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온 나라가 비상인 상황에서 현대차 본관 정문 앞에서는 어제 방역 지침을 무시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현대차 비정규직 울산 아산 전주 3지회가 주최한 이번 집회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300명이 넘는 인원이 운집했다. 이 집회에서는 참가자들이 도로까지 침범해 집회를 벌이며 지나는 시민들의 불편과 교통 혼잡을 초래했다. 방역당국이 그토록 강조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집회는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서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마치 코로나 이전에 볼 수 있었던 밀집 집회 광경을 연출해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집회 인원 중 몇몇은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고, 집회 단상에 오른 사람들도 마스크를 내린 채 침방울을 튀겨가며 투쟁사를 이어가며 마이크를 돌려쓰는 등 코로나에 대한 긴장감은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것도 모자라 단체로 현대차 본관 정문 출입을 시도하며 현대차 보안요원들과 마찰을 빚어 코로나 확산 위험을 더욱 키우기도 했다. 비정규직노조는 이날 초근접으로 몸을 밀착해 보안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지속적으로 공장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원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현대차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여나 코로나19가 2차 유행으로 번질까 울산시민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우리 속담에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어라"고 했다. 아무리 할 얘기가 있어도 적절한 때와 장소, 사회적 분위기, 적절한 수단과 방법 등을 취사선택하지 못하면 되레 '민폐 집단'이라는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도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비상 시국에 방역 지침을 무시한 비정규직노조의 이번 집회는 시민들의 눈에는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이기적인 행태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집회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한결같이 우려하는 것은 코로나19의 확산이다. 차제에 이같은 집회는 국민 전체의 방역과 함께 모색되어야 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