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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침 땅만침
박해경 글·섬아이

'동시 자전거 타고 동화 마을 한 바퀴'에 제가 처음으로 소개할 책은 울산 사투리 동시집 '하늘만침 땅만침'입니다. 도서출판 섬아이에서 펴냈고 울산 큰 애기 박해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입니다.
'하늘만침 땅만침' 동시집이 탄생하기까지 울산 사투리를 정확하게 수집하고 조용하 선생님의 두꺼운 사투리 '울산 옛말'에서 적절한 단어를 찾아내는 과정을 잘 알고 있어서 애정이 더 가는 동시집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제목이 된 시와 '문캐다'만 읽어보더라도 단숨에 책을 읽고 싶은 호기심을 참지 못할 것입니다. 

만침

-우리 민이, 아빠 얼만침 좋아하노?
-사탕 만침
-그라믄 사탕은 얼만침 좋은데?
-하늘만침 땅만침

※만침: 만큼

문캐다

엄마 아빠 헤어지고
큰집에 얹혀사는 나
일기 쓸 때마다
'큰'이라는 글자를
문캐고
엄마 아빠라고 쓰고 싶다.
누구에게 들킬까 봐
내 마음도
쓱쓱 문캔다.

※문캐다: 지우다
 

이시향 시인
이시향 시인

'만침'은 문삼석 시인의 동시 '그냥'처럼 천진한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문캐다'는 이혼이 많은 시대적 현실에 따뜻하게 아이를 보듬어 주고 싶게 만들어 줍니다. 그 외에도 시의 제목들 니캉내캉, 끼꿈하다, 찔락거리다, 쭈굴시럽다, 괴안타, 끈텅머리, 새구랍다, 따깨비만 읽어 보아도 사투리의 정겨움이 떼굴떼굴 몸 안으로 굴러들어올 것 같지 않습니까?
타 도시 사람들이 읽어도 재치와 정겨움 그리고 감동으로 따뜻한 울산을 알리기에 최적의 동시집이라 생각하며 울산을 넘어 전국에서 사랑받는 동시집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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