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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직원과 가족 등 현대중공업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울산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으려는 2,000여명에 가까운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현대중공업 직원과 가족 등 현대중공업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울산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으려는 2,000여명에 가까운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유은경기자 2006sajin@

울산의 최대 단위사업장인 현대중공업에서 시작된 울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통제 불능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45세 남성 115번 확진자로부터 시작된 감염이 회사 동료와 가족 등으로 급속히 번지면서 9일 하루 동안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로써 현대중공업 발(發)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8명으로 늘었다.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대기업 사업장의 강력한 방역 조치와 이동 최소화를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문제는 이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현대중공업과 사내협력업체 직원이 2,000명에 달해 결과가 나오는 10일부터 확진자가 쏟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보건당국은 울산의 기업에서 발생한 첫 집단 감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무더기 확진자가 나올 경우에 대비해 병상 확보 대책을 세우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울산시는 이날 중구 거주 38세 남성과 북구에 사는 54세 여성, 동구 거주 61세 여성, 북구에 사는 56세 남성 등 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울산 124번째 확인자인 38세 남성은 현대중 직원 중 첫 확진자인 115번의 직장 동료로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125번인 54세 여성은 115번으로부터 감염된 또 다른 직장 동료인 121번 확진자의 부인이다. 또 127번 56세 남성도 115번 확진자의 직장 동료다.
 
하지만 126번 확진자인 61세 여성은 현대중공업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침 증상으로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이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 관련 확진자는 전날까지 첫 확진자 115번을 시작으로 직원 4명, 직원 아들 1명 등 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이날 확진자 3명이 추가되면서 직원 6명, 직원 가족 2명 등 모두 8명으로 늘었다.
 
현대중공업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회사와 동·북구 등 지역사회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중공업은 추가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자 우선 확진자 6명이 근무한 7층 건물 전체를 폐쇄했다.
 
이 건물은 팀별 사무실과 식당, 샤워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전체 근무 직원은 2,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건물 샤워장은 외국인 선주, 외주업체 직원 등도 사용하는 소규모 시설인데, 사내 첫 확진자인 115번은 거의 매일 이 샤워장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이들 직원 전체에 대해 자택에 대기토록 하고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앞서 회사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같은 건물 3층에 근무하는 직원 300여 명만 집에 대기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으나 이날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에 따라 이날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선 직원 1,100명이, 울산대병원 선별진료소는 700명이 진단검사를 받으며, 종일 장사진을 이뤘다. 보건당국은 회사 안에도 별로의 선별진료소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대규모 검사에 따른 확진자 추가 발생 가능성이 커지자 전 직원에 대해 부서 간 이동을 금지하고 회의도 열지 말라고 긴급 지시했다.
 
사태가 악화될 것에 대비해 사전에 재택근무 대상자로 선정된 이들에 대해서는 집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인해 앞으로 생산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사업장이 포진한 울산 산업 현장으로까지 코로나19가 번지면서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며 "최대 수 만 명의 노동자가 함께 일하는 대단위 사업장 집단감염 확산을 차단하지 못하면 공장 폐쇄와 조업 중단 등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소규모 협력업체와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시민 모두의 고통으로도 연결된다"고 우려했다.
 
송 시장은 이어 "이는 지역 경제는 물론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되는 만큼 울산시는 현 상황을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인식하고 산업현장 내 확산 차단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현대중공업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 "지역 대기업을 비롯한 산업현장은 상황의 위중함을 고려해 보다 강도 높은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시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송 시장은 "각 기업은 전 직원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 의무화, 출장 금지, 시차출근제 실시, 재택근무, 화상회의, 전화 보고, 등의 비대면 업무 추진 등 철저한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며 "울산은 이번 현대중공업 집단감염에 앞서 지난달 석유화학 관련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도 강력한 방역수칙 준수 등의 초기 대처로 추가 확산을 막은 바 있다"고 전했다.
 
송 시장은 마지막으로 "과거 경험을 살려 이번 고비도 무사히 잘 넘길 수 있도록 지역 내 산업현장 관계자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9월 한 달간은 전 시민이 지역간 이동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995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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