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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남 시인님 하면 먼저 호인 남촌(南村)이 떠오르고 내 고향인 남쪽 제주도 친근감 많은 바로 위에 형님이 떠오릅니다. 2007년경에 처음 뵈었으니 벌써 십여 년 세월이 흘렀네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늘 처음처럼 초심으로 사람을 대해 주고 모든 행사에 신입처럼 몸으로 행동하시는 분이지요. 이번에 소개할 동시책은 도서출판 소야 에서 출간한 김춘남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아직도 피노키오'입니다. 먼저 표제 시를 읽어봅니다.

"아주 오래 전에 돌아가셨다./제페토 할아버지는//사촌 키노피오는/키가 컸지만//피노키오는/변한 게 없다.//거짓말은/성형수술이 안 되는지/아직도 코가 길다."  - '아직도 피노키오' 전문

2001년에 계단의 꿈으로 매일 신문 신춘 동시 부문을 수상하고 2004년 부산일보 시 부분으로 등단하고도 시보다 아동문학에 뜻을 둔 언제나 즐거운 문학인입니다. 동화 속 네버랜드에서 꿈과 공상 속을 자유롭게 누비는 영원한 피터팬처럼 시인의 동시는 첫 동시집 "앗, 앗, 앗"에서도 그렇듯 명징하고 재치 있게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습니다.

"오줌 누고/바지를 올리려다가/친구한테 자랑한다.// "내 팬티, 공룡 팬티다!" - '다섯 살' 전문

"'직유법을 쓸까'/'은유법을 쓸까'//벌레 먹은 듯,/잎사귀마다/쓰고 지우고/다시 쓴 흔적//마침내/완성한/가을 동시//홍시/홍시"
 - '감나무가 쓴 동시' 전문

이시향 아동문학가
이시향 아동문학가

참! 재미있는 동시가 많은 이 동시집으로 제18회 최계락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모르는 것이 없는 호기심 박사님이시지요. "꽃씨는 땅에 심고 동시는 마음에 심는데, 따로따로 자라지만 좋은 향기를 내는 건 같다며 꽃씨와 동시는 닮았습니다." 시인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수상소감에서 이반 일리치 말을 인용하여, 인류를 구원할 세 가지를 "시, 도서관, 자전거"라고 말했는데, 자전거 타고 도서관 가서 인류를 구원할 동시를 읽고 싶게 하는 김춘남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아직도 피노키오'를 피서용 책으로 강력히 추천합니다. 참, 아동문학 하는 내 꿈이기도 한, 이 계절에 심은 동시 나무에 선정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이 지면을 통해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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