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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대기공해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복합적이고 미세한 유해물질은 언제나 시민들에게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을 국립환경연구원이 규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울산지역 공단에서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미세먼지와 오존 생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는 연구 조사 활동이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추진된다. 국립환경연구원이 최근 '울산지역의 자연적, 인위적 발생 VOC의 2차 생성 잠재력'을 주제로 용역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울산지역의 경우 석유정제산업 및 조선, 자동차 산업이 위치해 상당량의 VOC가 인위적으로 배출되며, 자연적으로 배출되는 VOC의 발생량도 상당해 울산지역 미세먼지 중 2차 유기에어로졸(SOA) 생성에 기여하는 인위적·자연적 발생 VOC의 배출량과 발생원 및 미세먼지·오존 생성 잠재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용역은 특히 울산지역 VOC의 2차 생성량을 파악하고 과학적으로 추정함으로써 국가 및 지역 미세먼지 저감정책에 활용하기 위해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이번 용역에서는 울산지역 VOC의 배출량과 독성을 고려한 VOC의 시·공간 분포 확인 작업을 비롯해 측정자료를 활용한 VOC의 2차 유기에어로졸 및 오존생성 잠재력을 추정하고, 울산지역 하절기 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 및 특성을 파악하게 된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여름철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편인데, 울산의 경우 동풍이 부는 등의 기상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면서 "울산만의 특성이 미세먼지 발생에 어떤 영향과 결과로 나타나는지를 분석하고,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대안 마련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말했다.

국립환경연구원의 이번 조사는 시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이다. 문제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울산공단 내 무수히 배출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단속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울산의 대기공해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떨칠 수 없다. 무엇보다 당국이 지속적으로 대기 공해 관리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기 공해 상황이 불안정한 것은 문제다. 특히 울산의 경우 공단지역 주변은 늘 매캐한 냄새가 진동한다. 남구 매암동과 여천동, 용연동은 물론 온산공단 주변도 대기 공해는 여전하다. 울산과 온산공단의 대기 중에 발암물질이 상당량 포함돼 있다. 흐린 날의 경우 공단지역 하늘은 온통 매연으로 가득한 것이 울산의 현실이다. 초미세먼지는 더욱 높은 수치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지난 2019년 발표된 연구자료를 보면 울산의 경우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미세먼지에 함유된 독성물질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특히 대기 중에서 미세먼지로 바뀌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배출량은 울산이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지역 내 미세먼지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최성득 교수팀은 울산시 울주군 UNIST 캠퍼스에서 채취한 대기 시료로 울산지역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농도와 비율을 분석했다. PAHs는 유기물의 불완전 연소 시 나오는 독성물질로 미세먼지에 함유돼 있다. 분석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은 여름철에도 울산지역 PAHs 농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아직 질량을 기준으로 한 미세먼지 총 농도 분석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농도가 높아도 비교적 깨끗한 모래 성분 위주일 수 있고, 반대로 낮은 농도에서 오히려 유독물질이 더 많을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드러났지만 울산의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보다 정확한 기초조사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울산의 대기오염물질은 공장에서 나오는 불완전 연소 물질이나 자동차·선박 등 내연기관 매연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질소산화물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울산 대기오염 주범은 자동차도 있지만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도 결정적이다. 

이산화황의 다량 검출은 시민들의 호흡기에 치명적이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지만 대기 공해문제는 여전히 취약하다. 그만큼 개선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관리가 최선책이다. 현장 중심의 지속적인 대기공해 관리가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는 기대가 크다. 어떤 공장에서 어떤 유형의 유해물질을 쏟아내는지를 제대로 밝힐 근거를 찾아야 한다. 

이를 토대로 울산의 하늘에 원인불명의 인체 유해 물질이 떠돌아다니는 일을 확실하게 잡아내는 작업을 병행해야 할 시점이다. 울산시는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를 바탕으로 어떻게 울산의 대기질을 관리할 것인지를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철저한 준비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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