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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문예회관 개관 25주년 기념 전시로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색의 거장 크루즈 디에즈 전' 전시장 전경.
울산문예회관 개관 25주년 기념 전시로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색의 거장 크루즈 디에즈 전' 전시장 전경.

"색이란 무엇인가?"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Carlos Cruz-Diez·1923~2019)의 작품세계는 이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형태나 상징적 구조에서 벗어나 실제 빛의 현상 안에서 색을 발견한 그는 20세기 색채 분야의 중요한 사상가이자 현대미술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지난 1일 막을 올렸다. 뉴욕의 모마, 런던의 테이트 모던, 파리의 퐁피두센터 등 전 세계 유명 전시장을 거쳐 그의 작품을 울산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

 색을 활용해 지루할 틈 없이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들 덕분에 개막과 동시에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반응이 좋은 장소는 '색 가득 공간'(Chromosaturation)이다. 빨강, 파랑, 초록이라는 빛의 3원색으로 가득한 이 공간에서 관람객은 완전한 단색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색 가득 공간'(Chromosaturation)
'색 가득 공간'(Chromosaturation)

 인간의 눈은 빛의 파장에 따른 넓은 색 영역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고, 원색을 바라보면 강한 빛으로부터 망막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흰색을 찾게 되는데 이 작품은 이 같은 원리를 활용했다.

 과학적 방법으로 예술에 접근하는 '크루즈-디에즈'의 방식은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개개인이 각기 다른 관점에서 작품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특징은 '색 간섭 환경'(Environnement Chromointerferent)에서 도드라진다.

 1974년 처음 제작된 이 작품은 프로젝터에서 상영되는 일정한 간격의 세로 빛들로 가득 채운 공간을 만든 후, 다양한 색의 세로 선들이 교차하며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때 빛의 방향에 대한 착시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격자무늬 패턴이 두 개 이상 겹쳐질 때 나타나는 착시현상인 '모아레'(Moire) 원리에 기반한 것이다.

 관람객들은 '색 간섭 환경'속에서 패턴의 방향에 따라 몸을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감각적 색채로 꽉 채운 전시장 곳곳은 관람객들의 '인증샷명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의 25주년 기념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기획 당시만 해도 작가를 울산에 직접 초청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크루즈-디에즈'는 지난해 작고했다.

 이제 더 이상 그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지만 시간과 공간을 넘어 진화하는 색채를 선보이는 그의 작품세계를 이번 전시에서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전시는 8월 30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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