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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폭발로 지난 이틀간 무려 100명이나 쏟아졌던 신규 확진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급기야 모 중학교에서는 집단감염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터졌다. 이같은 상황은 산발적인 감염이 지속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와 마스크 쓰기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됐다. 어제부터 울산시 내 주요 상가와 전통시장 등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상인들에게는 우울한 연말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감염도 걱정이지만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는 일명 '코로나 블루'라는 집단 우울증도 문제다. 

최근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코로나 블루'로 심리적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5명 이상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그동안 소규모로 이뤄진 우울증 유병률 관련 연구와 달리 대규모 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그동안 국내 우울증 유병률은 약 3%로 5%가 넘는 선진국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3년 기준 5.3%로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인 것이 확인됐다. 이는 2002년 2.8%보다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최근 수치가 반영되면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자살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4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분석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울산시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해소하고 보다 나은 일상생활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이른바 코로나 블루로 불리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고자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주관으로 다양한 '마음 치유' 사업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는 이야기다. 

센터는 올해 24시간 정신건강 위기 상담 전화(1577-0199) 운영(11월 말 기준 4,470건),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 운영(상담 1만984건, 정보제공 4만7,812건) 등을 펼치고 있다. 또 정신건강 자가관리를 위한 명상 애플리케이션 '마음의 달인' 운영(다운로드 3,894건), 정신건강의 날 기념 온라인 캠페인 '마음 방역 챌린지' 개최(572명 참여), 홈페이지 온라인 이벤트 진행, 정신장애인 일상생활 관리를 위한 마음 백신 키트 배포(310명) 등 사업을 했다. 재난 정신건강 심리지원 실무자를 위한 '누리보듬' 힐링 키트 배포(1회 250명), 마인드 마스트 명상 프로그램 교육(1회 70명), 역량 강화 교육(1회 38명) 등도 진행했다.

주요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센터는 구·군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 지난 2월 10일부터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운영 중이다. 

확진자와 확진자 가족, 격리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화·문자 안내, 심리방역 물품 제공 등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는 무료 애플리케이션 '마음의 달인'을 개발·보급, 코로나19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앱은 '2020년 지역사회 정신건강 우수사례'로 선정돼 다른 지자체에도 무료로 보급되는 실적을 거뒀다. 

장기화된 집단 면역 보건 체계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코로나 우울증을 유발하는 계기가 된다. 코로나19에 확진된 경우가 아니더라도 심리적으로 불안함과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사람들과의 충분한 대면과 대화의 시간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 등 정신건강 악화를 막기 위해 앞으로 확진이나 격리 시 3일 내에 찾아가는 심리 지원을 제공하는 등 심리 방역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정부차원의 대책도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는 기관은 국가트라우마센터나 지자체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이 있다. 그간 이 센터 등에 확진자나 격리자의 연락처를 제공하는 절차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아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확진자나 격리자가 발생하면 3일 내에 대상자의 연락처를 센터에 제공해 초기부터 심리 지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또한 고위험군 대상자는 심층 상담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용 절차가 간소화되고, 취약계층은 기준을 완화해 효율성을 높였다. 심리치료 지원이 확진자나 격리자에게 먼저 적용되겠지만 차츰 이를 확대해 상담이 필요한 일반인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이같은 시스템의 접근은 아직 멀기만 하다. 어떤 방법으로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고 극복해야 하는지 일반인들에게는 막막한 일이라는 게 현실이다. 보다 접근성이 좋은 방법으로 코로나 블루 치유의 길을 알려주는 방법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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