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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울산의 주력산업을 마비 직전까지 몰아가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친 여파를 확인할 수 있는 첫 경제지표가 나왔다. 그 충격파가 과거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국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3월 전망치는 84.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92.0)에 비해 7.6포인트 낮은 수치인데, 같은 달 전망치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휘청이던 2009년 3월(76.1)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과거 전염병 유행 때의 기업경기 전망치와 비교하면, 2003년 7월 사스 때는 96.4로 전월 대비 11.7포인트 하락했고, 2015년 7월 메르스 때는 84.3으로 전월보다 12.1포인트 추락했었다. 

이번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된 3월 전망치 낙폭이 전월 대비 7.6포인트에 그쳐 과거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하락폭이 줄었지만, 전망치 절대 값은 메르스 때와 비슷하고, 사스 때에 비해 오히려 12포인트나 낮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받는 타격은 예전보다 훨씬 큰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아직 초기 단계이고,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 실적치는 78.9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0.4포인트 추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2월(62.4) 이후 132개월 만에 최저치다.

무엇보다 80대 초반으로 주저앉은 3월 전망치는 지난해 12월(90.0) 이후 상승세였던 전망이 비관으로 돌아섰음을 뒷받침했다. 부문별로는 내수(86.5), 수출(89.7), 투자(91.8), 자금(93.1), 재고(102.5), 고용(95.4), 채산성(93.1) 등 전 부문에 걸쳐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재고는 다른 지수와 달리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과잉)을 의미한다. 업종별 종합경기지수에서 울산의 주력업종인 자동차와 선박, 석유정제 및 화학제품의 3월 전망치와 2월 실적은 줄줄이 추락했다. 자동차와 선박의 3월 전망치는 71.1을 기록했고, 2월 실적치는 60.0으로 주저앉았다. 석유정제·화학제품의 3월 전망치와 실적치는 각각 91.4를 기록했다.

한경연의 이번 설문 결과, 기업 10곳 중 8곳(80.1%)이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또 전체 기업 중 14.9%는 '부정적 영향이 상당하다'고 했다. 상당한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는 여행업(44.4.%), 운송업(33.3%), 자동차(22.0%), 석유·화학제품(21.2%), 도·소매(16.3%) 순이었다.

아울러 기업들은 코로나19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문으로 내수 위축(35.6%)과 생산 차질(18.7%), 수출 감소(11.1%)를 꼽았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공장 가동중단으로 인한 생산 손실과 중국 수요 감소로 인한 생산량 저하 등의 영향이 크다고 응답했다. 2월의 부문별 실적치는 내수(79.6), 수출(85.4), 투자(89.5), 자금(92.0), 재고(102.3), 고용(95.4), 채산성(88.1)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인 수치가 나왔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기업과 지방정부, 시민들이 가져야 할 대처 방법이다. 울산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공포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아주 광범위한 지역 유행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위험 인자와 관련이 없는 상황에서 과도한 불안에 떨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흔히 지금 많이 얘기하고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은 피하면서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것이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이는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감염의학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 사태 추이와 대응계획에 대해 "감염내과 혹은 호흡기 내과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아무리 빨리 종식되더라도 이 상황이 두 달 가까이는 걸릴 거라 생각한다. 향후 1주가 가장 분수령이 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민들이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증상이 생기면 선별진료소 통해서 빠른 진료를 하시고 병원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 사태를 빨리 종식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고 밝혔다. 침착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경제침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메르스 때의 경험이나 전문가들의 진단 모두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몇 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전에 대비하고 지나친 두려움은 피해야 한다. 지금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도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정치에 이용하는 세력이나 사회갈등을 부추기는 세력은 엄단해야 한다.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안전을 찾아가는 조치들이 나와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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