번 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0.22% 하락해 남·북구와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울주군의 변동률은 지난 주(-0.50%)에 비해 낙폭이 크게 줄었지만, 매매가격 하락을 멈추게 할 마땅한 재료가 없다는 점이 시장의 고민이다.

이번 주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울주군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부터 5주 연속 하락세가 지족되고 있다. 울주군의 매매가격 하락은 온산읍 등 남부권의 노후아파트와 급매물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KTX울산역세권의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비인기 지역의 공급 과잉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산의 아파트 전세가격도 매매가 흐름과 동선을 맞추는 모양새다. 울산 전체적으로 0.20% 오른 가운데 북구가 가장 높은 0.39% 상승률을 기록했고, 다음으로 남구가 0.27%, 동구 0.21%, 중구 0.20% 순으로 올랐다. 반면 울주군은 지난 주 0.43% 하락한데 이어 이번 주에는 0.14% 내리며, 지난해 12월 둘째 주 이후 6주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선 "울산의 아파트 값이 다른 지방 광역시에 비해 평가절하 된 수준임에도 상승 속도와 폭이 낮은 것은 지역 내 실수요자에다 외부투자자의 손길이 미치는 남구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가격 상승을 이끌만한 재료가 없기 때문"이라며 "지금과 같은 가격 등락패턴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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