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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장구 시험장에서 발단이 된 3차 감염 확산으로 위기 상황에 빠졌다. 그동안 비교적 코로나19에 잘 대처해 왔던 울산시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다. 며칠째 관련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까지 장구 시험장 관련 확진자는 모두 16명이다. 어제 추가 확진자 7명은 중구 거주 중학생 1명(울산 186번), 중구와 남구 거주 50대 부부 등 5명(187∼191번), 중구 거주 남자 초등학생 1명(192번)이다. 중학생은 앞서 이달 20일 장구 시험장에서 공연하다가 감염된 초등학생(181번)의 둘째 오빠, 남자 초등학생은 같은 학교 친구다. 보건당국은 전날 해당 초등학교 전교생과 교직원 등 460여 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이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181번 초등학생의 큰 오빠도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고등학교 전교생 등 520여 명을 상대로 현재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중학생인 작은 오빠도 이번에 추가 확진되면서 해당 중학교 전교생과 교직원 등 390명가량이 검사받고 있다.
 
문제는 당장 다가온 대입 수능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 방역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교육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등교중지와 원격수업 대체로 방역 저지선을 확보하고 나섰다. 앞서 언급한 장구관련 감염자인 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 A양과 함께 울산의 학교 방역 체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울산시교육청은 A양이 다니는 초등학교와 A양의 가족인 오빠 2명이 다니는 중·고등학교 3곳과 A양이 다닌 학원생들이 등하교하는 초등학교 4곳에 대해 등교 중지 조치하고 원격 수업으로 대체했다. 이번 학생감염자로 인해 학생과 교직원 등 446명이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해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울산시교육청은 이날 현재까지 수험생이 코로나19 확진된 사례가 없어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최근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세에 혹시나 확진자가 더 발생할지 우려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수험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1주일 동안 울산 전지역 고등학생이 원격수업에 들어간다. 
 
올해 울산지역 수험생은 1만71명이다. 수능 시험을 앞두고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의 기폭제가 되지 않도록 사전 사후 방역 등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이와함께 울산시교육청은 시험장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수능 시험장으로 지정된 27개 학교에 대해 오는 30일까지 비말 감염 방지용 반투명 아크릴 칸막이를 설치한다. 12월 1일과 4일은 소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울산시교육청은 비염이나 천식으로 마스크를 장시간 쓰기 어려운 수험생을 위해 수능 당일 별도 시험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능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일반 시험실 437곳 이외에 수능 당일 유증상 수험생,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 시험실도 83곳을 마련한다. 수능 전날까지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한 학생의 경우 울산공고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른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울산대병원과 동천동강병원에서 시험을 보면 된다. 수능 전날 오후 6시 이후 접촉자로 분류될 경우에는 미리 배정받은 시험 고사장으로 가서 그 학교에 마련된 별도의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당장 이번 주말을 중대한 고비로 보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울산시는 앞선 광화문 집회 발, '고스톱' 모임 발 확산과 이번 장구 시험장 발 확산양상이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번에는 학생 확진자가 나온 것에 긴장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시기에 고등학생 확진자까지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자가격리 대상 학생을 위한 고사장을 울산공고에, 확진자를 대비한 병실 고사장을 울산대병원에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시민들 스스로의 감염원 차단이다. 이번 3차 대확산 사태는 지난 봄 신천지 발 사태나 광화문 집회 때의 대유행과는 달리 감염원을 특정할 수 없는 '생활 속 집단감염' 양상이라는 점이 주목할 사안이다. 방역당국은 지금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12월 초까지 하루 확진자가 400∼600명씩 나올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어제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 확진자 발생 추이를 언급하며 “지금과 같은 환자발생 규모는 이번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걱정이다. 문제는 지금  상황이 지난 봄 이상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다 원인을 모르는 감염까지 겹치는 상황이다. 이같은 조짐은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방역에 이완된 자세를 보일 경우 또다시 코로나19 창궐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의 안전은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기온이 떨어지고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이 시작됐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건강 관리와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생활자세가 중요하다. 어떤 감염원 차단 보다 스스로 생활방역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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