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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시가지. 울산신문 자료사진
한산한 시가지. 울산신문 자료사진

"수능 치고 친구들이랑 피시방 가고 싶었는데 못 갔어요"

고대하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험생들은 해방감을 만끽할 수 없게 됐다.

지난 5일 만난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김모(19)군은 3일 수능을 친 수험생이다.

그는 평소 공부에만 매진하면서 수능이 끝나면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하겠다는 기대감으로 버텼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코로나19로 모두 접어야만 했다.

김군은 "수능이 끝나면 친한 친구들 6명과 여행을 가기로 약속하고 경비를 모으고 있었으나, 코로나19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취소하게 됐다"면서 "시험을 끝내고 바로 피시방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하기에 아쉬운 대로 친구 집에 모여 배달음식을 시켜먹었다. 수능은 끝났는데 우울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능과 겹친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대목을 놓친 상인들도 울상이다.

예년이라면 학생들이 많이 찾는 피시방이나 동전노래방 등 오락 시설도 시험을 끝낸 수험생들로 만석을 이뤘어야 할 테지만, 올해는 이런 모습들이 코로나19로 자취를 감췄다.

수능 이후 맞이한 첫 주말인 이날 찾은 남구 삼산동의 한 동전노래방은 노래방 부스가 손님이 없어 대부분 열려있었다.

점주 김모씨는 "평소 토요일이라면 방이 차고도 남는데, 지금은 전체 20개 방 가운데 4개 방에만 손님이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밖으로 나오지 않고 몸을 사리는 것 같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학교에서도 가지 말라고 교육하니 더 손님이 없다"라면서 "수능뿐만 아니라 중간, 기말고사 등 시험이 끝나면 으레 학생들이 놀러 나와서 방이 가득 차는데 올해는 시험특수, 방학특수가 아예 없어 고충이 크다"고 토로했다.

피시방도 손님이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피시방 관계자는 "수능이 끝났지만 예상 밖으로 학생 손님이 없다. 이번 주는 확진자가 더 많이 나와서 심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찜닭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도 "지난해에는 수능이 끝났으니 해방감을 만끽하러 몰려오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시험 이후 풍경까지도 바꿔버리면서 수험생들과 상인들은 착잡하기만 하다.  김가람기자 kanye218@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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