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황에 빠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한민국 경제 버팀목인 울산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조선업 불황 등 겹치기 악재 속에서도 버텨냈던 월간 수출 50억 달러선이 코로나19 충격파에 무너졌다.

울산세관이 18일 발표한 '올해 2월 울산지역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5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50억1,600만 달러) 대비 1.3%  줄어들며 50억 달러 아래 주저앉았다.
반면, 지난달 수입은 최대 품목인 원유와 화학제품이 감소했음에도 정광, 연료유 등이 늘어나면서 총 45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44억6,000만 달러) 대비 2.9%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수출은 줄고, 반대로 수입이 늘어난 지난달 무역수지는 흑자 폭이 대폭 줄어든 3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달 역시 불황형 흑자를 기록한 셈인데, 이런 기조는 2014년 10월 이후 6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울산 수출은 4대 주력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자동차와 정유, 석유화학이 줄줄이 추락했다.
울산의 최대 수출 품목인 정유와 석유화학은 주요 산유국 들의 원유 증산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축소에다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정유는 14억9,200만 달러, 석유화학은 11억3,500만 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정유는 1.8%, 석유화학제품은 7.3% 각각 감소 실적이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달 배럴당 54.23달러로 전년 동월 64.59달러에 비해 1년 사이 16달러나 하락했다.

지난해 울산 수출의 보루 역할을 해왔던 자동차도 코로나19 충격파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자동차는 미국발 SUV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부품 공급 중단에 따른 휴업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부 생산라인 조업중단 등으로 수출액은 9억5,3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월(10억2,300만 달러) 대비 6.9% 감소한 실적이다. 주요 국가별 자동차 수출 현황을 보면, 미국은 4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7.0% 늘었으나 캐나다는 9,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3.2% 감소한 것을 비롯해 베트남(4,800만 달러) 7.6%, 호주(4,300만 달러) 31.5% 각각 줄었다.

주력품목 중 유일하게 수출이 늘어난 선박은 2018년 수주한 대형 컨테이너운반선과 탱커선을 인도하며 4억6,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4억 달러)대비 13.2% 증가했다.
지난달 울산지역 수입은 모처럼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최대 품목인 원유의 수입물량이 줄었고, 화학제품도 비교적 감소 폭이 컸으나 비철금속 원료인 정광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원유의 경우 정제유의 글로벌 수요 감소로 생산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전년 동월 대비 5.3% 줄어든 27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달 원유 수입량은 559만9,000톤으로 전년 동월 618만1,000톤에 비해 9.4% 줄었다.
화학제품 수입도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 감소한 3억4,5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반면, 구리와 아연 등 비철금속 원료인 정광 수입량은 26만2,000톤으로 전년 동월 24만4,000톤보다 1.7% 늘어나면서 수입액은 4억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울산 수출업계에선 "지난달 수출은 줄기는 했지만, 기존 계약물량을 정상 소화하면서 생산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세계 100개국에 넘는 국가가 이동을 통제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3월부터는 수출입 모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