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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가뜩이나 불확실한 울산의 자역경제가 바닥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부 전망치에서 올해부터 다행히 거센 하락세를 멈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시장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해 경기회복을 이끌어낼 만큼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2021년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71'로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3분기에 역대 최저치인 '48'을 기록한 이후 4분기 '58'로 소폭 상승한 경기가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도는 수치로 경기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전망지수(BSI)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업체가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은 그 반대를 나타낸다. 

업계는 또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대한 질문에 71.3%가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중이거나 올해 안에 계획 수립이 불투명하다고 답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매출·영업이익·설비투자·자금조달 등 경영 부문이 지난 4분기 대비 평균 10포인트씩 상승해 하락세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의 전반적인 경제 흐름에 대한 질문에는 올해와 비슷(32.7%), 다소 악화(29.7%), 다소 호전(26.7%), 매우 악화(10.9%)로 답해 코로나로 인한 경기불안은 여전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기업의 상황 못지 않게 자영업이나 소상공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국신용데이터'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소상공인 점포의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0.44에 그쳤다. 매출이 56%나 떨어졌다는 의미로, 전년 대비 매출은 올해 들어 최저치다. 절대적인 수치만 낮은 것이 아니라, 낙폭(-0.23포인트)도 유례없이 가팔랐다. 코로나19가 1차 유행했던 지난해 2월말 3월 사이 최저치가 0.61이었고, 2차 유행기간인 8월말~9월 사이 가장 낮았던 매출이 0.74였던 것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거셌다. 

지난해 연말부터 소비심리는 더 얼어붙었다. 울산지역 대형소매점 판매 현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은행울산본부가 집계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비심리 지표인 백화점(-7.0%), 대형마트(-2.7%)의 매출은 지난달 들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나 급락했다. 전달 변동률이 -1.4%에 그쳤던 것을 놓고 볼 때 전년 대비한 하락폭이 한 달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문제는 서민들의 삶이다. 울산시민들의 생활고는 어느 정도인지는 부채비율에서 살펴볼 수 있다. 경기불황에 이른바 영끌·빚투 현상까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가계대출이 지난 연말 증가폭을 세 배까지 키우며 급증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10월 울산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울산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21조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732억원이나 급증했다. 전월 609억원 늘어났던 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새 가계대출 증가폭이 세 배까지 커졌다. 

울산지역 가계대출은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1조1,254억원으로 전월보다 739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8월부터 3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주택 매매 및 전세자금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기타대출도 993억원 늘어났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합한 급액이다. 이는 경기불황 등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가구가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10월 울산의 총수신 잔액은 45조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86억원 증가했다. 예금은행이 952억원 증가했고 비은행금융기관은 866억원 감소했다. 총 여신 잔액은 45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618억원 증가했다. 예금은행이 3,641억원, 비은행금융기관이 977억원씩 각각 증가했다. 

많은 이들은 울산의 장기침체 국면이 코로나19라는 돌발 사태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따로 있다. 

조선·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성장세 둔화와 석유화학의 급격한 몰락에다 코로나19가 덮친 셈이다. 코로나19도 있지만 실제로는 장치산업에 의존하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한발 늦어버렸다는 이야기다. 냉정한 평가자들은 무엇보다 울산의 침체는 자만과 무사안일, 미래를 볼 줄 모르는 나태에서 빚어진 결과라는 보다 혹독한 진단을 한다. 

그 좋은 예가 최악의 노사관계다.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은 최악의 상황까지 몰고가는 상황에서도 3년째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울산의 미래는 참담하다. 행정의 창조적 정책과 시민들의 새로운 의식, 산업현장의 혁신, 정부의 집중적인 미래투자가 담보돼야 울산의 미래가 되살아 날 수 있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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