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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19일 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김석진 행정부시장 주재로 코로나19 확진자 집단발생(대구·경북)에 따른 대응 기관별 관계자 회의를 개최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시는 19일 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김석진 행정부시장 주재로 코로나19 확진자 집단발생(대구·경북)에 따른 대응 기관별 관계자 회의를 개최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전국 확진자가 50명을 넘어선 '코로나19'가 영남권인 대구·경북지역으로 남하한 가운데 이들 지역과 생활권이 겹치는 울산이 초긴장 국면에 돌입했다. 양 지역간에는 상당한 규모의 인적·물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보니 방역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타 지역에서 들어오는 인구는 무조건 KTX 등 5개 관문만을 통해 울산진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버스가 울산종점으로 가기 전까지 울산에서 수십회 이뤄지는 중간정차를 금지시켜 시내 유입을 제어하는 등 '북풍 저지'를 위해 고삐를 바짝 죄기로 했다.

# 방역 전문가 자문단 발족
19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후 비상회의를 열고 '대구발 코로나 19'에 대응하기 위한 교통대책을 논의했다.


 그동안 예의주시해왔던 대구지역에서 결국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 19의 공포가 코 앞까지 닥쳐온 데 따른 조치다.
 시는 우선 대구는 물론 수도권을 출발한 열차와 버스 탑승자가 울산에 하차하는 것에 대비해 지역내 관문 5곳의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KTX울산역·울산공항·태화강역·고속버스터미널·시외버스터미널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발열 환자 검역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버스의 경우 이들 관문에 도착하기 전까지 울산지역 내 중간하차를 금지시켜 검역 없는 인구 유입을 차단하기로 했다.


 울산에는 시외버스와 고속버스가 종점까지 가기 전 공업탑로터리와 태화로터리, 신복로터리에 각각 위치한 '중간하차지점' 3곳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있다.
 시는 접촉자 발생 방지와 지역사회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 지역 시외·고속버스의 이들 지점에서의 중간하차를 금지시키기로 했다.


 타 지역 울산진입 인구는 무조건 관문 5곳으로 몰아 검역대를 거치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시에 따르면 울산을 기점으로 시외버스가 하루 182회 운행하고 있으며, 울산에 노선을 둔 버스회사는 경기도 대원고속·아성천마고속·금아리무진·금호고속·천일고속 등 20곳으로 대구·전라도·경기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들 버스회사와 긴급 협의를 벌여 20일부터 중간하차불가 조치를 승객들에게 안내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시외버스터미널을 거쳐 방어진으로 가는 노선의 경우 일단 터미널에서 전원 하차 해 검역을 통과한 후 다시 승차해 목적지까지 가도록 조치했다.


 시 관계자는 "울산과 가까운 대구에서 갑자기 많은 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울산의 대응을 묻는 시민들의 문의가 쏟아졌다"며 "개인 승용차 등을 활용해 울산으로 들어오는 인구까지 통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울산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이용자는 고속버스가 연 32만7,659명으로 월평균 2만7,304명이며, 시외버스 127만5,192명으로 월 평균 10만6,266명에 달한다.
 
# 대학·병원도 사태 예의주시
시는 대구에서 울산으로 오는 인구의 대다수는 양 지역 대학을 통학하는 학생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지역내 대학들은 일제히 학사일정을 미룬 상태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시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울산대의 경우 전체 학생 2,900명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거주자가 300여 명에 달한다.
 울산대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방학을 연장한 상태여서 현황파악이 어렵다"며 "개학을 하더라도 특정지역 학생들의 동선을 통제하는 것은 현실상 어려워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도 코로나19의 남하에 맞춰 실질적인 통제에 나섰다.
 울산대학교병원은 이날 오후부터 면회객 전면 통제에 들어갔다. 면회는 주치의가 통제하되 허가된 보호자만 가능하다. 중환자실은 의료진이 연락할 경우만 출입할 수 있다.
 울산대병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선별진료소를 24시간 운영 중이며 내원객 여행력 확인, 발열 체크 등을 하고 있다.


 병원 측은 또 이날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자 울산지역 인터넷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대구 확진자 일부가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된다는 소문이 돌아 경계하고 있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아직 확진자 이송 요청 등을 받은 적이 없다"며 "부정확한 소문으로 시민과 환자 등이 혼란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송 시장 "시민 불안 해소에 최선"
시는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울산시 방역 전문가 자문단'을 발족해 운영을 시작했다.
자문단은 변태섭 울산광역시 의사회장을 단장으로 전문의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됐다.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감염병 유입·확산 가능성을 예측 분석하고 병원체의 기초 임상 및 의학적 소견을 토대로 역학조사 및 위험성 분석, 방역 조치 등을 자문한다.
특히, 병원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할 시 추가적 확산을 막기 위해 병원의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한 폐쇄 여부 결정 및 이행 상황 점검, 격리 병실 등에 대한 감염관리 현황점검 등 실효적이고 구체적인 대응 방향도 자문하게 된다.


시는 "자문단의 자문을 통해 실효성 있는 방역 대책을 수립 시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철호 시장은 "민간 전문가 자문단과 함께 힘을 합쳐 감염병 위기 상황을 잘 헤쳐나가고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추가돼 국내 확진자는 총 51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환자 15명이 추가 발생해 하루 만에 확진자가 20명 늘었다. 새롭게 확진된 환자 5명은 모두 31번 환자(61세 여성, 한국인)와 연관성이 있다. 이에 따라 31번 환자와 연관성이 있는 환자는 총 15명으로 늘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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