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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대로 9호 태풍 마이삭의 위세가 거칠어지고 있다. 마이삭은 오늘 아침 오키나와 남쪽 약 150㎞ 부근 해상까지 올라와 북진 중이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50hPa, 최대풍속은 초속 47m의 A급 태풍으로 성장했다. 이 태풍은 한반도에 상륙할 무렵에는 최대풍속이 최대 49m에 이를 수 있다는 예보가 나와 있다.
당장 오늘 오후부터 한반도는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 바람의 세기가 초속 40m가 넘으면 사람은 물론 큰 바위도 날려버리고 달리는 차를 뒤집을 수 있다. 현재 이동 경로대로라면 마이삭은 내일 새벽 서귀포를 통과해 3일 새벽 부산을 통과해 울산을 관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울산시가 급해졌다. 울산시는 북상 중인 태풍 '마이삭'에 대비하기 위해 긴급 안전점검을 하고 예찰도 강화한다. 무엇보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의 악몽이 재현되어서는 안된다는 각오로 전 행정력이 태풍 대비에 나선 상황이다.

과거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을 살펴보면 유난히 9월 이후의  태풍 피해가 컸다. 지난 2002년 8월 30일 발생한 태풍 루사는 246명의 인명 피해와 5조1,479억 원의 막대한 재산 피해를 냈다. 재산 피해로는 역대 태풍 중 1위다. 지난 2003년 9월 중순 발생한 태풍 매미 역시 인명 피해 131명, 재산 피해 4조2,22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울산지역은 유난히 긴 장마에다 잦은 태풍으로 지반 약화 등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잦은 비로 지반이나 구조물이 약해진 상황에서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이 더해지면 산사태나 축대 붕괴 등으로 이어져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울산의 경우 태풍에 대한 아픈 기억이 많다. 경로가 변경된다면 다행이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울산의 피해가 우려스럽다. 당장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태풍이 울산을 관통하면 2016년 9월 차바와 지난해 미탁 등 대형 태풍 내습에 이어 또다시 태풍의 직접적인 위험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번 태풍의 경우 매우 강한 비와 순간 최고 풍속이 초속 47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의 방향에 따라 우리나라에 폭우나 강풍, 풍랑에 따른 막심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울산의 경우 지난 2016년 차바 당시도 시기가 지금과 비슷했다. 그 당시 울산은 처참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울산의 기상상황이 예전과 달라지고 있고 대비책도 다양하게 제시됐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의 기후변화는 이 같은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미 한번 큰 피해를 겪은 상황에서 다시 태풍이 올라온다니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철저한 대비가 시급하다.

최근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여름의 경우 사상 최고의 폭염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울산지역의 여름 기후는 이상기후의 전형이었다. 20년 만의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가 하면 연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열대야 일수도 크게 늘어났다. 기후 변화는 해마다 체감지수가 민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의 문제가 됐다. 이는 해마다 기온이 오르고 있고, 그에 따른 국지성 호우, 폭설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태풍이 올라오면 태화강국가정원이 걱정이다. 태화강이 물에 잠긴 기록을 보면, 1991년 8월23일 태풍 '그라디스'(강우량 417.8㎜), 2005년 9월 6일 태풍 '나비'(327㎜),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266㎜)를 비롯해 태풍이 아닌 집중 호우 때도 서너 차례에 걸쳐 범람 위기를 맞으며 태화강 둔치는 물에 잠겨야 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이 북상했을 때 태화강은 삽시간에 물에 잠겼다.
태풍 내습이 우려되는 것은 태화강국가정원이나 차바 피해지역 때문만이 아니다. 울산지역의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대책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각종 재난·재해나 물관리 문제 등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태풍이 오면 가슴을 졸이고 비켜 가기를 기다리는 수준의 대책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울산지역의 경우 산업화 이후 무분별한 난개발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울산시의 관리대상으로 지정된 급경사지만 260곳이 넘는다. 재난과 관련한 대응시스템이나 경고방송, 주민대피 등은 미리미리 점검해야 한다. 재해나 재난사고는 미리미리 대비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태풍이 올라오면 많은 시민들은 태화강 범람을 우려한다. 실제로 지난해 타파가 북상했을 때 강우량이 차바를 뛰어넘는 수준이었지만 다행히 홍수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 이는 산발적인 강우와 만조시간 차이 등에 의한 천우신조였다. 이번에도 태화강 범람이 벌어지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상류댐의 저수량을 기술적으로 방류하고 월류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당장 모든 방법을 동원해 태풍 피해 최소화에 나서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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