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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집단감염은 철저히 차단한다는 각오로 방역망을 촘촘히 만들어 온 울산이 사상 최악의 집단감염 사태로 치닫고 있다. 이번주들어 매일같이 터져 나오는 연쇄·집단감염으로 시민들의 불안감도 한층 높아가는 상황이다. 울산지역 코로나 3차 유행의 도화선이 된 장고 시험장을 시작으로 요양병원과 중학교를 거쳐 이번엔 기숙형 실업계고로 번졌다. 
 
지난 8일 0시를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리면서 오후 9시 이후 사실상 시민들의 발을 묶는 통금령을 내렸지만, 코로나19 전파력은 오히려 전보다 더 강해지는 모양새다. 집단감염 사태가 현실화되자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은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문제는 지금 상황에서 울산시나 교육청이 취할 수 있는 조치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감염우려가 있는 대상자에 대한 밀접파악과 격리 등은 기본이지만 감염을 우려하는 시민과 학부모, 학생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를 강조할 뿐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감염에 대응하는 의료시설이 한계에 왔다는 점이다. 당장 울산시는 부족한 음압병실과 역학조사관 확충을 비롯해 위험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감염 예방책 등에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는 형편이다. 
 
당국의 실효성 없는 대책이 쏟아지는 순간에도 울산에선 어제 오후 6시까지 무려 54명(울산 353번~406번)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6일과 7일에 이어 이날도 43명에 달하는 무더기 확진자가 양지요양병원에서 쏟아졌다. 요양병원 확진자 43명(울산 364번~406번) 중 환자가 38명이고, 나머지 5명은 간호사 1명과 간호조무사 3명, 요양보호사 1명이다. 보건당국은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중인 이 요양병원 환자와 의료인 등을 대상으로 2차 진단검사를 실시해 이들 추가 확진자를 확인했다. 
 
나머지 11명의 신규 확진자 중에선 중학생 1명을 비롯해 중학생 확진자 가족 또는 접촉자 4명, 양지요양병원 관련 확진자 접촉 감염자 4명, 지역 또는 외지 확진자 접촉 2명이다. 이들 확진자 중에는 중학생 확진자가 다닌 학원 교사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양지요양병원에선 1명이 사망했는데, 사망 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로써 양지요양병원 관련 확진자는 157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110명이 입원환자이고, 의료인 10명, 요양보호사 17명, 기타 3명, 확진자에 의한 n차 감염 17명 등이다. 또 중학교 관련 확진자는 3학년 11명과 1학년 4명을 합쳐 학생은 15명으로 늘었고, 이들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확진자는 5명까지 포함하면 누적 확진자는 20명이다. 특히 이날 나온 확진자 중 양지요양병원 환자인 363번은 검사를 받은 후 사망했는데 양성 판정이 나왔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에서 감염자가 나온 것도 악재다. 보건당국은 이들의 감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해당 학교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전수조사 중이다. 조사 대상은 기숙사생 292명과 통학생 40명, 교직원 82명 등 모두 414명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번 터진 집단감염을 방치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 수 있다. 무엇보다 학교나 요양병원 등에서 이어지는 집단감염은 위험지수를 높이고 있다. 이들 집단감염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동 동선이나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경우도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이들에 대한 원천적인 격리조치도 중요하지만 이들 환자의 이동동선을 빨리 파악하고 연관된 사람들을 찾아 자가격리 등의 선제적 조치를 하는 것이 급선무다.
 
문제는 이번 주말이다. 울산에서 터진 집단감염은 그동안 느슨해진 시민들의 방역 의식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실제로 울산의 경우 그동안 비교적 코로나19에 잘 대응해 왔다. 그만큼 이를 지켜내기 위한 울산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방역당국의 노력이 조화를 이뤄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는 의미가 없다. 장고대회 사태에 이어 터진 요양병원발 집단감염과 학교발 집단감염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자칫하면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 자칫하면 시민 전체가 피해를 입는 확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절대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감염원을 철저히 가려 방역에 최선을 다하되 일상적인 생활에는 불편함이 없는 맞춤식 방역 차단이 절실하다. 
 
이번 주말은 시민 모두가 스스로 자가격리수준의 방역지침을 따르고 멈춤을 실천하는 주말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전국적인 확산 추세에도 울산의 경우 대규모 지역감염이 발생하는 등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주말을 잘못 넘기면 앞으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산업체는 더욱 방역에 고삐를 죄야 한다. 실내 마스크 착용, 종교시설 소모임과 수도권 방문 자제 등의 수칙이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 실천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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