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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전체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지역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고 하루 벌어 살아가는 서민들은 이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골목상권은 이미 깊은 시름에 빠졌고 여행·숙박 등 사업자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이야기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동선이 무색할 만큼 울산 전역에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지역 곳곳에서는 단결된 모습으로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먼저 의료진들의 희생정신이다. 현장에 투입된 의료진들은 밤 낮 구분 없이 쪽잠을 자면서 대규모 감염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다양한 계층·분야에서는 이들의 노고를 잠시나마 덜어 주기 위한 '보이지 않는 온정'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시간호사협회는 지역의 '코로나19' 방역이 뚫리면서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울산 내 간호사는 총 4,500여 명. 특정 종교를 통해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감염 검사 대상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간호사 인력은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간호사협회에서는 매일 같이 간호 인력을 모으는데 고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 병원을 통해 실시간으로 부족한 의료진 현황을 보고 받고 있지만,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은 한정돼 있어 해결할 방안 마련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협회에서는 손쓸 새도 없이 커져버린 사태에 의료진들의 초과근무는 일상이 됐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이 협회 고나계자는 "규정상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15시간을 일하는 의료진들이 허다하다"면서 "집에 가지도 못하고, 근무지에서 잠깐 주어진 휴식시간에 잠을 나눠서 자고 있다"고 호소했다. 당초 근무지에서 벗어나 타 병원에 파견 지원을 가도 애로사항은 있다. 기존에 형성된 팀 속에서 투입돼 새로운 업무체계에 적응해야 하니 그 또한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지역 사회에서 벌어지는 또다른 희망의 불씨는 자발적으로 지원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다. 의료진들의 인력난 소식에 북구의사회에서는 관내 선별진료소 자원 봉사를 자청해 귀감이 되고 있다. 북구의사회 소속 의사 13명은 지난달 29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2명씩 근무할 예정이다. 이들은 개인 의원 진료를 마치고 주말에는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진료 인력을 지원한다. 이들은 의심환자 진료와 검체채취 등을 하게 된다. 북구의사회는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지속적으로 의료진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구 '우정병원' 또한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고자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의료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 또 지난달 26일 북구에 거주하고 있는 한 남성은 익명으로 북구 선별진료소 현장을 방문해 방역하고 있던 직원에게 KF94 마스크 100개를 전하기도 했다. 울산시약사회와 북구한의사회에서도 현장 근무자의 건강을 위해 간장보호제와 200만 원 상당의 쌍화탕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다른 희망 메시지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나누기 위해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이 경기부진 등의 요인과 맞물려 울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그간 계속 올랐던 지역 주요 유통상가와 전통시장 내 점포 임대료를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임대-임차인간 자발적으로 낮추거나 장기간 동결하는 상생 움직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구 젊음의 거리 내 한 커피숍은 최근 어려운 경기상황 등을 감안해 내년 말까지 보증금과 월세를 각각 2,000만 원과 월 100만 원씩 내려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커피숍은 당초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600만 원에 임대 계약했었다. 또 울주군 덕하시장 내 신축 건물주는 2·3층 임대 후 곧바로 닥친 코로나19 영향으로 식당손님이 크게 줄자 임차상인의 어려움을 감안해 3개월간 월세 350만 원 중 100만 원씩만 받기로 계약내용을 변경했으며, 향후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이 건물주는 동구 방어진 식육식당 건물도 어려운 지역 경기 등을 감안해 임대료를 대폭 낮춘 바 있다. 이밖에도 장기간 임대료를 동결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울산 동구지역 전통시장 점포주들이 임대료를 인하해 주는 '착한임대료'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남목전통시장의 경우 '소루비제화'가 최근 건물주로부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임대료를 20% 줄여주겠다는 통보를 받은데 이어 '명성반찬'이 90만 원이던 월 임대료를 60만 원으로 인하 받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같은 희망 메시지와 함께 이번 사태를 극복을 위해서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이 필요하다. 대책의 파급 효과는 시민이 어느 정도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울산 시민들은 위기의 상황에서 힘을 모아 극복해온 저력이 있다. 청결과 위생관리는 기본이다. 자발적인 참여로 다함께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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