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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국가정원과 관련한 두 가지 뉴스가 나왔다. 울산시는 환경부가 시행한 '2019년 생태관광지역 운영 평가'에서 태화강이 3회 연속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지정된 구역은 삼호교∼명촌교 구간 5.04㎢다. 태화강국가정원이 포함된 구간이다. 생태관광지역은 환경적으로 보전 가치가 있고 생태계 보호 중요성을 체험·교육할 수 있는 곳으로, 2013년부터 환경부가 3년마다 평가해 지정하고 있다. 

태화강은 2013년 전국 12대 생태관광지역으로 최초 지정된 뒤, 2016년 평가에서76.1점(기준 60점 이상)으로 재지정받았다. 지난해 평가 점수는 84.8점(기준 70점 이상)으로, 전국 12개 생태관광지역 중에는 제주 동백습지(89.1점)와 창녕 우포늪(87점)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태화강은 마스터플랜 수립,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를 통한 시민 참여, 생물자원과 공존을 통한 계절별 맞춤 프로그램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환경부는 6년 차 생태관광지역 12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9∼12월 3개 영역, 23개항목에 대한 자료 분석과 현장 조사를 거쳐 평가했다.

또 하나의 뉴스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비전에 관한 소식이다. 울산시가 지난주 시청 상황실에서 '태화강 국가정원 진흥계획 수립 용역 1차 추진 보고회'를 열었다. 이 용역은 국가정원 지정 이후 태화강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찾고 정원도시 울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정원문화 확산, 정원 발전 로드맵 구축 등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울산시는 이번 용역에 태화강 국가정원 현황과 잠재력·역량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원시설 확충, 각종 프로그램 개발, 다른 분야와 융복합 방안 마련 등 정원문화 진흥과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안들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전문가 자문, 각종 설문조사, 중간보고, 시민설명회, 최종보고회 등을 거쳐 9월께 용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1차 추진 보고회는 본격적인 용역 추진에 앞서 관련 공무원들의 의견과 자문을 듣고자 마련했다"면서 "태화강이 지닌 취약점을 극복하고, 자연·생태·환경이라는 우수 자원을 활용해 국가정원과 정원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태화강 국가정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19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된 바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한 우수한 관광 자원을 알리기 위해 선정하는 한국 관광의 별에 태화강국가정원이 선정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이같은 자랑스러운 일과 함께 태화강국가정원은 앞으로의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는 점이다. 후발주자로 출발한 태화강 국가정원을 어떤 방식으로 정체성을 살려 나가느냐는 중차대한 문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가장 시급한 부분은 바로 태화강 국가정원의 기반시설이다. 지난여름 태풍에도 경험했듯이 태화강 국가정원은 치수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여기에 태화강 국가정원만이 가질 수 있는 킬러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시급하다. 지금 이 두 가지 문제는 태화강 국가정원이 가진 가장 큰 취약점이다. 

태화강이 이 두 가지 약점에도 불구하고 국가정원이 된 것은 바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라는 사실이다. 태화강이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선정된 만큼 울산은 이제 생태도시라는 이미지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이 이제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인 전남 순천만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대표 국가정원이 될 도약의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이제 태화강이 왜 국가정원인가를 제대로 알리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 생태복원의 모범사례를 전국, 그리고 세계에 알려야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이와 함께 태화강 국가정원의 킬러 콘텐츠 개발도 시급하다. 태화강 발원지 스토리텔링과 돋질산, 매립장, 삼산배수장, 요트계류장, 대도섬을 연결하는 역사 문화 축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여기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바로 치수대책이다. 물론 수질 관리도 당면한 과제다. 태화강 유역의 오수관거를 재점검하고 자연형 하천과 인공하천 구간을 구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인공적인 정원이 아닌 태화강의 생태요소를 반영한 생태 국가정원 조성이 필요하다. 백리대숲, 바람길, 철새 자원 등 태화강 생태자원의 효율적 관리 필요성에 주안점을 갖고 십리대숲의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치수와 킬러콘텐츠가 갖춰져야 태화강 국가정원이 국민적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태화강국가정원은 태화강 국가정원 진흥계획 수립 용역과 더불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어떤 방식으로 국가정원의 위상을 제대로 보여줄 것인가는 올해 판가름 난다고 할 수 있다. 관련부서와 기관에서는 총체적 관점에서 미래를 위한 정체성 확보에 나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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