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필자는 단연 '나훈아'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달 30일 KBS 2TV가 방송한 프로그램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시청률 29.0%를 기록하며 추석 연휴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올해 나이 74세라곤 믿기지 않는 무대매너와 체력, 흔들림 없는 노래 실력으로 나훈아는 2시간 반 동안 무대를 장악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사로잡았다.
공연에선 '고향역' '무시로' '청춘을 돌려다오' 등 나훈아의 대표 히트곡이 이어졌고, 최근 발표한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명자!' '테스형!' 등 신곡 무대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특히 '테스형!'은 소크라테스에게 질문하는 철학적인 가사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더해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층에게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한다.
나훈아는 15년 만의 TV 출연에 무보수 공연을 결정했고, 데뷔 후 처음으로 언택트 공연을 진행하는 새로운 시도도 마다하지 않았다.
여느 명절과 달리 '집콕'해야 만했던 연휴 속에서 나훈아의 공연은 특별한 추석선물이 되기에 충분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분위기를 잠시나마 전환하고, 공연 하나로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것. 그게 '음악의 힘'이자 '문화의 힘'이 아닐까.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콘서트를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있으면 정말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는 말을 남기며 공연을 마무리한 나훈아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추석 연휴 이 공연을 안 봤으면 정말 두고두고 후회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