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댐 수위조절로 반구대암각화 침수 못 막는다
사연댐 수위조절로 반구대암각화 침수 못 막는다
  • 최성환 기자
  • 2020.07.3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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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이상 집중호우때 수문 열면
태화강 유입 수량 홍수한계점 넘어
중·남구 시가지 일대 물바다 불가피
방류량 줄이면 수위 높아져 또 잠겨
기껏 침수기간 단축 영구대책 안돼
물에 잠긴 반구대 암각화. 울산신문 자료사진

 

울산시민의 해묵은 숙원이자 지역 최대 현안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의 모범 답안으로 꼽히는 '수문 설치를 통한 사연댐 수위조절안'이 항구적인 암각화 보존대책이 못 된다는 지적이다.

울산시가 울산권 맑은 물 공급과 맞물린 낙동강 통합물관리 사업을 한국판 뉴딜에 올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면서 사실상 확정적인 이 방안으로도 암각화 침수를 막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드러난 만큼 앞으로 적지 않은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30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수리분야 전문가 등에 따르면,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하더라도 태풍 등에 동반한 집중호우 땐 암각화의 완전한 침수 방지는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연댐은 생활용수 전용댐이지만, 일정 부분 홍수조절 기능을 갖고 있다. 때문에 수문을 달아 수위를 낮추는 방법으로 암각화의 침수를 온전히 차단하려면 하류 시가지의 홍수 피해는 감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등의 진단이다.

결국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도 집중호우 땐 시가지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방류량을 낮출 수밖에 없고, 이를 경우 암각화 침수는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적은 량의 비에도 유량이 급격히 불어나는 대곡천의 특성도 고려해애 하고, 태화강 중류에 위치한 사연댐의 홍수조절 기능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대곡천 상류에서 사연댐으로 흘러드는 물의 양은 평상시 초당 4~5t 정도이기 때문에 초당 최대 5t까지 방류할 수 있는 취수탑 가동만으로도 댐의 수위 관리는 충분하다.

하지만, 집중호우 땐 상황이 달라진다. 가령 시간당 30㎜ 정도의 폭우가 쏟아질 경우 인보천과 방곡천에서 사연댐으로 유입되는 물은 초당 200t을 훌쩍 넘는다.

최대 방류량이 초당 5t인 취수탑의 양수기를 총동원한다 해도 불어나는 댐 수위를 낮추기는 불가능하고, 결국 수위 53m부터 암각화 하단부 침수가 시작돼 57m가 되면 완전히 물속에 잠긴다.

수문을 설치하는 사연댐 수위 조절안이 나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취수탑 가동으로 수위 관리가 불가능한 집중호우 땐 수문을 열어 댐의 물을 방류하면 암각화 침수를 막을 수 있다는 아주 간단한 논리다.

그러나 이 방안은 사연댐에서 방류하는 물을 태화강이 받아낼 수 있는 한계점인 200㎜ 이하 집중호우 때만 유효하다.

만약 이 한계점 이상의 폭우가 내린 상황에서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수문을 완전히 열어 초당 300t 이상의 물을 하류로 방류할 경우 중·남구 시가지는 물바다로 변한다. 사연댐에서 초당 300t의 물을 방류할 정도면 태화강 수위는 이미 홍수경계점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울산에 최대 216㎜의 집중호우를 뿌려 암각화를 완전 침수시킨 지난 24일만 해도 사연댐에 유입된 물은 초당 최대 268.24t에 달했다.

또 300년 빈도의 기록적 강우량을 기록한 지난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 때는 사연댐 유입량이 초당 최대 560.18t에 이르렀고, 지난해 10월 2일 태풍 '미탁' 때는 초당 무려 879.30t의 물이 댐으로 밀려들었다.    

만약 울산권 맑은 물 공급 사업을 통해 사연댐에 수문이 설치된 뒤 이런 상황이 되풀이 될 경우 암각화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초당 방류량을 500t에서 최대 800t까지 늘려야 하는데, 이를 경우 하류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시가지의 막대한 홍수 피해를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의도적으로 방류를 감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수문을 통해 방류량을 홍수 위험선 이하로 낮춰야 하는데, 그럴 경우 결국 암각화 침수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예상되면 사전에 댐의 물을 빼내면 많은 비가 와도 암각화가 침수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생활용수 확보를 고려해야 하고, 정확한 강우량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적지 않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댐을 운영·관리하는 기관에 이를 강요하기도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사연댐 수문 설치는 반구대 암각화의 근원적인 보존책이 되지 못하고, 매년 되풀이되는 침수 상황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기능과 효과만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리전문가들은 "평상시 사연댐 수위를 53m 이하로 관리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한 해 평균 4~6개월 정도 암각화가 침수된다"며 "앞으로 여수로에 달던, 터널 굴착식이던 수문을 설치할 경우 300㎜ 이상 집중호우가 내릴 땐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는 암각화 침수를 각오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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